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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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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최문순 도지사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 도정을 펼친 결과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도청에서 '도지사 취임 1주년 주요 성과'를 발표한 뒤, '골프장 난개발 문제' 등 도내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을 놓고 도지사와 기자들 간에 대화가 이어졌다.

최문순 도지사는 먼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년을 "정치적 굴곡과 변화가 적지 않았던 시기로 도정을 안정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과거에 누적된 많은 문제들, 올림픽 유치, 레고랜드, 춘천 속초간 철도, 고성 국회의원 연수관, 예산 확보 능력의 확대, 알펜시아, 의료원, 골프장 문제 등등을 해결해 가는 기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도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지난 1년을 "(조직 내에) 권위주의적 질서, 상명하달을 깨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하의상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과정"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그 말 뒤에 바로 "이러한 의지가 단번에 관철되지는 않았다"고 한계를 그은 뒤, "천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강압이 아니라 민주적인 합의에 따라 도정 질서를 바꿔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강원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주년 주요 성과'를 설명하면서 "도지사 취임 후 내부적으로는 도정 조직 안정을 기하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도민과 소통하고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현안 과제 해결에 주력한 결과 도정 전 분야에 걸쳐 고른 성과를 거양했다"고 발표했다.

분야별 주요 성과로는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 및 특별법 제정'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한 연장' '사상 최초 국비 4조원 대 확보' '동아시아 최초 레고랜드 코리아 유치' '유치원 초등학교 대상 친환경 학교급식 전면 실시' '관광객 8600만 명 달성' '도민과의 소통 행정 강화' 등을 들었다(좀 더 자세한 내용은 기사 하단 박스 기사 참고).

이전 여당 도지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년간 최문순 도지사의 도정이 애초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데다 지난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강원도 전 선거구에서 완패를 하는 수모를 겪은 뒤에 열린 것이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최문순 도지사는 이광재 전 도지사의 뒤를 잇는 진보 성향의 도지사로,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강원도 도정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그동안 그가 보여준 보여준 모습은 도내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최문순 도지사가 도내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이전의 보수적인 도지사들과 별다른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거나 '취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지사가 추구하는 정책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행정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런 배경 때문에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최문순 도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까지 웃는 얼굴로 답했지만, 현재 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골프장 난개발 문제'나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개발 문제'와 같이 일부 시민사회단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굳은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최문순 도지사는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알펜시아, 골프장, 의료원 문제 등 강원 도정의 발목을 잡고 강원 도민들을 분열시키는 문제들을 대부분 해결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도정의 발목을 잡고 강원도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는 않을 정도로까지는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서 "다음 1년은 성장 잠재력을 더 비축하는 기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성과와 단기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예산 확보 능력을 높이고 부채를 줄여나가도록 하겠다"며 "도민들의 삶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사업들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역점 사업으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그 후속 조치로서 우량 기업의 유치, 동계 올림픽 특별법 시행령, 춘천 속초 간 동서고속화 철도 등에 도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한편, "철원 평화공단, 동해안 평화공단 등이 꼭 성공해서 강원도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문순 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총선 패배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강원도 지역의 민주 진보 진영이 취약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너무 심하게 질책하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 말 끝에 "저희들이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완전히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여, 민주통합당이 이번 총선 결과로 커다란 위기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최문순 도지사와 기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중인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중인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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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이라면 좀 나았을 텐데, 총선 이후에 점수가 더 깎였다"

- 골프장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골프장 문제는 시장과 군수들의 권한에 관련된 문제다. 인허가권이 시장·군수에게 있다. 따라서 내가 직접 나서서 하기보다는 시장·군수들에게 해결의 책임이 있는 사안이다. 이 문제가 해결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이미 인허가가 끝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이상 강원도에 골프장 짓는 것은 삼가겠다. 지금 발생한 문제들은 (골프장마다) 각각 사안이 다르다. 우선 사업자가 다른 사업으로 전환을 해야 할 사안, 사업자와 주민들이 합의를 해야 할 사안, 또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허가를 취소해야 할 사안 등이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사안들이 중첩돼 있어서 (해결책을) 한꺼번에 일괄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골프장 문제에 빠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도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문제로, 또 시장· 군수들이 꼭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많아 이해관계가 갈리는 탓에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그러나 빨리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 골프장 문제로 도청 현관 앞 천막농성이 180일째를 맞고 있다. 대책은?
"(골프장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여러 가지 해결 방안들이 진행 중이다. (천막농성은) 가급적이면 강제 철거하지 않고 자진 철거를 유도하고 있다. 해결 방안이 나오면 (자진해서) 철거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도지사가 외부와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골프장 문제, 천전리(춘천시) 산사태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 대부분 시장·군수들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다. 그것을 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이게 나중에는 도의 문제인 것처럼 됐다. 그러다 보니 이걸 빨리 해결하지 않고 끄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비판을 받고 오해도 생긴 것 같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고 정치적 이득이 없는 일이지만, 도민들과 관련된 일이니 적극적으로 하자, 이런 취지로 하게 됐다.

이로 인해 우리 도청 직원들의 불만도 없지 않다. 이게 옳은 일인지 가끔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하려고 하고 있다. 태백의 O2리조트 같은 것들도 엄밀히 따지면 도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그걸 방치하지 않고 도가 정치적 역량이 훨씬 더 크니까 그런 부분들도 끌어들여서 하자, 그렇게 하고 있다. 다만 이런 것이 오해가 생기고 소통이 덜 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노력하겠다."

- 지난 1년간 도정을 펼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제일 아쉬운 건 앞서 말씀드렸듯이 알펜시아 문제라든가, 골프장 문제라든가, 의료원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들을 깨끗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그 문제들이 너무 쇤(오래된) 문제들이 돼서 빨리 해결해야 할 시점들을 놓친 것이다. 도민들에게 불편한 모습을 보여 더 마음이 무겁다. 거기에 골프장 문제 같은 것을 마치 내가 일으킨 것처럼 인식이 돼서 정치적인 타격을 받았다. 골프장, 알펜시아, 의료원 문제 등은 아주 난감한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노력으로 한두 개씩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빠른 시일 내 풀도록 하겠다."

- 환경단체들이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을 대체할 수 있는 부지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경기장 부지를 재검토할 의사가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대안이 없다. 그것이 환경 문제만 있는 게 아니고, 대체지 변경의 문제도 있고, 개최지 신용의 문제도 있고, 주민들의 갈등 문제도 있고,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환경 문제로 국한해 해결할 수 없다."

- 조직 장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조직 개편은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조직이 아주 오랫동안 과거의 조직 형태를 갖추고 있고 또 새로운 시대의 조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빠르면 6월에 조직 개편을 진행하기 위해서 내부 안을 짜고 있다. 그리고 도정 장악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장악'이다. 나는 (도청 직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길 원한다.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도청의 공직자들이 움직이는 이런 틀을 깨고자 한다. 다만 느슨해 보이기는 한다. 과거의 질서는 깨지고 새로운 질서는 형성되지 않은 그런 점은 있다고 본다. 직원들과 이런 점에 대해 대화를 가지면서 좀 더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겠다."

-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강원도당이 전패한 이유로, 도정에 변화를 원하는 도민들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여론이 있다.
"그런 해석에 동의하고 받아들인다. 도정을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 다만 그것이 팩트(사실)인지는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강원도당 당직자들이 전원 사퇴를 했는데, 그런 해석을 잘 받아들여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해석이 너무 과도하게 돼서 정말 얼마 되지 않는, 저를 포함해 우리 야당의 시장· 군수들 너무 위축되지 않도록 도와 달라."

- 도정 결과에 스스로 점수에 매긴다면? 그리고 앞으로 도정 계획, 강원도가 지향해야 할 점들은?
"점수는 여러분이 매겨 달라.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60점? 총선 전이라면 점수가 좀 더 후했을 텐데, 총선 이후 점수가 좀 깎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강원도가 어떻게 되면 좋을까 하는 것은 여러분과 같은 생각이다. 다만, 내가 여러 조직을 운영해 본 바에 따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3년 정도 해야 활기차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강원도가 도 예산이라든가 여러 가지 너무 피폐해 있어서 정책을 과감하게 펼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1,2년 올해까지 충실히 준비해 가지고 내년에는 제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역량을 비축하겠다."

강원도청의 도지사 취임 1주년 주요 성과(요약)
[현안 해결 분야] 도정 역사상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고 폐특법 시한을 연장했다. 그리고 사상 최초 국비 4조 원대 확보하는 등 도정 주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경제 투자 유치 분야] 동아시아 최초로 '레고랜드 코리아'를 유치했다. 그리고 일자리 5만1천 개를 창출하고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셀렙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서민경제 안정화에 주력했다.

[교육 분야] 올해부터 친환경 학교급식을 초등학교까지 전면 실시했다. 대학생 멘토링제 운영, 자기주도학습 지원, 도립대학 등록금 인하 등 공교육 지원을 강화했다.

[복지 분야]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등 수요자 중심의 복지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복지예산을 확대하는 등 보편적 복지실현의 기반을 마련했다.

[관광 분야] 관광 홍보를 다변화하고 우수축제, 유사축제 통폐합을 지원함으로써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목적 관광지 7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관광객 8600만 명을 달성하는 등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강원 문화 관광의 획기적 도약기반을 마련했다.

[농어업 분야] 한미FTA 발효에 따른 도내 농어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11대 과제에 7조 8760억 원을 투입하는 '부자농업 행복농촌 비전 2020'을 수립했다.

[소통 행정 분야] 도민과의 소통행정을 강화하기 위해 '시군순방 현안청취'와 '찾아가는 문순C'를 운영했다. '행복한 강원도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도민의 의견을 도정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태그:#최문순,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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