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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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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7일 오후 4시 14분]

"친노냐 비노냐 싸움이 이제 '단합파냐 담합파냐'로 나뉘게 됐다."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카드로 요동친 민주통합당에 대해 27일 한 당직자는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박' 만남을 단합으로 볼 것이냐, 담합으로 볼 것이냐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담합'이라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초국적 기업에 맞서기 위해서 삼성과 현대가 손을 잡았다면 어떻게 비춰지겠냐"며 "연대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불공정 거래, 독과점의 담합구조로 보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정권교체를 위한 강력한 연대는 가치의 연대여야지 권력의 연대여서는 곤란하다"며 "친노와 비노를 넘어서고 호남 비호남 구도를 넘어서야 하지만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통합의 역동적 과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똑같은 인물, 구도를 반복한다고 대선 승리의 길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며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혁신을 이룰 때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윤인순 최고위원 역시 "통합된 마당에 친노냐 비노냐 구분을 전제로 해서 원내대표와 당 대표 역할을 분담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총선 패배 후 국민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계파 간 경쟁에만 몰두하며 (자리) 한 개씩 나눠 갖는 것에 합의했다, 정해진 구도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더불어 그는 "일각에서 원탁회의 원로들이 (담합을) 권유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친노와 비노를 구분하지 말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원탁회의 "이해찬-박지원 원내대표 논의에 관여한 것, 사실 아냐"

실제, 박지원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다고 알려진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탁회의에서 이해찬 당선자와 박지원 의원 사이의 민주통합당 대표와 원내대표 논의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식 해명하기도 했다.

"'원탁회의'에서 일치단결하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한 박지원 최고위원으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박' 연대가 불거진 직후부터 공개 비판에 나섰던 김한길 당선자는 이날 "원탁회의에서 그런 지지나 권고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당내 계파간 이해가 얽힌 문제에 대해 당내 여론이 불리하다고 해서 이런 분들을 자꾸 끌어들이는 행위는 대단히 문제있다"며 맹비난했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 당선자는 "계파의 큰 몫을 차지하는 분들이 밀실에서 당직을 나눠 갖는 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몇몇이 밀실에서 합의한 대로 우리 당의 국회의원들이 줄서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세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친노가 박지원 최고위원에게 당권이라는 당근을 챙겨주는 대신 친노는 민주당을 접수해서 대선주자까지 쉽게 먹자는 것"이라며 "당권 승리가 어렵지 않겠냐는 박 최고위원의 패배주의적 사고와 당권 경쟁에서 패할 경우를 생각한 친노 진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야합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친노의 오만과 권력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역할분담론은 대선 후보의 공정경선을 위협하는 불공정행위가 될 수 있어 대선 필패라는 최악의 길로 치닫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단합'과 '담합'도 구별하지 못한 채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무조건 두둔하고 나선 문재인 상임고문의 가벼운 처신에 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 내 모임인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과 얘기를 나눴다는 장 의원은 "19대 현역 의원 10여명은 '원내대표 경선 때 보자, 표로 말해주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26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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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당사자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친노, 비노, 호남, 비호남 구도가 계속가서는 안 된다는 반성 하에 정권교체를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것"이라며 "이해찬 후보와 나는 러닝메이트가 아니다"라며 비난 여론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 "문을 만났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았다"며 "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문재인, 김두관 중 어떤 분에게도 지지표명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박' 연대에 문재인 상임고문도 개입됐다고 알려지자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문재인 대선 후보' 구도를 고착화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립을 지키겠다고 강조한 것.

그는 "이해찬 총리와도 '제일 좋은 후보를 당내에서 선출하고, 그 후보가 그래도 되지 않는다고 하면 안철수 후보하고도 단일화하자'에 공감대가 이뤘다"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한 문도 열어놨음을 피력했다.


태그:#민주통합당, #이해찬, #박지원,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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