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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방송 MBC에서 '눈물' 시리즈가 방영된 적이 있다.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에 이어 <남극의 눈물>이 지난해 말에 방송되었는데, 전혀 다른 지구촌 세 지역이 흘리고 있는 눈물의 씨앗들은 모두 인간이 제공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물질문명과 끝 모를 탐욕이라는 게 세 편의 시리즈물을 본 많은 사람들의 견해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 대부분이 일상에서는 크게 느낄 수 없는 지구 차원의 환경위기를 봤을 것이다. 편리와 속도만을 추구하는 현대의 물질문명이 어디까지 가서야 멈추게 될지 위기의식을 느꼈을 만도 하다.

지구가 흘리는 피고름

이 위기의식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 아시아 대륙과 동유럽을 휩쓸고 있는 이상 한파도 예사롭게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시베리아 어느 지역은 폭설로 1만2000개의 마을이 완전 고립되었다고도 하고 일본에는 3미터의 눈이 내렸다고도 한다. 시베리아 극동 지역의 야쿠티야 공화국은 영하 50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는 소식도 나온다.

지구가 날로 뜨거워져서 걱정이 많은데 혹한이 계속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지만 그 원인은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겨울철 맹추위를 몰고 온다는 것이다.

극한의 상태에 몰린 지구가 자정작용의 일환으로 무더위와 맹추위를 동시에 연출한다는 것인데 폭우와 장마가 지구촌 한쪽에 일어나면 다른 한쪽은 가뭄과 폭설이 생기는 것도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한 지구 차원의 자정작용에 속한다. 사람도 한 끼 굶으면 그 다음 식사를 평소보다 많이 하게 되는데 이치가 서로 같다.

고리 핵발전소 전경
▲ 핵 고리 핵발전소 전경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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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생명체로서의 지구가 견디다 못해 끝내 피고름을 쏟고 신음하며 몸부림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 사다리 타기 놀이 하듯이 따져 올라가보자. 지구의 피고름. 피고름이 흐른다는 것은 악성 종양이 있다는 얘기다. 지구의 악성 종양이라면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지구온난화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라는 악성종양을 가속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다한 에너지 사용이다.

에너지를 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구온실가스가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열량을 가두어버린다. 우주로 다시 내보내야 하는 열량을 못 나가게 가두어버리니 지구가 뜨거워질 수밖에 없고 지구가 뜨거워지니 양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그 냉기류가 맹추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쯤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세상이란 참 그저 되는 게 없고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저것의 원인이고 저것은 이것에 의지하여 존재한다는 인드라망의 법칙이 새삼스럽게 되새겨진다. 그것은 다음 이야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핵에너지가 그렇다

지구 온난화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핵발전소 말이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핵에너지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주장이 있었고 핵 기술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다시피 했었다.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취약점이긴 해도 일단 지어 놓기만 하면 화력이나 수력같은 다른 발전소에 비해 값싼 에너지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핵발전소가 작년 3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이전에 있었던 체르노빌과 드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잊혀갈 즈음에 터진 작년 후쿠시마 사고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깨끗하고, 저렴하고, 안전하고, 무한정인 그런 에너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때 거의 강압적으로 시골 지붕을 다 걷어내고 슬레이트를 씌워 놓았다가 이제야 그것이 석면이라는 극독 발암물질 덩어리라 하여 수 백만 원씩 들여 걷어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을 연상하면 된다. 핵발전소의 처지가 꼭 그렇다.

조작된 신화, '원자력'

이런 비교가 있었다. 화력발전소에서 100메가와트 발전을 하려면 15만 톤의 석유가 필요하지만 원자력발전소는 고작 3톤의 우라늄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15만 톤과 3톤. 엄청난 차이다. 양의 차이만이 아니다. 석유와 달리 우라늄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는다. 참으로 깨끗한 에너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핵에너지야말로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주장이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런 신화 같은 믿음은 거의 걷혀가고 있다. 3톤의 정제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광석 2천 톤이 필요하고 채굴 과정에서 석유 8만 톤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알려졌다. 현재 우라늄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핵발전소 증가에 따라 우라늄 수요가 늘다보니 양질의 우라늄 광석 확보에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핵발전소의 더 큰 문제는 사회적 간접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당장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일본 사회가 짊어진 사회적 비용을 생각 해 보면 된다. 인명피해를 비롯하여 사회간접자본 피해가 약 203조~282조 원이 된다고 하니 이것을 핵발전소 건설비용에 포함시키면 핵발전소가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최근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삼척과 영덕을 새로운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했는데 원전이 유치되면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4조7000억 원이 지원된다. 삼척과 영덕이 한 해 예산이 2011년 기준으로 각각 3600억과 2800억이었으니 가히 천문학적인 돈이 지원되는 것이다. 이것은 핵발전 비용 아니란 말인가?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현황
▲ 핵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현황
ⓒ sbs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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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극심한 사회갈등을 유발했던 부안 핵폐기장 유치 반대 사태를 봐도 된다. 이때의 사회갈등 비용을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끝내 경주로 방폐장시설이 갔지만 경주지역에 그 대가로 3000억이라는 보상금을 준 것도 핵발전소 발전비용으로 쳐야 맞다.

경주에 방폐장을 짓기로 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꼬박 19년이다. 핵발전소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하나 짓는 데 부지선정에만 19년이 걸렸다고 하면 그 기간 동안에 우리 사회가 지출해야 했던 정신적, 경제적 비용이 얼마나 되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면 이 비용도 핵발전소 발전비용에 넣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이래도 핵 발전이 싸다고 할 것인가?

그런데 이것은 약과다. 겨우 경주에 방폐장을 짓기로 했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원래 2009년 12월에 1단계 공사가 완공될 예정이었다. 이것이 다시 2010년 6월로 1차 연기가 되었다가 2012년 12월로 또 연기되었었다. 이 과정에서 건설비 1조5000억에 700억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이것마저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월 13일에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중대 발표를 했다. 경주방폐장 1단계 공사 완공시기를 다시 18개월 연장하여 2014년 6월로 미뤘다. 비용이 추가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300억에서 1000억 원이라고 한다.

핵 폭탄을 안고 있는 한국의 도심

사실, 이런 결과는 2005년 경주 방폐장이 확정될 당시에 예견되었던 일이라고 봐야 한다. 국민을 속이고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짠 것이고 계속되는 공사기간 연장은 그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보면 된다. 이유들을 보면 그렇다. 지하수와 해수, 암반 문제라는 것이 이유인데 그것은 방폐장 부지 선정에 있어 가장 먼저 살펴보고 판단하는 기초사항들이다.

방폐장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비용과 갈등이 이러한데 그 방폐장은 아쉽게도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라는 사실이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두 종류인데 작업복이나 작업공구, 휴지, 덧신 등 방사능 준위가 낮은 것들이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이다.

그렇다면 고준위 폐기물도 있지 않겠는가? 당연하다. 핵발전 뒤에 남은 연료가 바로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이다. 그렇다면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이 더 위험할 텐데 이것들을 처분할 폐기장은 만들었는가? 전혀 아니다. 만들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쌓아두고 있다. 아래 표를 한번 보자.

고준위 폐기물 저장 현황
▲ 고준위 폐기물 현황 고준위 폐기물 저장 현황
ⓒ sbs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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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현재,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양은 경주지역 1단계 공사 완공 후 수용 용량인 10만 드럼을 이미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시저장 중인 핵발전소 소내 보관 용량도 대부분 포화 상태를 지났고 핵 연구소들도 마찬가지다. 핵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작년 11월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분 관련> 자료는 충격 그 자체다.

서울시 공릉동 원자력연구원 옛 부지에 연구용원자로 1, 2호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성폐기물 1297드럼은 고준위핵폐기물이 포함된 채 10년 이상 도심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어디 갖다 버릴 데가 없다보니 안전기준에 미달된 장소에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양도 자그만치 2011년 11월 현재 1만375드럼이라고 한다. 속된 말로 똥구멍이 막혔다고 볼 수 있다. 내보내지는 못하고 먹기만 하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몇 년에 걸쳐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건도 그랬지만 체르노빌 핵발전소도 사고 당시 반경 30km 이내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었다. 지금도 20km 이내는 접근 금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참으로 한가한 한국, 거꾸로 가는 한국

핵발전소 반경 30km 이내에 사는 주민 수는 울진이 6만 명, 월성이 109만 명, 고리가 322만 명에 달한다. 이런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위에 소개한 표는 말했듯이 중·저준위 폐기물 자료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어떤 상태일까?

포화연도를 코앞에 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 후 핵 연료봉이 핵발전소마다 가득하다. 이것을 안전하게 처리 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커다란 물탱크에 넣어 7미터 이상의 물로 채워 담가두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도 이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의 밑바닥에 지진으로 균열이 생겨 방사능이 유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라늄으로 만든 핵연료는 한번 점화되면(핵분열을 시작하면) 이론상으로 수백만 년 동안 끌 수가 없다.

오죽하면 20년 동안이나 폐쇄작업을 진행해서 겨우 2009년도에 해체와 정화를 완료했지만 여전히 모니터링과 시설운영을 위해 12명의 직원이 24시간 감시근무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란초세코 핵발전소는 해체비용만 5681억 원이 들었고 해체 이후에도 연간 관리비용이 63억 원이 들고 있다. 핵발전소의 완전 폐쇄에는 보통 30년이나 40년이 걸리고 방사능이 제거되기 까지는 100년을 잡고 있다. 이래도 핵발전을 값싼 전기라고 할 것인가?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사실 다른 나라들은 핵발전소는 사양 산업에 속한다. 전성기였던 1979년에 전 세계에 233기의 핵발전소가 만들어진 이후, 2008년엔 단 한 기도 건설되지 않았다. 반면에 2008년 이후 가동이 중지된 원전은 11기다. 작년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은 물론 원전강국인 독일도 최근 원전 완전폐기 시점을 2022년으로 못 박았다. 중국과 프랑스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이명박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발표를 작년 12월 22일 감행했다. 공교롭게도 발표시기가 미묘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이고 거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뒤숭숭하던 시점에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개수로는 세계 5위요, 밀집도를 따지면 세계 1위가 된다. 아래 표를 보자.

핵발전소 나라별 현황
 핵발전소 나라별 현황
ⓒ SBS 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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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상위 5개국의 밀집도는 한국이 단연 1위다. 핵발전소가 많기로 소문난 프랑스의 3배이고 대만의 근 두 배이다. 한국은 현재 건설 중인 것이 7기요. 신규 부지 영덕과 삼척에 6기가 들어선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이 탈핵을 추진하는 데 비해 우리 정부는 무모할 정도로 거꾸로 달려가고 있다.

전 <녹색평론> 주간이었던 변홍철 선생의 최근 글에서는 설계수명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연장을 정부가 결정했고 작년 국정감사에서 조차 2030년까지 12기의 핵발전소 설계수명이 추가로 만료되는데도 구체적인 폐로 계획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유독 왜 이럴까? 변홍철의 주장을 더 들어보자.

핵발전소 1기당 건설비용은 약 4조 원이라 한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현재 핵발전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설사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회장으로 있었던 현대건설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같은 재벌기업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게다가 핵발전소는 건설하고 나면 사후정비 및 관리 등으로 장기간 이권을 챙길 수 있는 수익사업이다. 핵관련 학과의 대학교수, 연구진, 관료, 언론, 해당 지자체 등에게 골고루 떡고물이 돌아간다.

소위 '핵마피아'들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황금시장인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온 산하를 결딴 낸 것도 모자라, 정권 말기에 들어 이명박 정부가 이토록 무리한 역주행과 과속을 감행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를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오늘은 얼마만큼의 핵 쓰레기를 만드셨나요?

그러나 정부 비난만 하기에는 우리들 집안 구석구석이 너무 구리다. 효율이 좋아져 전기료가 적게 든다고 해서 들여놓은 대형 냉장고가 있다. 어떤 집은 김치냉장고 포함하면 냉장고가 두세 개나 된다. 대형 화면의 티브이에 식기세척기와 드럼 세탁기 등. 겨울에도 집안에서는 반팔로 사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것들이 끊임없이 방사성폐기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사람은 드물다. 모든 전기제품의 1/3은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쓴다. 그러니 집집마다 차곡차곡 핵폐기물을 쌓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경주 방폐장이 논란을 빚든, 서울과 대전의 도시 한가운데에 핵폐기물이 위험하게 방치되어 있든, 밀양에서 칠순 농민이 핵발전소 송전탑 때문에 목숨을 끊든 또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고 있는 우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은 국민들의 뜻에 따라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했고, 작년 6월에 핵발전소 재가동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이탈리아 국민들은 90%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대한민국은 계속 90% 가까운 국민들이 핵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50-60%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정부의 핵정책 역주행이 왜 가능한지 알 만하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기소비량을 고체 핵폐기물로 따졌을 때 연간 13g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핵 전문가를 본 적이 있다. 국민 한사람이 1년 간 2000kg 이나 되는 산업폐기물과 일반쓰레기를 만드는 사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히로시마 원자폭탄은 1kg 의 우라늄이 터진 것인데 26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한 해에 우리나라는 690톤의 고준위 핵폐기물을 생산하고 있다. 690kg이 아니라 690톤이다. 한 사람이 13그램씩 만드는 것이 이런 결과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독일이 핵발전소를 완전히 해체해버리겠다고 선언하고 차근차근 추진하는 데는 어떤 과정과 결단이 있었던 것일까?

그게 가능하다고 믿게 된 배경은 뭘까? 독일의 크론스베르크 지역에 있는, 난방이 필요 없는 태양열주택과 단열 수조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빗물 한 방울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모았다가 초등학교의 저수지를 채우고, 동식물을 기르고, 이것을 다시 허드렛물로 쓰게 되기까지 그들이 감수하게 된 불편과 실천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지역음식(로컬푸드) 운동뿐 아니라 지역에너지(로컬에너지) 운동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독일의 환경수도라 일컬어지는 프라이부르크(Freiburg)시의 에너지 자립은 어떤 시련을 겪으면서 완성되었으며 자동차 없이 자전거로 도시 전 지역을 손쉽게 나다닐 수 있게 한 교통정책은 어떻게 작동할까?

우리나라 대관령의 풍력발전단지는 왜 전량 외국산인가? 전북 부안의 시민발전소와 유채 밭 에너지 운동은 성공하고 있는가? 조선대학교의 그린빌리지는? 남원에 있는 대안에너지 교육기관인 '지리산초록 배움터'는? 2월 중순부터 열흘쯤 독일에 가서 두루 돌아보면서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들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도교 <신인간> 2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탈핵, #핵 발전소,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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