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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와 연계해 시장직을 내걸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시장직 연계'를 발표한 21일 기자회견장에서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오 시장의 기자회견을 생방송으로 본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 시장이 눈물로 세상을 속이려 한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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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상급식과 관련한 오 시장의 행보를 꾸준히 비판해 온 그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장직을 건 것은 주민투표가 정책투표가 아닌 정략적인 투표임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며 "오 시장이 '시장직'을 왜 베팅 찬스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오 시장의 결정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형성돼 있고, 야당은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오세훈 동정론'이 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오히려 투표에 참여해 반대하려던 사람들이 '투표율 자체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오 시장이 이 점을 명확히 알려줬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그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예고편이 방영됐고, 본방은 정도가 지나쳐 시장직 베팅이 투표율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틀 후인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되기 전까지 민주당은 '투표를 안 해야 아이들 밥상이 지켜진다'를 기조로 이 점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 최고위원은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에서도 무상급식을 하는데 재정 자립도 1위인 서울에서 왜 무상으로 밥을 못 먹이냐, 오 시장은 인색하게 굴지 말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눈물로 세상 속이려는 오 시장... 눈물의 호소가 아닌 눈물의 연기"

다음은 이인영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오세훈 시장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기자회견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인가.
"눈물로 세상을 속이려 한다는 생각이다. 왜곡된 신념이 세상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만드는가에 대한 것이다."

- 시장직을 건 것 자체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서울시민에 대한 협박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정책 투표가 아니라 정략적인 투표라는 걸 자기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시장직을 걸고 투표를 호소한 것으로 법적으로 명백한 불법 투표운동이다."

- 구도로 보자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시장직을 내건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고, 민주당 등 야당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립된 오세훈에 대한 동정이 작용하지 않을까.
"고립된 이미지를 통해서 동정심을 유발한다는 것 자체가 진심·진정 이전에 계산·정략·노림수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오히려 투표율 33.3%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던 사람들 즉, 투표에 참여해서 반대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투표율 자체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 시장이 이 점을 명확히 알려준 것이다.

어제 트위터 등에서는 아이들 밥 먹이자고 눈물로 호소하는 시장과,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 먹이면 안 된다고 눈물로 얘기하는 시장이 대비돼 버렸다. 눈물의 호소가 아니라 눈물의 연기라고 보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분란을 야기시켜 당황하게 만들었다. 오세훈 시장의 자충수다. 다른 건 몰라도 애들 밥 먹는 문제를 갖고 이러면 되냐는 시민들의 선량한 판단·착한 거부와 더불어 시장의 도박에 대한 문제다.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거는 것을) 왜 베팅 찬스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재정자립도 1위 서울에서 왜 무상으로 밥 못 먹이냐, 인색하게 굴지 말라"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최고위원(맨왼쪽)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사실상 투표운동을 한 것"이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거나 '투표율 33.3%'를 언급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고, 시장직을 담보로 투표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불법 투표운동"이라고 주장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최고위원(맨왼쪽)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사실상 투표운동을 한 것"이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거나 '투표율 33.3%'를 언급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고, 시장직을 담보로 투표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불법 투표운동"이라고 주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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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은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자체적으로 조사를 안 해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2%~35%쯤 나오고 있다. 응답자들이 모두 투표한다고 하면 투표율(투표함을 열 기준인 33.3%)이 찰랑찰랑하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반드시 투표한다고 응답한 분들이 반드시 투표하는 건 아니다. 또, 평일에 투표하는 재보궐 선거를 봤을 때 투표율이 28%에서 30% 정도가 된다. 투표율이 30%를 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주민투표가 처음 있는 일이라 명확한 투표율을 단정할 수 없다."

- 시장직 내건 것이 투표율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나.
"이미 예고편 방영됐고, 본방이 지나쳐서 영향이 크진 않을 것 같다. 1~2% 정도로 예상한다."

- 벌써 10·26 재보선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 얘기할 때가 아니다."

- 투표일인 24일 전까지, 민주당의 대응은.
"지금까지 해 왔던 기조대로 차분하게 일관되게 갈 것이다. 투표를 안 해야 우리 아이들의 밥상이 확실히 지켜지는 것임을 더 분명히 할 것이다. 지방 얘들은 다 먹이는데 왜 서울 애들은 못 먹이냐를 얘기해야 한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에서도 하는데 자립도 1위인 서울에서 왜 무상으로 밥을 못 먹이냐, 오 시장은 인색하게 굴지 말라고 강조할 것이다."


태그:#오세훈 , #무상급식, #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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