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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가 끝난 무렵인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솔이텃밭. 구획별로 정리된 텃밭의 작물들은 잦은 장맛비를 견디지 못하고 열매와 줄기 등에 생채기를 입은 채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원래의 제 모습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솔이텃밭은 송파구의 도시농업조례에 근거해 작년 8월에 송파도시농업지원센터를 개소하였고, 1700여평의 텃밭에 250개 구획으로 나눈 개인텃밭분양은 인터넷을 통한 선착순분양 마감되었다. 단 4초 만에. 텃밭을 분양받지 못한 구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제2의 텃밭도 계획중이라고 한다.

솔이텃밭은 송파구로부터 위탁관리를 맡은 (주)그린플러스에서 하고 있다. 5월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고, 11월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백혜숙 대표는 누구나 쉽게 친환경 도시농업을 할 수 있도록 텃밭농사에 필요한 퇴비 등의 자재를 비롯해서 농사법과 재배기술서비스 및 각종 텃밭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취약계층에서 추가로 직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사회적기업의 취약계층 일자리창출이 도시농업에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수익모델은 주로 자재보급을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서울시와 함께 상자텃밭 1만5천개를 보급하는 사업을 끝마쳤다. 하반기에는 3천개를 보급할 예정이다. 교육사업도 활발히 진행중으로 서울지역의 인력개발센터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텃밭교육을 진행중이며 초중고등학교 및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텃밭교육도 예정하고 있다.

"현재 4명을 텃밭강사로 채용했고 나머지는 프리랜서로 20여명이 활동 중이다. 강사들마다 개인특기를 살릴 수 있는 특화된 전문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실력이 검증된 분들이 활동을 한다."

백 대표는 친환경도시농업이 제대로 되려면 표준화된 자재 공급이 되어야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예측가능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흙, 퇴비, 병충해자연농약 등을 직접 공급하고 있으며 채소안전성에 대해서도 서울 25개구에 보급한 상자텃밭에서 수확한 상추를 채취하여 한국농식품인증원에 병원성미생물, 중금속을 중점으로 안전성 실험을 의뢰해 놓았다. 또 작물의 오염원이 될 수 있는 흙 검사도 같이 실시한다고 밝혔다.

외국의 도시농업이 지역별 환경에 따라서 그린존(green zone)과 레드존(red zone)으로 텃밭구역을 지정하고 재배작물도 환경에 맞는 작물을 권장하는 경우처럼 구(區)별로 재배한 작물의 안전성검사는 환경적으로 취약한 도시에서 수확한 채소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플러스 백혜숙 대표는 도시농업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도농상생의 농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린플러스 백혜숙 대표는 도시농업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도농상생의 농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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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보급 후에 사후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보급 후에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7월에 1차로 끝났으며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2차 모니터도 실시한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에 4만여개의 상자텃밭이 보급되었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까지 해도 서울 인구의 1% 남짓이라서 아직까지 더 확대해야 될 상황이고, 재농사가 가능하도록 흙(퇴비)과 모종 등을 재보급 할 것이다. 문제는 그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느냐 지자체에서 하느냐의 문제인데 앞으로 더 논의해봐야 할 부분이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버리는 텃밭보급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도록 하기위해 자치단체의 지원과 함께 시민들의 도시농업에 자발적인 참여인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 전업농(농촌) 입장에서는 도시농업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부분도 있다.
"도시농업이 환경 부분, 로컬푸드까지 확대될 경우에 전체 국토를 놓고 봤을 때도 도시에서는 특수작물이나 과실수는 어렵다. 잎채소 정도 길러 먹으면서 식생활이 바뀌고 수입농산물을 멀리하면서 우리것에 대한 존재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도시농업이 확대되어도 전업농이 피해를 볼 경우는 없다. 오히려 식량자급률이 높아지고, 농촌의 특화농산물 구매가 더 이뤄지며 더 발전하면 CSA(시민지원농업)까지 연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도시농업은 농산물의 대량재배와 유통과 판매에 한계가 있기에 전업농을 위협하는 일은 없으며 오히려 도농상생의 농업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린플러스는 서울의 도시농업단체들과 네트워크 교류를 하고 있으며 경기도까지 포함해서 도시농업연대회의를 만들어서 정책 제안도 하겠다고 한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던 곳이 생태텃밭으로 바뀐 솔이텃밭은 인근주민들에게 여가를 즐길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쉼터에서 쉬고 있는 주민들.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던 곳이 생태텃밭으로 바뀐 솔이텃밭은 인근주민들에게 여가를 즐길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쉼터에서 쉬고 있는 주민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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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솔이텃밭을 만들면서 5톤 트럭 다섯대 분의 쓰레기를 치울 만큼 쓰레기 무단투기가 이뤄져서 환경과 미관상 좋지 않았다. 그러다 생태텃밭으로 바뀐 후로 인근의 주민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한다. 버스종점과 자전거도로와 연계된 텃밭의 위치 또한 접근성이 쉬운 도시텃밭이 잘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시민지원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시민지원농업은 농민과 소비자가 공동으로 농사에 대한 책임과 수확을 나누는 파트너관계를 말한다.



태그:#그린플러스, #솔이텃밭, #송파구, #로컬푸드, #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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