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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 파케 회장을 프랑스 파리 오페라가에서 만났다. 그는 SM공연과 관련해 르몽드지의 기사도, 한국내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K팝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 밝혔다.
▲ 팬클럽 '코리안 커넥션' 막심 파케 회장 막심 파케 회장을 프랑스 파리 오페라가에서 만났다. 그는 SM공연과 관련해 르몽드지의 기사도, 한국내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K팝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 밝혔다.
ⓒ 박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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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원, 관광공사, SM 엔터테인먼트가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공연을 위해 프랑스 현지 젊은이들과 재외 공관을 오가며, 공연 섭외 및 홍보까지 도맡았던 '코리안 커넥션'의 회장 막심 파케(Maxime Paquet)씨의 수고를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코리안 커넥션을 일컬어 '프랑스 한류의 핵'이라고 일컫더라고요. 그동안 인터넷에서 산발적으로 존재하던 프랑스 내 한류 팬들을 조직화하고, 공식적인 자리로 이끌어 내는 데 코리안 커넥션이 큰 역할을 했지요.

막심 파케씨를 처음 본 것은 지난 5월 1일 SM공연을 하루 연장해 달라고 촉구하는 루브르 앞 플래시 몹 행사에서였습니다. 보는 순간 한국 출신 입양아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주책 맞은 감성이 동해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한국은 그를 키우지 않았지만, 그는 한류를 위해, 한국을 위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편하게 연락 할 수 있었습니다. 2살 때 프랑스로 입양돼, 현재 정보 분야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막심 파케(31)씨는 프랑스 수재들이 간다는 그랑제꼴 출신입니다. 16일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는 오페라가의 한 한식당에서 진지하게 노트북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막심을 만났습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 전문입니다. 먼저 공연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 이번 공연을 어떻게 보았어요?
"정말 대단했어요. 여러 장비들을 동원한 최고의 쇼였죠. 그리고 예술가(가수들)들은 최선을 다했고요."

- '코리안 커넥션'은 어떤 일을 하나요?
"코리안 커넥션은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임으로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관계를 촉진시키는 일을 합니다. 사실 K팝을 위해 결성된 협회가 아니었어요. 단지 한국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프랑스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레 K팝과 드라마, 즉 한류가 주류를 이뤘던 겁니다. 문화원 한국어 강좌도 코리안 커넥션이 주관하고 있어요." 

- 프랑스 젊은이들이 왜 K팝을 좋아하는 것 같은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일단 소녀들은 예쁘고, 소년들은 잘생겼죠. 그리고 가수 한 명이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룹 전체가 분위기를 만드는 스타일이라 노래와 춤이 주는 느낌이 강하고 스펙타클하죠. 더욱이 여러 '장식'들까지 가미돼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좋아요."

- 코리안 커넥션이 이번 공연을 위해서 한 일은요?
"공연 장소와 날짜 잡는 것부터 프랑스 언론들과의 접촉까지 담당했어요. 그러니까 공연 추진과 언론 홍보를 한 거죠. 한국문화원과 관광공사와 함께 해나갔어요."

SM 타운 파리 공연에서 소녀시대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SM 타운 파리 공연에서 소녀시대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S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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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지 기사, 한국내 부정적 여론도 K팝 발전 위한 것"

- 르몽드지 기사 봤어요? 다소 까칠해 보이는데요. 
"아, 좋았어요. 그런데 좋지 않게 받아들일 수는 있을 거예요. 어쨌든 관심을 가지고 기사화했다는 건 긍정적인 거죠. 어떤 프랑스 기자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비판만 하려고 들거든요."

- 아이돌 가수들의 혹독한 훈련에 대해서도 비난이 많아요.
"열심히 훈련해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훈련 혹독하게 했다고 비난하나요?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 이번 공연을 둘러싸고 한국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부정적인 견해도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지요. 그래야만 K팝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겠지요."

-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시위까지 하며, 2차 공연을 요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웃음) 코리안 커넥션의 에너지죠. 한국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줬기에 추가공연을 끌어 낼수 있었고요."

- K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K팝이 가진 독창성을 잘 간직해야겠죠."

- 그렇다면 프랑스 및 유럽 내 한류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제 시작했는데 그런 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요. 한국과 프랑스가 한류를 통해 서로 무엇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랑스인들은 보이 밴드, 걸그룹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요. 1990년대 '2 be 3'같은 젊은 그룹이 인기도 얻지 못했고, 별로 재능도 없었기에 그 이후로 사장되다시피 했어요.

프랑스 팝은 아주 미약합니다. 조니 할리데이나 밀렌 파머 같이 열심히 훈련한 가수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약해요. 그리고 한국은 여러 분야 직업인들이 붙어 함께 가요계 환경을 엮어가는 것에 비해, 프랑스 가수는 마치 시인처럼 혼자만 해나가니 커 나갈 수가 없어요.

그리고 프랑스인들은 미국이라면 무조건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편견이죠. 미국 팝이 예술성과 상업성을 함께 가지고 나아가는 데 반감이 많아요. K팝도 미국 팝과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미국에 질린 프랑스인들이 어렵잖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프랑스 팝계에 음악성을 지닌 K팝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 좋겠고요. 그러면 프랑스가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될 수도 있는 거죠."  

- 그럼 K팝이 프랑스 음반회사와 계약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지금으로서는 아니에요. 하지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 향후 코리안 커넥션의 계획은요? 
"K팝을 알리기 위해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겁니다. 유럽 전체를 겨냥한 플래시 몹도 계획하고 있고요. 또 K팝이 아주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K팝 관련 자료를) 문서화시킬 것이고요. 9월이나 10월 즈음엔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입니다."

막심 파케 회장이 외국인 한류 팬이 보내온 엽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 팬클럽 '코리안 커넥션' 막심 파케 회장 막심 파케 회장이 외국인 한류 팬이 보내온 엽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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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때 프랑스로 입양... <풀하우스>로 한국 문화와 친숙해져 

- 언제 어떻게 한국을 알게 됐어요?
"저는 2살 때 입양돼 프랑스인으로 자랐어요. 2008년까지 제가 알고 있는 한국은 1950년에 전쟁을 겪었던 나라라는 정도였어요. 관심을 가지지 않았죠. 그런데 일하면서 만난 어떤 베트남인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한국어가 있구나 싶었고요. 그래도 그때 받았던 문화원 연락처는 대충 봤었죠.

이후 이스라엘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이스라엘인과 통성명을 하고 절 프랑스인이라 소개했더니 안 믿는 거예요. 그래서 원래는 한국인인데 입양됐다고 했죠. 그는 한국 친구들이 많다고 하며 한국의 좋은 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 다음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는데, 베트남 친구가 줬던 문화원 연락처가 적힌 종이가 떨어졌어요. 그래서 '아, 가보자' 싶었죠. 처음엔 단순히 한국을 알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경계를 했었지만 제가 무언가를 시작하면 깊이 빠져 버리거든요(웃음)."

- K팝은 어떤 계기로 처음 접했나요?
"2008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처음 문화원에 가 보니 자리가 꽉 들어차 있더라고요. 겨우 자리에 앉았는데 대뜸 받은 질문이 '막심, 넌 어떤 드라마를 제일 좋아하니?'였어요. 그래서 '드라마가 뭐에요?'라고 물었더니,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우리와 어울리기 힘들다'라며 한국 드라마 DVD를 엄청나게 주더라고요. 그때 처음 본 드라마가 <풀하우스>였어요. 좋더라고요. 더구나 드라마에 삽입된 음악도 좋았고요.

2008년 당시 문화원에서 접할 수 있던 한국문화는 전통적인 것뿐이었어요. 판소리 같은 거 였는데 사실 그리 흥미롭지는 않더라고요. 이것으로 한국을 알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얼마 후 한 프랑스 친구가 본인은 드라마보다는 K팝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호기심에 검색하다 우연히 빅뱅을 알게 됐어요. 한 눈에 반했죠. 그 이후로 빅뱅 팬이 됐어요." 

- 현재 한국어 강좌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3명의 한국어 교사는 문화원 소속으로 있고요,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일주일에 1시간 30분씩 두 번 수업을 합니다. 현재 200명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고, 여름강좌에서 이미 350명이 가등록을 한 상태예요."

- 어떻게 협회(팬클럽)를 조직할 생각을 했어요?
"2009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과 노르망디로 엠티를 갔어요. 그때 선생님과 함께 한국 대중가요를 익혔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들이 협회를 조직해 보라고 권했죠. 처음엔 주저됐던 이유는 이미 UN에 소속된 사회연대협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어쨌든 작년에 협회를 조직하게 됐어요. 현재 회원은 3000명 도고요."

- 한국말은 할 줄 알아요?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요?
"한국어를 배우러 갔다가 협회 일을 하게 돼서 정작 한국어를 배울 시간은 없었어요. 한국말은 조금 합니다. 그리고 한국음식은 정말 좋아해요. 제가 요리를 하게 된 것도 한국음식 덕분이에요. 특별히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합니다."

- 한국은 가봤나요? 첫인상은 어땠나요?
"두 번 가봤는데, 다른 아시아 나라들에 비해 프랑스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어요. 사람들이 아주 정감 있고요. 서울 거리를 걷는데도 편안했어요."

파리 한국문화원 앞의 막심 파케 회장. 현재 문화원 내 한국어 반은 수강생들로 성황중이라고.
▲ '코리안 커넥션' 막심 파케 회장 파리 한국문화원 앞의 막심 파케 회장. 현재 문화원 내 한국어 반은 수강생들로 성황중이라고.
ⓒ 박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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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뷰에 보냅니다.



태그:#코리안 커넥션, #프랑스 한류, #막심 파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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