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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피아골 입구 불락사(佛樂寺).

 

이곳은 피아골 자락을 그렇게 들락거렸는데도 한 번도 들러보질 못했던 절집입니다. 피아골에 가다가 "어~, 저기에도 절이 있네."하고 지나쳤지요. 무심한 마음이 관심을 앗아버린 거죠.

 

무심에는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이곳은 개인이 지은 절집입니다. 휴봉 석상훈 주지스님이 하동 쌍계사에 있다가, 창건해 옮기셨더군요. 석상훈 스님이 불락사로 오기까지 사연이 있습니다.

 

불락사는 불교 음악의 성지라더군요. 왜냐? "주지 스님이 불교 음악 진흥을 위해 창건해, 진감국사께서 불교음악을 창시한 국사암을 기틀로 불교음악 재 부흥을 기치로 불락사에서 전통 불교음악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락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산사음악회를 시작했고, 현재도 전통음악만으로 구성된 산사음악회를 매년 개최 중입니다. 그래서 특이하게 '대웅전'으로 부르지 않고 '법고전'이라 부릅니다.

 

평상시 불락사에는 고요가 진하게 깔렸습니다. 음악이 흘러야 비로소 생명의 소리가 웅장하게 나는 이치를 닮았더군요. 불락사에 계시는 분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 주시더군요. 저도 요건 처음 알았습니다.

 

"개인이 지은 절집은 개인 소유로 알지만 절에 따라 다르다. 이곳은 석상훈 스님이 지어 조계종에 기부체납한 상태다. 소유주는 조계종이다. 대신, 조계종에서 주지를 임명하지 않고, 3대까지 제자에게 대물림이 가능하다."

 

주변 볼거리는 불락사 위쪽으로 불락폭포가 있습니다. 폭포 위치가 높아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깊습니다. 찾는 사람이 드물어 참선하기에 적당하더군요.

 

참, 불락사 볼거리로 견공이 있습니다. 진도 보는 재미가 '솔찬'합니다. 속담에 이런 말 있죠. '서당깨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절을 지키는 견공들 불심도 대단합니다.

 

녀석들은 주지스님 뒤를 졸졸 따라 다닙니다. 스님이 내쳐야 다른 곳을 어슬렁거립니다. 한 마리는 언제 어느 때 사람을 물지 몰라 집에 갇혔더군요. 사람을 무는 등 성질을 헤프게 쓴 인과응보였습니다. 어느 새 어슬렁거리던 견공 한 마리가 사려졌습니다.

 

"저 앞 산 위를 봐라!"

 

손가락 가리키는 곳을 봤더니, 아 글쎄 견공에 바위에 자리를 틀었더군요.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산 바위에 앉아 정진(?)한다더군요. 그 모습에 위엄이 스며 있더군요. 견공의 위엄을 보면서 잠시 잃은 자신의 위엄을 되찾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불락사, #석상훈 스님, #산사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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