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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을 따주지 않아 포기진 상추를 골라 따다가..
 밑을 따주지 않아 포기진 상추를 골라 따다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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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하늘에 구멍이 난듯 쉼없이 퍼붓던 장맛비가 주춤한 틈을 타서 엄마랑 아랫밭에 내려가 팥 모종을 하우스 안에다 옮겨 심었다. 태풍 메아리와 집중호우 때문에 쓰러진 고추를 다잡아주는 등 윗밭에서 할일이 많아, 그간 아랫밭은 좀처럼 돌보지 못해 팥 모종이 웃자랐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안은 바람이 통하긴 했지만 비가 그친 뒤 지독한 습도에 불쾌지수는 더욱 치솟았다. 하지만 묵묵히 엉금엉금 팍팍팍 팥 모종을 심은 뒤 저녁에 먹으려고 상추를 조금 뜯었다. 밑을 따주지 않아 포기진 상추는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는데, 농약을 치지 않아 벌레가 맛나게 먹은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상추에서 폴짝거리던 청개구리가 엄지손가락으로 튀어올라 내려앉았다.
 상추에서 폴짝거리던 청개구리가 엄지손가락으로 튀어올라 내려앉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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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주머니의 카메라를 어렵게 꺼내 청개구리를 사진에 담았다.
 바지 주머니의 카메라를 어렵게 꺼내 청개구리를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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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는 착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청개구리는 착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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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벌레가 먹고 남긴 상추를 따다가 정말 반가운 청개구리를 보았다. 상추 위를 폴짝폴짝 뛰던 청개구리는 급기야 상추를 따던 손 위로 올라와 착 달라붙어서는 떨어질 줄 몰랐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주머니에 있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어렵게 꺼내 접사 모드로 멋진 포즈를 취한 청개구리를 찍어봤다.

옛날에는 비가 오면 논둑이나 길은 물론 집안에서도 청개구리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청개구리 한 마리 보기 힘든 세상이라서 말이다. 온갖 개발에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심에 금개구리처럼 언제 멸종위기종이 될지 모르니 말이다.

아참 요즘 도시 아이들도 참 불쌍하다. 비 오는 날 개골개골 거리는 개구리 노래소리 조차 듣지 못하고 자라나니 말이다.

손등으로 올라온 청개구리
 손등으로 올라온 청개구리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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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 현창체험 생태학습이란 말을 하던데, 요즘은 개구리 노래소리 조차 들을 수 없는 세상이다.
 자연친화 현창체험 생태학습이란 말을 하던데, 요즘은 개구리 노래소리 조차 들을 수 없는 세상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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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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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상추, #청개구리,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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