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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해야할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이 불출석하면서 증인석 의자는 빈 채 명패만 남아 있다. 조남호 회장 증인석 오른쪽에는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증인 불출석 2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해야할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이 불출석하면서 증인석 의자는 빈 채 명패만 남아 있다. 조남호 회장 증인석 오른쪽에는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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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해야할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도 전원 불참하면서 청문회는 무산되었다.
▲ 한나라당 의원 전원 불참 2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해야할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도 전원 불참하면서 청문회는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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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낮 12시 10분]

한나라당-조남호 불참으로 청문회 무산돼... 민주당 "조남호 회장 고발조치"

국회 환경노동위의 '한진중 청문회'가 결국 무산됐다.

29일 오전 10시 청문회가 열리긴 했지만 핵심 증인인 조남호 한진중 회장은 물론이고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전원 불참하면서 청문회는 시작 1시간여 만에 끝이 났다.

이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조남호 회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다음에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조 회장의 고발 조치를 의결해 달라"며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청문회가 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이재용 한진중 사장에게 조 회장의 불출석문제를 강하게 따졌던 정동영 의원도 "국회를 무시하는 조 회장을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의원의 불참 사유를 물고넘어졌다. 그는 "여야가 만장일치로 청문회에 합의한 것은 정리해고문제 때문이었다"며 "한진중의 정리해고가 정당한지 부당한지를 조남회 회장에게 직접 들어보자는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그런데 한나라당은 노사가 합의했으니까 국회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전원 불참했다"며 "하지만 경찰 2000명과 수백명 용역의 공장 포위, 회사측의 '54억원 가압류 손배소송' 협박, 지회장 등 지도부 형사고발 등 겁박상태에서 불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노조가 조합원들의 의결을 생략한 채 (합의내용을) 팩스로 알렸는데 이것도 겁박상태와 무관하지 않다"며 "불충분한 상태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노사합의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은 청문회의 핵심 쟁점인 '정리해고의 타당성 문제'와 관련 "경영상 긴박한 이유로 400명을 정리해고했는데 정리해고한 다음날 조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현금 등 200억 원대의 배당을 실시했다"며 "이것이 대기업 재벌의 윤리이고 고통분담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재용 한진중 사장과 박유기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최우영 한진중 노조 사무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열릴 예정인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진중 해고자들과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열릴 예정인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진중 해고자들과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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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9일 낮 12시]

"한진중 사태 마무리? 복직된 노동자 한 명도 없다"

홍미혜씨가 결국 국회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의 남편은 지금 한진중공업(이하 한진중) 영도조선소 크레인 85호에 있다.


"애 아빠는 3일째 비가 오는 곳에서…. 비를 피할 곳도 없고, 화장실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 있다. 애 아빠는 강성노조가 아니다. 그저 배 만드는 일이 천직인 사람이다. 그저 일하고 싶을 뿐이다."


홍씨는 "큰 아이가 10살인데 '우리 아빠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회사 사람들이 아빠를 쫓아내려고 하느냐?'고 물었다"며 "부모로서 정말 할 말이 없었고 가슴이 아팠다"고 또다시 울먹였다.

"저희 애기는 아빠가 조선소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워한다. 그런 자랑스런 아빠를 지켜 달라. 퇴근할 때 아빠를 기다리고, 저녁을 같이 먹는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빠를 지켜 달라." 

"강제퇴거 집행, 재산 가압류 협박 속에서 한 합의가 정상인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부인 홍미혜씨가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부인 홍미혜씨가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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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의 한진중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29일 오전, 한진중 해고자와 가족대책위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노사합의를 성토하면서 '정리해고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진중 해고자인 권용상씨는 "전투경찰 2000여 명이 공장 밖에서 대기하고 법원의 집행관들이 강제퇴거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54억 원의 재산을 가압류하겠다고 협박하며, 지도부의 체포영장을 발부해 놓고 노사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며 "이게 정상적인 합의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권씨는 "합의는 됐지만 합의 후 달라진 것은 없다"며 "언론에서는 한진중 사태가 마무리 국면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복직된 노동자도 없고, 해결된 현안도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업무복귀를 얘기하지만 우리는 공장 안으로 못 들어가고 있다. 용역들이 진을 치고 공장을 봉쇄하고 있다.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겠다."

또한 가족대책위의 도경정씨는 "애기 아빠들이 할 수 없어서 크레인에 몸을 묶었을 때 그 마음, 해고자들에게 가압류가 들어와 힘들까봐 '동생, 먼저 내려 가라'고 하던 그 마음을 생각한다"며 "크레인 위에 있는 분들이 우리 가족"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오는 7월 2일이 우리 애의 생일인데 아빠와 (크레인 위에 있는) 삼촌들이 축하해주는 자리에서 생일파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노동자 한 명 한 명 꼭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한진중 문제는 인도주의문제, 인권문제라는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며 "2011년 대한민국은 백주대낮에 대재벌에 의해 인권유린이 자행되어도 좋은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쟁포로도 폭행, 협박, 모욕 등으로부터 보호되고 인도적으로 대우받는데 김진숙 지도위원 등은 먹고 자고 배설하는 최소한의 대우조차 못받고 있다"며 "이들의 인도적 요구는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지난 27일 밤 한진중 경영진에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라도 전기가 공급되어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회사는 '28일까지 선을 이어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전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김진숙 지도위원으로부터 고충과 인권유린 사태 등을 직접 듣고 어제(28일) 국가인권위 장향숙 위원에게 이 문제를 조사하도록 요청했다"며 "인권위 부산사무소장이 한진중 조사활동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정리해고된 170명의 1년 임금은 60억원 밖에 안 된다"며 "경제적 이유로 한진중 노동자의 일할 권리를 박탈하고, 노조를 말살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오늘 조남호 한진중 회장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회는 정리해고 문제 등과 관련 끝까지 재벌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며 "또다른 청문회를 추진하고 정기국회에서도 따져 정리해고가 완전히 철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남호 회장은 해외 출장으로 불참 의사를 밝혀왔다"

한편 국회 환노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2일 청문회 증인으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이재용 사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최우영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사무장을 채택한 바 있다.

국회 환노위의 한 관계자는 "조남호 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이번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노사가 합의했는데 청문회를 진행할 필요가 있냐'며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정리해고 문제를 더 따져볼 필요가 있어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진중 해고자-가족대책위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문회장에 올라간 정동영 의원은 이재용 한진중 사장에게 조남호 회장의 불출석을 따진 뒤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태그:#한진중 가족대책위, #김진숙, #정동영, #홍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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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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