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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중동' 마음이 편치 않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밀어붙인 오세훈 서울시장 때문이다. 특히 투표율이 33.3%가 나오지 않으면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하는 바람에 머리까지 아프다. 문제는 33.3% 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시장직 걸기를 통해 33.3%가 넘을 것 같았다면 23일자 1면과 인터넷판 메인 화면을 이렇게까지 장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일보> 23일자 1면 머릿기사는 <現 한국사 교과서 안보의식에 악영향>이고, 42년 철권통치 막을 내리고 있는 리비아 최고 지도자 카다피 사진을 큼직하게 실었다. 내일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일지만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2면도 카다피가 기사로 채웠을 뿐이다. 3면에 가서야 <"오세훈案(단계적 무상급식) 찬성 훨씬 많은데"… 투표율에 속타는 與> 등 주민투표 기사를 다루었다.

 

인터넷판인 <조선닷컴> 기사 배치도 비슷하다. 23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메인화면 머리기사는 주식관련 기사다. 그리고 종이신문 지면처럼 리비아 최고지도자 카다피 몰락을 집중 실었고, 그 옆에 '무상급식 주민투표' 기사를 묶음으로 배치했다.

 

<중앙일보>도 <카다피 운명은…> 기사를 머릿기사로 실었고, 옆에 <좋든 싫든 모두가 뛰어든 오세훈 전쟁>을 배치하고, 2~3면에서 보도해 <조선일보>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오세훈 일병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판인 <조인스닷컴>도 메인화면 머리기사를 모기에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3단에 배치했을 뿐이다.

 

<동아일보>는 내일이 주민투표일인지 모를 정도로 주민투표에 인색했다. <[카다피의 종말] 카다피, 끝났다>를 머릿기사로 배치하면서 3면까지 리비아 사태를 통으로 실었다. 4면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보도했다. 

 

<조선닷컴>과 <조인스닷컴>은 그래도 주민투표 관련 기사를 '묶음'으로 배치했지만 <동아닷컴> 메인화면에는 자세히 살펴야 찾을 수 있다. <동아일보>의 패배감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왜 조중동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지면과 인터넷에서 외면할까. 특히 '오세훈 일병 구하기'에 온 힘을 다했던 조중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다. 특히 <조선일보>는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건 다음 날인 22일자 1면 머릿기사 제목은 <"투표율 3~7%P 오를수 있을것"… 여론조사기관 분석 野는 "상승효과 없다">였고, 오 시장 눈물 사진을 큼직하게 배치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조선일보>는 23일자 18면에 <"반드시 투표하겠다" 32.7%(19일) → 33.1%(22일) … 기자회견 후 0.4% 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하루만에 1면에서 18면으로, 3~7%가 0.4%로 바뀐 것이다.

 

만약 0.4%가 아닌 5~7% 결과가 나왔다면 카다피를 제치고 1면을 장식하고, 인터넷판 역시 메인화면에 도배하며 '오세훈 일병 구하기'에 올인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바람은 바람일 뿐 현실은 냉혹했다. 주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조중동도 기대를 접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뷰에 실립니다. 


태그:#조중동, #오세훈,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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