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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로 보이는 아이들이 뱀을가져와 돈을 요구합니다.
 남매로 보이는 아이들이 뱀을가져와 돈을 요구합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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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어린이날 입니다. 황사가 걷히면서 전국 곳곳은 어린이들과 꽃들이 어우러지면서 어떤게 진짜 꽃인지 모를 정도로 예쁜 장관을 연출합니다. 우리가 이런 여유와 아름다움에 취해 있는 동안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도 우리처럼 행복할까요.

아니 같은 대한민국에 있는 어린이들 중에는 이런 행복에서 열외된 이들이 없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러면서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없이, 또는 부모가 있어도 없는 것보다 못한 어린이날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지금은 우리나라의 경우를 잠시 접어두고, 비행기로 약 5시간을 가면 볼 수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는 크메르제국의 계승자로 지난 9~14세기 앙코르시대의 영화를 누렸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아직도 20년 동안의 전쟁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으며 현재 회복기에 있습니다. 태국과의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최근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요청이 있었습니다.

캄보디아를 유명하게 했던 사건은 특히 크메르 루즈(Khmer Rouge)의 4년 통치 기간(1975-1979)에 발생했던 대량학살인데, 일명 '킬링필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7백 만의 인구 중 2백 만 명이 희생되고, 특히 지식인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아직도 캄보디아의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매우 낮습니다.

한국에서도 몇 구호단체들이 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기관을 설립하기도 했지만, 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아이들이 구걸해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는 생산력이 뒤떨어집니다. 열대과실 외에 딱히 쌀이나 곡물을 재배할 만큼의 토양이 좋은 곳이 별로 없는 밀림지역이고, 그것도 연중 3분의2를 차지하는 우기에는 엄청난 강수량 때문에 식량생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생산공장이나 해외기업의 현지공장은 대부분 수도 프놈펜에 있어서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큰일입니다. 이들에게는 천혜의 관광지인 씨엡립이 효자노릇을 해 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런 책임을 아이들이 떠 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캄보디아의 대표적 유적지인 앙코르톰
 캄보디아의 대표적 유적지인 앙코르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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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 사원 앞에서 관광 온 가족이 즐거운시간을 보냅니다.
 앙코르왓 사원 앞에서 관광 온 가족이 즐거운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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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시내를 달리는 오토바이들이 이색적이네요
 씨엠립 시내를 달리는 오토바이들이 이색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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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높은 이유, '구걸 때문에'?

이런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생활환경에서도 이들의 출산율은 매우 높다고 하는데,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아이들에게 구걸을 시켜야만 온 가족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인구의 80%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기후의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보니 이들이 선택한 차선택이 바로 '구걸'이라는 것. 그것도 아이들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 대한 복지는 상상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특히 유아 사망율이 1천 명 당 120명에 이를 정도로 동남아에서 가장 높습니다. 특히 수질이 안 좋습니다. 관광객들은 반드시 생수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셔야 하지만, 이 나라의 어린이들은 지하수나 빗물에 의존해야 합니다.

현지 안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이들에게 우물을 파 주는 사업을 했는데, 정작 이들은 깨끗한 물 대신에 여전히 하천의 물을 떠 먹더랍니다. 그 원인을 보니 우물물에서 각종 대장균이 많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라는데, 깨끗한 지하수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1백미터 이상을 파 내려가야 하지만, 그런 장비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록 흙탕물이긴 하지만 이들에게 강은 생명수입니다.
 비록 흙탕물이긴 하지만 이들에게 강은 생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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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있는곳엔 달려와서 손을 내밉니다.
 관광객이 있는곳엔 달려와서 손을 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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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강매는 기본입니다. 유적지 들어가는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서 나올때 코팅을해서 팔고 있습니다. 안 사면 저 사진 떼어내고 또 붙인다는군요.
 물건강매는 기본입니다. 유적지 들어가는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서 나올때 코팅을해서 팔고 있습니다. 안 사면 저 사진 떼어내고 또 붙인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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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광란은 캄보디아의 미래를 짓밟아버려  

크메르루즈의 독재자 폴포트가 양민들을 학살할 때 의사들과 교사들이 거의 대부분 희생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의 의료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고, 그 때문에 영아사망율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캄보디아 전역에 고작 700명의 의사, 치과의사, 약사가 있다고 합니다.

해마다 풍토병인 장티푸스, 말라리아, 이질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연간 2백여 명은 접경지역에 깔아놓은 지뢰 때문에 장애인이 됩니다. 이들의 평균수명은 아시아에서 최저인 49.7세이고, 인구의 5%만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형편입니다.
 
대개 어린이들은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도중하차하는 비율이 40%나 됩니다. 베트남 전쟁과 폴포트 통치시기에 교육은 파괴되었고, 학교는 문을 닫았고 교사들은 추방되거나 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그나마 지난 1998년 베트남 지지를 받는 홍 삼린(Heng Sam Rin)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이 우선시 되었고 800만 인구 중 100만이상 되는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게 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격을 갖춘 교사가 부족하고 교육자재와 교과서가 부족합니다. 전체 인구의 45% 가까이가 15세 이하의 어린이들인 캄보디아에는 식량문제와 식수문제 뿐 아니라 미래를 보장 해 줄 교육문제가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하는데, 그것은 다른 나라의 원조에 의존할 수 없는, 캄보디아 정부의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캄보디아는 1~6 세기 경 중국과 인도 사이의 무역로를 차지하고, 번성을 구하하던 후난 (Funan) 왕국이었습니다. 건축과 조각에서 두각을 나타낸 앙코르 시대는 800년 경 자야바르만 2세 (Jahavarman II) 에 의해 시작 되었고, 그의 재위 기간에 정교 일치의 권한을 가진 데바라자 (Devaraja; (신왕) 의 크메르 통치가 성립되었습니다. 당시 앙코르 주변에 관개 시설을 이용한 집약적인 농사가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크메르 인들은 고도로 중안집권화된 국가에서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풍요를 누렸던 캄보디아는 앙코르왓, 앙코르톰과 같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나라였지만, 잦은 내전과 한 독재자의 광분이 빚은 결과는 참담할 지경이었습니다.  역사를 거꾸로 되돌려 놓은 독재자 하나의 광란에 희생된 것은 캄보디아 지식인들 뿐 아닙니다. 그들의 미래까지 희생당한 것입니다.

톤레삽이라는 수상가옥촌이 있습니다. 대부분 베트남 난민들인데 관광객을 태운 보트 옆으로 작은 보트가 달려옵니다.
 톤레삽이라는 수상가옥촌이 있습니다. 대부분 베트남 난민들인데 관광객을 태운 보트 옆으로 작은 보트가 달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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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탄 보트로 다가온 아이의 목에는 큰 구렁이가 매달려 있습니다. 이걸 보여주고 돈을 요구합니다.
 관광객이 탄 보트로 다가온 아이의 목에는 큰 구렁이가 매달려 있습니다. 이걸 보여주고 돈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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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무섭기보다는 갓 서너살로 보이는 이 아이가 왜 돈벌이를 해야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뱀이 무섭기보다는 갓 서너살로 보이는 이 아이가 왜 돈벌이를 해야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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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캄보디아, #어린이날, #앙코르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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