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프로 바둑 기사가 되기위해 지난해 9월 한국에 온 프랑스 국적 인도 오로빌리안 이사 씨.
 프로 바둑 기사가 되기위해 지난해 9월 한국에 온 프랑스 국적 인도 오로빌리안 이사 씨.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바둑의 고수가 되고 싶어서 한국 기원 국가대표 코치에게 배웠어요. 이제 떠나게 되니 조금 아쉽네요."

인도 남부 타밀나드주 폰디세리 주변 영성공동체 '오로빌'(Auro Ville)에서 프로 바둑 기사의 꿈을 품고 한국에 온 프랑스 국적 오로빌리안 이사 아브라함 디움(18·Issa Abraham Dioume)씨.

그는 바둑을 배우기 위해 지난해 9월 27일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김승준 프로 9단이 운영하고 있는 바둑 국제 아카데미 비바(BIBA·경기 군포 산본)에 여장을 풀고 바둑 연습에 전념했다.

이사씨는 15세에 인도 프랑스국제학교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다. 지금쯤이면 한창 고등학교를 다닐 나이인데 그는 한국에 있다. 왜일까. 지난 10일, 이사씨를 만나봤다.

"바둑의 최고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에서 바둑을 배워 프로기사가 되고 싶어 왔다. 한국 입국 당시 아마추어 2단이었다. 인터넷 바둑이나 중국 등을 다녀와 바둑의 기본을 배웠다. 현재 한국에서 바둑 공부를 해 아마추어 4단이다."

그는 인도에 가면 고등학교는 졸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 대학 진학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습 비용 조금 비싸지만... 많이 배웠다"

배우 출신 부모를 만나 인도에서 광고 모델, 영화 출연 등을 했다.
 배우 출신 부모를 만나 인도에서 광고 모델, 영화 출연 등을 했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그가 처음 바둑에 관심을 둔 것은 만화에 나온 캐릭터 때문이었다.

"13살 때의 일이다. 영화배우인 어머니가 일본 여행을 하면서 만화책을 사왔는데, 우연히 바둑을 두는 모습을 보았다. 바둑 캐릭터를 보자마자 궁금증이 일었다. 처음에는 뭔지 잘 몰랐는데 차츰 바둑이라는 것을 알게된 뒤 관심이 커졌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바둑학원은 '비바'밖에 없다"며 "김승준 프로 9단을 만나 많이 배우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습 비용이 조금 비싸다. 비싼 것만큼 좋은 프로 코치에게 많이 배웠다. '비바'에는 미국, 헝가리,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바둑을 배우러 온 사람들이 많다."

이사씨는 프랑스 배우 출신인 어머니 에스텔 기아드와 아프리카 세네갈 배우 출신인 아버지 마마 두듐 슬하에서 태어났다.

"두 분이 배우이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만나 프랑스에서 결혼했다. 현재 아빠는 영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등 7개 나라 언어를 쓴다. 현재 이태리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어머니는 인도 오로빌 공동체에서 '랑고리'라는 옷의 디자이너다. 그리고 인도영화 외국배우 섭외 에이전시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바둑 기사는 이세돌 프로

바둑을 두고 있는 이사 씨의 모습.
 바둑을 두고 있는 이사 씨의 모습.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그는 어린 나이지만 한국에 오기 전 광고 모델, 영화 출연 등으로 스스로 용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5월 12일에 인도로 돌아간다.

"어머니가 영화관련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모델이나 영화 출연 등은 쉽게 했다. 하지만 인도는 아직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수입은 적다. 한국에서 바둑을 배우는 비용을 지금까지 어머니가 주셨지만, 이제 다시 인도에 가 모델이라든지 영화 출연을 해, 돈을 모아 다시 한국을 찾아 바둑을 더 배우고 싶다."

그는 "프로 바둑 선수가 꿈인데, 프로가 되기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며 "천재적 기질이 있지 않고서는 힘든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기원 바둑대회에서 이세돌 프로 9단 기사의 바둑경기를 지켜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도 했다.

그에게 한국 문화에 어떻게 적응했냐고 물어봤다.

"한국에 오기 전, 한국 문화와 음식 등을 철저히 공부했다. 그래서 적응이 쉬웠다. 오로빌은 세계 여러 나라가 모인 국제 공동체이기 때문에 모든 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다 보니 여러 나라 문화를 잘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빌공동체는 국제적 감각이 있는 곳이다. 적응이 쉬웠던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치즈라볶이와 비빔밥이었다"고 평했다.

이사씨의 인터뷰는 함께 오로빌리안으로 지냈던 한국 국적 오로빌리안 김단비(오른쪽)씨가 통역을 했다.
 이사씨의 인터뷰는 함께 오로빌리안으로 지냈던 한국 국적 오로빌리안 김단비(오른쪽)씨가 통역을 했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인도 오로빌 공동체에서 이사씨와 함께 생활한 한국 국적 오로빌리안 김단비(19)씨가 통역을 맡았습니다.



태그:#프로 바둑 꿈 이사, #인도오로빌리안 이사, #프랑스 국적 이사, #프로 바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