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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가는 길. 계곡 따라 숲길이 이어진다.
 태안사 가는 길. 계곡 따라 숲길이 이어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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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가 잦으면서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보다. 긴 여름을 버텨내려면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꼭 해야겠다. 무더위를 식히는데 물놀이는 단연 으뜸이다. 그 중에서도 숲속 계곡에서 하는 물놀이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하루 종일 물놀이만 할 수 없는 일. 다른 뭔가와 어우러져야 물놀이도 더 흥이 난다. 여행의 재미도 배가된다.

전남 곡성의 동리산 자락 태안사는 물놀이와 어우러질 수 있는 절집이다. 숲이 깊어 고즈넉하다. 오랜 역사로 볼거리도 많다. 절집으로 가는 숲길도 아름답고 숲길 따라 이어진 계곡도 시원하다.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태안사에 있는 광자대사의 탑과 부도비. 보물로 지정돼 있다.
 태안사에 있는 광자대사의 탑과 부도비. 보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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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연못. 여느 절집과 구별되는 풍경이다.
 태안사 연못. 여느 절집과 구별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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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는 신라시대 혜철선사가 세운 절집이다. 참선 중심의 수행도량인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연유로 태안사는 선방 수좌의 수행터가 됐다. 지금도 불법을 닦으며 수도하는 스님들이 사는 곳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문화유적도 많다. 광자대사의 탑(제274호)과 부도비(제275호)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광자대사는 절을 창건한 혜철스님의 제자로 고려 때 당우를 지어 태안사를 큰 절로 만든 스님이다. 혜철스님의 부도(제273호)와 부도태안사동종(제1349호), 바라(제956호)도 보물이다.

절 앞에 있는 연못은 태안사가 다른 절집과 구별되는 풍경이다. 연못 가운데에 3층 석탑이 서 있고,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가 멋스럽다. 가까운 사람의 손을 잡고 연못을 한 바퀴 돌아보면 운치 있다.

태안사 계곡과 능파각. 절집으로 가는 계곡에 걸쳐 있다.
 태안사 계곡과 능파각. 절집으로 가는 계곡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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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입구에서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능파각도 다른 절집과 차별화된 풍경이다. 태안사의 오래된 목조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태안사의 명물이다.

능파각은 절집으로 가는 누각식 다리다. 다리 밑으로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물소리도 청량하다.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누각 옆으로 배롱나무가 피워낸 붉은 꽃도 아름답다.

태안사 숲길. 고즈넉한 멋이 묻어난다.
 태안사 숲길. 고즈넉한 멋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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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가는 길. 계곡과 숲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태안사 가는 길. 계곡과 숲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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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로 들어가는 길도 고즈넉하다. 절집으로 가는 길이 숲터널을 이루고 있다. 구불구불 흙길이 2㎞ 정도 이어진다. 소나무와 고로쇠나무, 편백나무 등으로 빽빽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길도 아니다.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걷기에 그만이다.

산사로 가는 길이어서 더 운치가 있다. 쉬엄쉬엄 걷다보면 금세 몸도 마음도 차분해진다. 상쾌한 피톤치드 향도 느껴진다. 바람소리에서도 호젓함이 묻어난다.

계곡은 그 길을 따라 이어진다. 계곡물도 맑고 깨끗하다. 깊거나 험하지도 않아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아직까지 찾아드는 발길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태안사의 매력이다.

절 입구에 '국토서시'로 널리 알려진 조태일 시인의 문학관도 있다. 1999년 작고한 시인의 목소리와 발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다.

태안사 계곡. 깊지 않아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태안사 계곡. 깊지 않아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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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일 시문학관. 태안사 가는 길에 있다.
 조태일 시문학관. 태안사 가는 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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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에는 태안사계곡 외에도 이름난 명소들이 많다. 섬진강변을 따라 달리는 증기기관열차와 레일바이크는 차치하더라도 심청이야기마을과 섬진강천문대도 있다. 가정마을, 두계마을, 봉조마을 등 농촌과 산촌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도 부지기수다. 하나하나 따로 따로 찾아가도 좋은 곳들이다.

곡성읍내에서 가까운 도림사 계곡도 좋다. 너른 반석이 많아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반석에는 또 옛 시구(詩句)가 새겨져 있다. 구한말 선비들이 새겨놓은 것이다. 계곡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하나하나 글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섬진강변 호곡나루터에서 옛날 강변마을 주민들의 교통수단이었던 줄배를 타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시간이 허락하면 섬진강을 품고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재밌다. 해진 뒤 섬진강천문대에 가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아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색다른 체험이다.

섬진강천문대. 우리나라 천문대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섬진강천문대. 우리나라 천문대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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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태안사는 전라남도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에 있다. 호남고속국도 석곡 나들목에서 18번국도 따라 압록 방면으로, 목사동면 지나면 오른쪽으로 태안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우회전, 840번 지방도를 따라 10분 정도 가면 태안사 입구에 닿는다.



태그:#태안사, #능파각, #숲길, #태안사계곡,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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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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