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폭로한 'MB정부 실세 스폰서 의혹'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들로 번지고 있다.

이국철 회장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이 일본을 방문할 때 총리실에서 연락이 와 도쿄 현지에서 접대했고, 임재현 비서관은 강남 술집에서 몇 차례 접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2일 여러 언론매체들과 함께한 기자간담회에서 똑같은 주장을 폈다.

하지만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 회장을 잘 모르고, 접대받은 적도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고, 임재현 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은 "한 차례 만나 술을 마셨다"고 해명했다.

이국철 "일본 법인장이 500만 원 정도 접대"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자료사진).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자료사진).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 회장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MB정부의 핵심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게 접대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 회장은 "국무총리실이 SLS그룹 계열사의 일본 법인장에게 전화를 해서 '박영준 차장이 일본에 출장을 가니까 식사와 향응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저는 박영준씨를 잘 몰랐는데 계열사 사장들이 '현 정권 실세니까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일본 법인장이 도쿄 현지에서 수행하면서 밥사고 술 샀다"고 주장했다.

박영준 전 차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을 때 일본 도쿄 현지에서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재직했다.

- 국무총리실의 누가 일본 법인장에게 전화했나?
"일본 법인장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다만 나에게는 '국무총리실'이라고만 했다."

- 누구한테 전화왔는지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국무총리실에서 이렇게 연락왔다'고만 보고했다."

- 접대에 들어간 비용은?
"500만원 정도 된다."

- 당시 접대했다는 증거가 있나?
"카드 영수증을 다 보관하고 있다."

- 그 이후에도 스폰은 계속 됐나?

"그때 한 번뿐이었다. 저는 박영준 전 차관을 잘 모른다."

이 회장은 22일에도 "박영준씨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시절 총리실에서 연락이 와 '박 차장이 일본 출장을 가니 밥 사고 술 사고 접대하라'고 해서 일본법인에서 500만 원대의 술과 식사 등을 접대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영준 "이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일본서 접대받은 적 없어"

하지만 박영준 전 차관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국철 회장은 나와 일면식도 없고 일본에서 접대받은 적도 없다"며 "국무총리실에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전화한 사람을 밝혀라"라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내가 국무차장 시절에 한일총리회담 등을 수행했는데 총리를 밀착해서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잠시도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내가 500만원어치의 접대를 받을 수 있었겠나?"라고 접대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박 전 차관은 "내가 민간기업에서 9년 동안 일해보니 대기업 해외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술먹고 (정부 인사 등) 다른 사람과 술을 먹었다고 본사에 영수증을 청구하는 경우를 봤다"며 "내가 (공직에 있을 때) 43개국을 돌아다녔는데 (해외에 만난 사람들에게) 고생한다며 다 밥을 샀다"고 강조했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이 악에 받쳐 아무나 끌고 들어가려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국무총리실에서 전화한 사람 등) 다 까보자"고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의 한 핵심측근도 "재보선도 얼마 안남았는데 박 전 차관 등 정권 인사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그런 점에서 빨리 검찰에서 수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오랫동안 보좌했다. 그는 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총괄팀장과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냈다. '왕차관'으로도 불렸던 그는 MB정권 핵심실세로 평가받았다.

"룸살롱에서 몇 차례 접대"... 임재현 "신재민 소개로 한 번 만나"

이국철 SLS그룹 회장(자료사진)
 이국철 SLS그룹 회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또한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날 임재현 비서관을 만나기 시작해 몇 차례 술집에서 만나 접대했다"며 "신재민 전 차관이 임재현 비서관 등에게 준다고 총 5000만 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임재현 현 정책홍보비서관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7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해 '그림자 측근'으로 꼽힌다. 올초 대통령실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수행비서)에서 정책홍보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2007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강남에서 술을 한 잔 하고 있는데 밤 11시엔가 신 전 차관이 술자리에 합류해 당선 축하 파티를 열었다"며 "이어서 이 대통령의 수행비서였던 임 비서관도 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술도 먹고 향응도 즐겼다"며 ""이후 강남의 한 호텔에 있는 룸살롱에서 임 비서관을 몇 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11월엔가 코엑스에서 대통령 주재 무역진흥회의가 열렸다"며 "내가 (회의석상의) 제일 끝에 있었는데 임 비서관이 나를 알아 보더니 행사 진행자에게 얘기해서 나를 제일 앞으로 배치해 줘 제일 먼저 이 대통령과 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쟁쟁한 그룹 회장들도 있는데 중견 그룹의 오너를 제일 끝에서 제일 앞으로 배치한 걸 보면 임 비서관이 힘을 쓴 것 같다"며 "당시 YTN에서 촬영한 동영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재현 비서관은 "신재민 전 차관의 소개로 술자리에서 이 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며 "이 회장은 몇 차례 만났다고 주장하는데 딱 한 번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임 비서관은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신재민 전 차관이 맥주 한 잔 더 하자고 해서 술자리에 따라 갔다가 이 회장을 만났다"며 "하지만 (이 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비서관은 "신 전 차관과 친한 사이지만 상품권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신 전 차관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을 건네받은 적이 없다"며 '상품권 수수 의혹'을 일축했다.

임 비서관은 "무역진흥회의 때 이 회장을 맨앞으로 배치했다는 주장도 말이 안 된다"며 "그때 그분이 와 있길래 1년 만엔가 인사한 적은 있다, 하지만 장관과 경제5단체장이 오는데 내가 어떻게 그분을 맨 앞으로 배치할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임재현 비서관 등에게 줘야 한다고 해서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 때 각각 3000만 원어치와 2000만 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 총 5000만 원어치 상품권을 건넸다"며 "그 상품권이 임 비서관 등에게 갔는지 안갔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태그:#임재현, #이국철, #신재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