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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살리기교장연합(이하 '교장연합', 대표 김진성)이 20일 공개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퇴진을 위한 교장 ,1000인 선언' 참가자 명단의 신뢰성에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서울 현직 교장 1000명이라고 알려졌으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759명이었다. 더욱이 이들이 거의 퇴직 교장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부는 서명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이름이 도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도덕성까지 의심받게 됐다.

명단에 포함된 '김OO(△△고)' 교장은 이미 2009년 4월 사망한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과 신뢰성 모두가 한꺼번에 무너지기 시작했다(기사참조 : "사망한 교장도 '곽노현 퇴진' 선언에 동참?" ).

곽노현 퇴진 요구 교장연합 명단, 사망한 교장 더 있다

그런데 '곽노현 퇴진 요구' 교장 명단에 있는 사망한 교장은 1명이 아니었다. 교장연합이 공개한 명단을 참고해 각 언론사의 부고란을 무작위로 뒤져본 결과 이미 사망한 교장이 여럿 나타났다.

곽노현교육감 퇴진 요구 교장 명단에는 이미 사망한 교장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공정택 전 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준 교장들의 이름도 있다.
 곽노현교육감 퇴진 요구 교장 명단에는 이미 사망한 교장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공정택 전 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준 교장들의 이름도 있다.

교장연합이 발표한 명단에 들어있는 이OO(서울△△고) 교장이 2010년 9월에 사망한 것으로 나온 언론사 부고가 여러 군데 보인다. 이외에도 학교 이름이 표기되어 있지 않은 교장 등을 포함하면 발표된 명단 중에 부고란에서 사망한 것으로 찾을 수 있는 교장과 이름이 일치하는 경우가 9명 정도 나타난다. 

한편, 이 명단에는 2008년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주어서 사회적 문제가 된 교장들도 있었다. C고 K교장, S중 L교장,
또 다른 K교장과 L교장 등은 2008년 교육감선거 당시 선거자금 명부에 공정택에게 선거자금을 기부한 교장의 기록과 일치한다.

당시 인사권을 행사하는 현 교육감이자 유력한 차기 교육감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주는 것 자체가 대가성이므로 뇌물죄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냥 묻혔다.

또 곽노현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교장 명단 중에는 공정택 교육감 재임 당시에 교육청의 고위 국장과 지역교육장 등 고위직을 역임한 인물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른 바 공정택 라인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인물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K전교장, L전교장, L전교장, 또 다른 K전교장, K전교장 등이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으며 이 중 3명은 곽노현 교육감의 상대 후보들이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감으로 표기돼 있는 O씨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금품을 유권자에게 살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형을 받은 인물이다.

2004년 당시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O씨는 유권자(당시는 교육감 간접선거제도였음)들에게 친척 등을 시켜 금품을 살포하다가 적발되어 조카며느리 등 4명이 먼저 구속되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본인도 바로 구속되어 취임도 못했다.

이후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받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이 2007년 7월 대법원에서 확정되어 당선 무효가 확정되었다. 이런 인물이 벌금형을 받은 곽노현 교육감에게 사퇴하라고 서명을 한 것이다.

이런 사실들에 서울의 한 현직 교사는 "공정택 교육감이 교장들에게 선거 자금을 받고, 출처를 알 수 없는 4억 원을 세탁하여 선거자금으로 쓰고, 장학사와 교장 자리를 매관매직하다가 감옥에 갔을 때 퇴진은커녕 구명운동을 벌이더니 진보교육감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파렴치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서울 현직교장 "내 이름이 거기 있어요? 나는 모르는데..."

애초 현직교장 1000명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김진성 대표도 "선언 참가자 가운데 12명이 현직 교장이며 이 가운데 서울 지역 현직 교장은 6명"이라며 현직 교장이 극소수이며 대부분이 퇴직 교장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게다가 이 759명의 명단에 서울의 퇴직교장들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일단 근무학교가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확인이 불가능한 인물만 136명에 이르고, 근무 학교가 안양, 고양 등 경기도에서, 충남, 경남 등 전국 각지로 나타났다.

전국 12명, 서울 6명이라는 현직 교장 숫자도 맞는지 의문이다. 서울교육청 관리는 아무리 대조해 보아도 서울의 현직 교장은 1명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기자의 취재 결과 이 1명 외에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해 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에 초빙형식으로 채용된 J고의 L교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L교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이름이 왜 교육감 퇴진 요구 교장 명단에 들어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현직 교장이 2명인데, 한 명은 H고 교장이고..."라는 기자의 말에 다른 한 명은 누구냐고 되물었다. "○○○ 교장 선생님"라고 하니 처음에는 잘 못 알아듣는 듯 하더니 자신임을 뒤늦게 인식하고는 "그래요?"하고 되묻는다.

자신은 '공교육살리기 교장연합'이라는 단체에 가입한 것은 맞지만 사전에 그런 서명을 하는 줄도 몰랐고, 발표된 이후에도 명단에 자신이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명의 현직 교장은 해외 여행 중이라 통화할 수 없었다. 교장연합측은 우편으로 서명확인을 받았다고 하는데 의문이 제기된다. 759통의 우편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이유로 곽노현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한 교장 1000명 명단에 대한 신뢰성 논란과 도덕성 시비는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사망 교장, #곽노현, #공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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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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