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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6일 오전 9시 5분]

지난 8월 8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진보대통합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8월 8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진보대통합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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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이 최종 부결됐다. 진보신당의 통합안 부결에 이어, 민노당도 참여당과의 통합안을 부결시키면서 진보통합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민노당은 25일 서울 성북구민회관에서 임시당대회를 열고 참여당과의 통합 여부를 물었다. 재석 대의원 787명 중 "5.31 최종합의문에 동의한 국민참여당이 통합 대상임을 확인한다"는 안건에 찬성한 대의원 수는 510명(64.8%)이었다. 의결 정족수인 2/3(525명)에서 15명이 부족했다. 

각각 5명씩 진행된 찬반 토론은 팽팽했다. 특히 권영길 민노당 의원은 직접 반대토론에 나섰다. 권 의원은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영세·강기갑 전 대표와 함께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반대파 "김주익의 비극이 언제 일어났나"

권 의원은 이날 "민주노총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의 뿌리가 날라가서는 안 된다"며 "참여당과 선통합이 이뤄지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당과 통합하면 (통합 진보정당이 아닌) 또 하나의 진보정당이 생긴다, 범좌파 정당을 결성하자는 움직임이 있고 또 현실화될 수 있다"며 사회당·진보신당 강경독자파의 통합 움직임을 거론했다.

권 의원은 참여당 핵심 인사들이 참여정부를 이은 이들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김주익이 목을 매 죽고 농민 전용철이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은 비극이 언제 일어났냐"며 "김주익 열사의 죽음 앞에서 '죽음으로 투쟁하는 역사는 지났다'고 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이어진 수많은 열사의 비극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하는가, 용서는 해도 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사실상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신상발언을 자청해 "오늘의 결정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와 충돌한다"며 "배타적 지지 없는 당과 함께 할 수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찬성 측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한 대의원은 "진보대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사단이 난 것은 4일 진보신당 대의원 대회였다"며 "기다린다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 (참여당과 통합이 안 된다면) 민노당은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참여당과의 통합하는) 당론을 결정하면 분열되고 찢어진다는데 그것은 틀린 말"이라며 "분열은 당 결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분열이 되는 것이다, 당론이 어떻게 결정이 나든 그에 따르면 분열되지 않는다, 진보의 가치는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찬성 토론자로 나선 정성희 최고위원은 "해방 이후 진보정당 통합이 실패해 미군정의 혹독한 탄압을 받았다"며 "우리는 제대로 된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여당과의 선통합을 우려하고 있지만 방식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며 "(민주노총 등이) 분열될 것이라는 것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격렬했던 토론만큼이나 당내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표결에서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현역 의원 4명(강기갑·권영길·곽정숙·홍희덕)은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했다. 당내·외의 비판에도 참여당과의 통합을 강하게 추진했던 이정희 대표의 리더십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셈이다.

그러나 당대회 결론이 곧장 이 대표의 거취 논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안도 없는데다, 참여당과 통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다수'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참여당과 통합을 반대해온 비당권파 역시 이 대표의 사퇴까지는 바라지 않고 있다.

이 대표도 앞서 개회사에서 "오늘 어떤 결론에 이르더라도 우리 모두의 길로 받아들이자"며 "당대표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그것이 무엇이든 당원들의 결정에 복종하고 결정을 이행하는 것이다, 그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당 "안타깝지만 존중한다"

게다가 진보정당의 '통합' 노력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민노당 당대회 결정으로 인해, 참여당은 진보통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민노당과 노회찬·심상정·조승수 등 진보신당 내·외의 통합세력은 함께 통합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조승수 전 대표, 노회찬 상임고문, 심상정 상임고문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노력은 중단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개최된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안건이 무산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새통추 참가 동지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진보정치세력, 민중운동세력이 흩어지지 않고 진보대통합을 통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조승수 전 대표, 노회찬 상임고문, 심상정 상임고문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노력은 중단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개최된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안건이 무산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새통추 참가 동지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진보정치세력, 민중운동세력이 흩어지지 않고 진보대통합을 통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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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보통합을 새로운 당의 진로로 삼고 꾸준히 추진해온 참여당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당은 이날부터 10월 1일까지 민노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일단, 참여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노당의 결정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백만 참여당 대변인은 "참여당과의 신설합당을 위해 노력해 주신 민노당의 당원, 대의원, 지도부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보대통합은 국민의 요구이자 민중의 염원이다, 참여당은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참여당은 정당개혁과 정치혁신, 그리고 2012년의 의회권력교체와 정권교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진보통합,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민참여당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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