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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인사를 나눈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10일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인사를 나눈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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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오후 3시 15분]
나 "사학법 반대는 소신",  박 "병역기피? 여당에서 많이해 그렇게 보이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토론'으로 처음 맞붙었다. 두 후보는 10일 오전 관훈토론회에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임했지만, 상대편의 날선 질문에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섰다.

상대 후보에 대한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무슨 무슨 신드롬이다, 무슨 무슨 단일화다 하며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린 '부채 시장'"이라며 박 후보를 공격했고, 박 후보도 "전시와 권력에 취한 이명박-오세훈 10년 시정"이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언론사 관계자들도 각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검증보다는 '인물 검증'에 치우쳐 토론을 진행했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병역 의혹'과 '대기업 기부'가 도마에 올랐다. 나 후보에 대해서는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와 '복지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상대 후보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자 토론회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나 후보는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고 생각하냐"며 안보관 검증에 나섰고, 박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시정 10년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한다"며 성찰을 촉구하기도 했다.

▲ 박원순 "병역기피? 한나라당이 많이 해봐서 그렇게 보이나" 1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가 열렸다. 이 동영상은 토론회 1부를 담고 있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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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기획입양? 한나라당은 병역 기피 많이해서 그렇게 보이는지..."

토론자로 나선 정연욱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박원순 후보의 '병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박 후보는 "작은할아버지에게 입양된 것은 13살 때의 일로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작은 할아버지 호적에 입적해서 제사를 대신 지내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니었나 생각된다"며 "당시에는 많이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논설위원은 "관행이라고 해도 절차상의 문제는 없나, 공교롭게도 형님은 병역법에 적용 받는 시점에 임박해서 입양됐다"며 "한나라당 쪽에서는 (군대를 안 가기 위해) 기획 입양을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1987년에 양손으로 입양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판례가 나왔다, 그 이전에는 양손 입양이 광범위하게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우리 부모님은 초등학교 밖에 안 나오신 분들이라 병역법이 언제 개정됐는지, 그게 어떻게 적용됐는지 알 만한 분들이 아니다, 정말 병역 때문이라면 병역 의무가 끝나고 다시 (호적을) 돌렸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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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후보는 "한나라당에서는 (병역 기피를) 많이 해봐서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1960년대 당시 궁벽한 농촌에서는 이런 일들이 주변에 많았다"며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발끈한 나 후보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에 병역 면제자가 더 많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맞서기도 했다.

아름다운 재단 운영 당시 대기업으로 기부금을 받은 문제도 빠질 수 없었다. 문소영 서울신문 사회부 차장은 "참여정부 당시 기부가 급속히 늘었다, 앞으로 (박 후보가) 정부에 들어갈지 모른다고 생각해 기부하지 않았을까"며 "이익 추구가 목표인 기업이 거액을 기부할 때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아름다운 재단이 내놓은 성과와 투명한 재정 때문에 기업들이 기부를 하지 내가 특별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공익 사업 기부에 의도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부 받은 돈을 개인 용도로 썼다거나 허투루 한 푼이라도 썼다면 문제를 지적할 수 있지만, 큰 돈을 잘 관리해 적합한 곳에 썼다면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 나경원 "단계적 무상급식 소신 변함없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가 열렸다. 이 동영상은 토론회 2부를 담고 있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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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열우당의 사학법은 전교조의 사학 장악 허용하는 법"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문소영 차장은 "영화 도가니 개봉 이후 사학법 개정이 제대로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분들이 많다, 나 후보는 아버지가 사학 재단 소유주라서 맹렬히 사학법 개정을 반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개정이 추진된) 열린우리당의 사학법은 전교조의 사학 장악을 허용하는 법안이었다"며 "나의 원칙과 소신에 따라 사학법에 적극 반대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개방형 이사제도를 폐지하고 사학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학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대해 나 후보는 "사학도 일정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면서도 "조전혁 의원이 발의한 것을 정확히 보지 못해 이 정도만 말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대광 경향신문 전국부 차장은 "2004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7년 만에 재산이 2배로 뛰어 4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민은 어떻게 볼까"라고 꼬집어 물었다. 나 후보는 "2004년에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신고하게 돼있었는데 지금은 기준이 바뀌었고, 이미 갖고 있던 주택의 가액이 상승한 부분과 건물 매각 후 시세 차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마치 재산이 증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2004년과) 다름없다"고 답했다.

"재산 증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다를 바 없어"

정연욱 논설위원은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주민투표를 적극 지지했는데 이제는 당 차원에서 '맞춤형 복지'가 당론으로 확정됐다"며 "한 두달 사이에 너무 빨리 움직였다, 시류에 따라 원칙이 바뀌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지금도 복지 수요의 확충에 따라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큰 원칙의 변화는 없다, 생활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도 단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다수의 서울시의원들은 11월부터라도 초등학교 5~6학년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의견인데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나 후보는 "대화하겠다"면서도 "내가 여기까지 양보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급식에 있어서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다는 요구가 더 많다는 점도 같이 놓고 논의하겠다"고만 밝혔다.

나 후보가 재건축 연한을 완화하는 방안과 1992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의 재건축 규정을 40년에서 20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것에 대해서도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나 후보는 "뉴타운처럼 개발 구역을 지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숫자적 규제를 폐지해 생활 개선을 위한 재건축은 합의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우려 때문에 강남권은 제외하고 노원, 강서, 도봉 등의 지역에 대해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성 측면'에 대해 "공공부문이 사업을 하는 것을 주민들에게 부담시켜왔는데 공공이 떠안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곧장, "공공이라면 SH 공사가 떠안는 것 아니냐, 부채를 줄이겠다는 공약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나 후보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박 후보의 재산에 대해 "보증금이 얼마냐", "종합 소득세는 냈나", "집 갱신은 언제했냐"고 코치코치 캐묻던 서정희 매일경제신문 경제부장은 나 후보를 향해서는 "동생들이 음악을 한다는데 악기를 무엇을 다루나", "본인은 무슨 악기를 다룰 줄 아나",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읽었나" 등의 질문을 했다. 그의 마지막 결론은 "나 후보는 콘텐츠가 많은 것 같다"로 끝이났다.

[직접 토론] "천안함 폭침 북한 소행이라 믿나?"...."10년 반성 없이 변화? 모순"

10일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각각 자리로 향하며 스치고 있다.
 10일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각각 자리로 향하며 스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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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순서는 후보자 간 직접 토론이다. 나 후보가 준비한 첫 번째 질문은 "박 후보 캠프에 참여연대 출신이 많은데, 천안함과 관련해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박 후보와 관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믿냐"는 것이었다. 박 후보는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 내가 참여연대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는데 참여연대가 한 일에 대해 내가 어떤 책임을 지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안보관은 투철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수했다.

이어 나 후보는 "양화대교를 현 상태로 둬서 전시행정의 사례로 둬야 한다고 했는데 80% 진행된 공사를 흉물스럽게 그대로 놔두는 것이 시장으로 할 공약인지 모르겠다"며 "정책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힐난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나머지 공사를 하는 데에만 100억 원의 돈이 든다, 아치 하나를 예쁘게 세우기 위해 투자해야 하나 시민들에게 판단을 구하고 싶다"며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사업조정위에서 계속 사업을 진행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질문 주도권은 박 후보에게로 넘어갔다. 그는 나 후보에게 "이명박-오세훈 시장 10년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변화를 얘기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어떤 변화를 만들겠냐"고 물었다.

나 후보는 "10년간 시정에 비판해야 할 점도 물론 있지만 이명박 시장은 대중 교통체계를 혁신했고 오세훈 시장은 공기의 질을 깨끗하게 바꿨다"며 "내가 말하는 변화는, 생활 시장과 공감시장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했다는 점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시민단체 후보보다는 갈등을 조정하는 내가 더 적합하다"며 자신의 후보 적합성을 강조했다.

2시간 동안 치열하게 논박이 이어진 토론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나 후보의 '차별화' 전략은 계속됐다. 그는 "박 후보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지만 정치를 부정하는 안철수 바람과 함께 왔지만 또 야권단일화 바람을 통해서 민주당·민주노동당과 같이 가고 있다"며 "본인 아이디어를 공동정부에서 실현할 수 있을지, 야권단일화는 자기 부정이 아니었나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책임 있는 변화를 위해 나경원이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박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야권통합단일후보를 원했다,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80% 이상인 상황에서 이 분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동시에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감당하고자 한다"며 "늘 낮은 곳에서 시민들의 말을 듣고 전문가 의견을 받아들여서 소통을 제대로 하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서울시 만들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1신: 10일 오후 2시 26분]
나 "남의 힘으로 지지율"... 박 "권력에 취한 10년"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간의 첫 대결이 펼쳐진 관훈토론회는 처음부터 바짝 날이 서 있었다.

10일 오전 10시, 토론회 모두 발언에 나선 나 후보는 박 후보를 비판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서울의 미래, 넓게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바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무슨 무슨 신드롬이다, 무슨 무슨 단일화다 하며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린 '부채 시장'을 뽑느냐, 자력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책임시장'을 뽑느냐의 선거"라며 차별을 꾀했다. 이어 나 후보는 "불안한 동거 속에 여기저기 눈치 보는 '정치시장'을 뽑느냐, 오직 서울시민만 바라보고 정책으로 승부하는 '실천시장'을 뽑느냐의 선거"라고 덧붙였다.

'책임 정치'를 강조한 나 후보는 "정치를 비판하던 시민사회 세력이 기성정당과 손잡고 자리를 나누고, 권력을 나누어 도대체 서울을 어디로 끌고나갈 수 있을지 서울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며 "시민단체는 시민단체일 때 빛나는 것이지 정치권력에 뛰어들었을 때 이미 그 순수성은 훼손되고 만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가짜변화'를 부르짖는 선동세력으로부터 서울시를 지키고 진짜 변화를 통해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며 "행복한 도시 서울의 '진짜 변화'를 위한 '진짜 시장' 나경원을 기대해 달라"며 기조발언을 마쳤다.

나 "진짜 변화로 살기좋은 서울"... 박 "따뜻한 예산부터 만들 것"

1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경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자질검증에 관한 상호토론을 벌이고 있다.
 1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경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자질검증에 관한 상호토론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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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철학과 한 시대에 대해 얘기해봤으면 한다"는 박원순 후보도 지난 서울 시정 10년을 비판하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개발과 성장이 제 역할에 한계를 드러냈을 때 우리는 독주를 멈추고 사람과 소통, 공동체의 새로운 청사진을 설계했어야 했다. 지난 한나라당 서울시장 10년이 아쉬운 것은 바로 그 점"이라며 "사람과 변화를 위해 나아가아 할 때 전시와 권력에 취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후보는 "시민이 원하는 것은 변화다, 사람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박원순은 전국을 돌며 새로운 도시의 모델과 설계도를 변경하고 사람에 이로운 계획을 수립해 왔다,이제 서울을 위해 제대로 일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장이 된다면 첫 번째 일은 서민의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11월 초 내년 예산을 조정해 따뜻한 예산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분노의 수렴과 재미의 창출, 자발적 참여와 진심의 협력, 수평적 네트워크와 연결 지성, 이 모든 것이 한달 만에 벌어진 새로운 변화"라며 "'새로운 서울, 박원순이 하면 다르다'는 이 과정에서 나온 슬로건이다"라며 토론 기조발언을 마쳤다.


태그:#박원순, #나경원,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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