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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통일부장관(왼쪽)과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이 20일 소집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왼쪽)과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이 20일 소집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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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0일 오후 4시 10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국회는 20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열고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배석했다.

이날 현안질의의 핵심은 "삼성보다 못한 정부의 정보 수집력" 문제였다. 여야 의원들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실을 언제 알았냐'고 집요하게 물었지만 김 장관과 류 장관은 "정보 사안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며 답을 회피하기 급급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의원은 "두 장관이 사망 사실을 알았다면 대통령이 일본에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질타했고,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도 "정부 당국의 정보 수집력이 해도해도 너무하다, 매우 중요한 북한 정보 수집 능력도 없는 정부 당국은 책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사망 당시에 몰랐어도 북한이 특별방송을 예고할 때라도 알았어야 한다"며 "정부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주선 의원은 "언제 알았는지 말 못하는 것은 질타 회피하기 위해 그러는 거 아니냐, 그 전에 알았다면 말하지 못할 이유가 뭐냐"며 "정보원이 아니고 숙박원"이라고 힐난했다.

"삼성의 정보력보다 못한 무능한 정부...국민이 불안해 해"

정부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상황을 즉각 인지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은 "삼성이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언론사에 문의했고, 해당 언론사는 합참의장에게 확인했더니 합참의장은 전혀 몰랐다고 하더라"라며 "(김 위원장 사망 시) 대통령이 한국에 없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19일에도 생일이라며 케이크나 자르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도 "삼성의 정보력보다 못하다, 정부의 무능에 대해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삼성이 먼저 알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를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도 오보임을 인정해 기사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중국과의 긴밀한 외교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대중 외교 라인이 단절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구상찬 의원은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과 오늘(20일) 아침까지도 통화를 못했고 양국 장관 간의 통화도 안 되고 있다, 대중 외교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핵심은 조문에 대한 것이었다. 정부 차원의 조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이희호씨의 조문은 허용하자는 제안이 여당에서도 이어졌다.

구상찬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 때에도 북한이 대규모 조문단을 보냈으니 이희호씨의 개인적 조문은 정부에서 허용하는 게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고, 정몽준 의원도 동조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두 장관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이에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국민 혼란이 안 생기려면 정부가 확실히 깃발을 들어줘야 한다, 신중하게 한다는 것은 국론 통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중·일·러가 모두 조의를 표명했고 국내 다른 당도 조의을 표명했다"며 "정부가 온도차가 있어도 같은 맥락에서 조의를 표명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정일 죽음 정말 슬퍼하는 사람만 조문 가라"

반면, 이회창 의원은 "지나친 조문이나 위로 분위기는 자성할 필요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윤상현 의원도 "김정일 사망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조문단을 파견해 상주를 위로하고 싶냐, 답은 뻔하다"며 "정부 차원의 조문단 파견은 안 된다, 다만 김정일 죽음을 정말 슬퍼하고 김정은에게 인사하고 싶은 사람만 가게 하라, 매번 죽을 때마다 조문파동이 뭐냐"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북한 지도부를 자극할 수 있다며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을 안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정부가 설설 기니 제 2의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나는 것 아닌가 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정몽준 의원도 "애기봉 점등을 하는 의연함이 대한민국 존엄을 지키며 일관되게 북한을 대하는 방법"이라며 애기봉 점등을 계속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송민순 의원은 "애기봉 점등은 공세적 제스처로 보인다"며 "심사숙고해서 올바른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류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북한의 급변 사태와 연결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 사망이 북한 급변 사태에 포함되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하고 "다만 위기 대응 차원의 매뉴얼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장관은 "(대량 탈북사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김정일,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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