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 부평 A중학교 신입생 안내 자료에 나온 신입생 학력평가 안내. 3월 2일 입학식 후 안내 자료에 나온 응용문제들로 수학·영어 과목의 시험을 치른다고 적혀있다.
 인천 부평 A중학교 신입생 안내 자료에 나온 신입생 학력평가 안내. 3월 2일 입학식 후 안내 자료에 나온 응용문제들로 수학·영어 과목의 시험을 치른다고 적혀있다.
ⓒ 장호영

관련사진보기


인천 부평지역의 한 중학교가 입학식 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과목의 학력평가를 실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학력평가 시험 범위가 영어문법과 함수 등 중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서나 배우는 범위라 학부모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학교가 신입생들에게 대놓고 학원에 가서 선행학습을 하고 오라는 꼴이기 때문이다.

A중학교와 이 학교 신입생 학부모의 말을 정리하면, 학교 측은 1월 27일 신입생 1차 예비소집 때 신입생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 이 안내 자료에는 '2월 20일 반 편성 고사를 본다'는 내용과 함께 3월 2일 오전 10시 입학식을 진행한 후 '영어와 수학 과목의 신입생 학력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학력평가는 '안내 자료에 함께 담긴 영어·수학 예시문제들을 응용해 출제할 계획'이라고 적혔다.

안내 자료에 담긴 예시문제들을 살펴보니 영어는 문법과 관련한 문제들이, 수학은 함수 관련 문제들이 있었다. 사실상 중학교 1학년 전 과정을 미리 학습해오라는 것이다.

지난 1일 이를 제보한 신입생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예비소집일에 받아온 안내 자료를 보고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다"며 "아이가 전혀 배운 내용이 아닌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 수 있겠냐? 이는 방학동안 학원에 가서 선행학습을 하고 오라는 것밖에 더 돼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아이가 학업에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초등학교 때는 학원에 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장 보내야할지 고민이 된다"며 "학교에서 신입생 학력평가 결과를 놓고 우·열반을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닌지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C씨는 "입학식 날 시험을 보는 것도 문제지만, 선행학습으로 공교육이 사교육을 조장하는 꼴"이라며 "시교육청이 학력을 향상시킨다고 방학 후 기말고사를 보게 하는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도대체 시교육청이 학력 향상이라는 미명 하에 학생들을 얼마나 더 잡으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 A중학교 신입생 안내 자료에 실린 신입생 학력평가 예시문제. 수학은 함수, 영어는 문법에 관한 문제가 실려 있다.
 인천 부평 A중학교 신입생 안내 자료에 실린 신입생 학력평가 예시문제. 수학은 함수, 영어는 문법에 관한 문제가 실려 있다.
ⓒ 장호영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A중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성적이 바닥을 기어 신입생들의 학력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교사들이 잘 지도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신입생 학력평가를 보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도 아니고, 학원에 보내라는 것도 아니니 그냥 편하게 시험을 치르면 된다. 크게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육태화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교수학습지원과장은 "학교가 학력향상을 위해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며 "꼭 이런 시험을 못 치른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 조사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중학교는 입학식 날 신입생뿐 아니라 2·3학년을 대상으로도 선행학습 학력평가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 확인해보니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해치고 오히려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모두 금지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선행학습, #입학식, #중학교, #학력평가, #인천시교육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