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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렸던 서대껍질을 불렸다가 깨끗하게 씻는다. 이 과정이 가장 고난도의 과정이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고 또 씻어 비늘을 제거한다. 씻는만큼 비린내도 안 난다. 대략 1시간 이상의 노동력을 요구한다.
▲ 서대묵 만들기 1 말렸던 서대껍질을 불렸다가 깨끗하게 씻는다. 이 과정이 가장 고난도의 과정이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고 또 씻어 비늘을 제거한다. 씻는만큼 비린내도 안 난다. 대략 1시간 이상의 노동력을 요구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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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생강과 액젓 적당량을 넣고 팔팔 끓인다. 팔팔 끓이다 보면 서대껍질이 녹는다.
▲ 서대묵 만들기 2 물과 생강과 액젓 적당량을 넣고 팔팔 끓인다. 팔팔 끓이다 보면 서대껍질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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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을 때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일까 의구심이 생긴다. 서대껍질의 검은색때문에 국물이나 거품이 보기에는 영 음식같아 보이질 않는다.
▲ 서대묵 만들기 3 펄펄 끓을 때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일까 의구심이 생긴다. 서대껍질의 검은색때문에 국물이나 거품이 보기에는 영 음식같아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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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끓이면 위와같이 껍질이 녹아내린다. 거품이 많이 나므로 뚜껑을 열고 끓이는 것이 좋으며, 끓일때 남은 비늘이 거품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데 나중에 체에 거르면 되니까 신경쓸 것 없다.
▲ 서대묵 만들기 4 한참을 끓이면 위와같이 껍질이 녹아내린다. 거품이 많이 나므로 뚜껑을 열고 끓이는 것이 좋으며, 끓일때 남은 비늘이 거품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데 나중에 체에 거르면 되니까 신경쓸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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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걸러서 국물만 받는다. 국물을 적당한 크기에 그릇에 담아 밖에 둔다. 밖은 영하의 기온이어야 한다.
▲ 서대묵 만들기 5 이렇게 걸러서 국물만 받는다. 국물을 적당한 크기에 그릇에 담아 밖에 둔다. 밖은 영하의 기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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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릇에 담아 밖에 두면 서너시간 뒤면 굳는다. 영하의 기온이어야 굳기때문에 겨울철에나 해먹을 수 있다. 아마도 덜덜 떨리는 겨울에만먹을 수 있는 묵이라 덜덜이묵이 아닐까 싶다.
▲ 서대묵 만들기 6 이렇게 그릇에 담아 밖에 두면 서너시간 뒤면 굳는다. 영하의 기온이어야 굳기때문에 겨울철에나 해먹을 수 있다. 아마도 덜덜 떨리는 겨울에만먹을 수 있는 묵이라 덜덜이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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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굳은 서대묵의 단면도. 도토리묵 같기도 하고, 우묵같기도 하지만 맛은 서대묵만의 특별한 맛이다.
▲ 서대묵 만들기 7 잘 굳은 서대묵의 단면도. 도토리묵 같기도 하고, 우묵같기도 하지만 맛은 서대묵만의 특별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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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서 양념을 한 서대묵, 실내가 따스하면 금방 녹으면서 부들부들해지므로 꼬들꼬들한 맛을 원한다면, 밖에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내놓으면 좋다. 실내가 지나치게 따스하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 서대묵 만들기 8 잘라서 양념을 한 서대묵, 실내가 따스하면 금방 녹으면서 부들부들해지므로 꼬들꼬들한 맛을 원한다면, 밖에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내놓으면 좋다. 실내가 지나치게 따스하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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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만 있다면 위의 순서를 따르면 쉽게 서대묵(덜덜이묵)을 만들 수 있다. '서대'는 생선 껍질로 만든 묵으로 추운 겨울에만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덜덜 떨면서 먹는 묵이라 '덜덜이묵'이라고도 한단다. 믿거나 말거나.

설날 아침상에 콜라겐 덩어리라는 덜덜이묵을 내어놓기로 했다. 덜덜이묵은 서대껍질을 물에 불리는 일부터 시작된다. 아내는 큰집에 설날음식을 차리러 갔고, 나는 오기 전에 껍질을 잘 씻어놓을 요량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1시간 30여분간의 사투(?) 끝에 서대껍질에 있는 비늘을 완전 제거하고, 맑은 물이 나오는 경지에 이르게까지 했다. 사실, 여기까지가 힘들지 이후에는 거저나 다름이 없다.

문제는 두 시간 가까이 싱크대에 서서 작업을 했더니 사지가 심히 고통스럽다는 것이었다.그래도, 설날 가만히 앉아서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음식이라도 보탰다는 자부심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돌아온 아내는 아무래도 큰집에 가져갈 음식을 더 만들어야겠다며, 녹두부침을 만들자한다. 녹두부침에 만두까지. 내친김에 같이 앉아서 했더니만, 깔끔하게 설거지까지 부탁을 한다. 아, 녹초. 새해 첫날 아침, 일어나는데 아이고 팔다리 어깨 허리야!


태그:#서대묵, #덜덜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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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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