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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가 기독교 사회선교 단체들과 각 교회들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렸다.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가 기독교 사회선교 단체들과 각 교회들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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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는 생명선교연대 총무 이병일 강남향린교회 목사.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는 생명선교연대 총무 이병일 강남향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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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부터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부활절과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준비위원회'가 올해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예수살기, 기독여민회 등 개신교 사회선교 단체들과 향린교회, 서울제일교회, 새민족교회 등 300여 명의 개신교 신자들이 함께했으며 헌금은 전액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들의 생활보조를 위해 쓰였다.

예배가 열린 장소 한 켠에서는 서울시 학생 인권 조례 제정 청부인 서명운동과 한반도 평화협정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재능교육 X'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는 향린교회 교인들을 볼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쓴 이유에 대해 임보라 향린교회 목사는 "해고된 재능교육 노동자들을 위해 향린교회는 사순절 기간 동안 계속해서 1인 기도회를 했고 오늘 부활절엔 이곳까지 침묵으로 행진했다"며 "1천221일 동안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재능교육을 이제는 아웃시킨다는 의미로 마스크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기환연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기환연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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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오수영 재능교육노동조합 사무국장.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오수영 재능교육노동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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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김희선 새터교회 교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 오수영 재능교육노조 사무국장, 레쓰씨 청소년인권 이수나로 활동가, 이재훈 KSCF 활동가, 남북평화재단 사무국장 방현섭 목사 등은 각각 ▲하나님의 창조와 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개발이라는 욕망 아래 스러져간 생명을 위하여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사회적 약자의 다양성과 인권이 존중되기를 바라며 ▲하나님 나라를 이어갈 교회의 <다음 세대>를 위하여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 등을 위해 중보로 기도했다.

특히 일본 원전 폭발 이후 지난 4월 초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일 평화 콘서트'를 열기도 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는 원전 확대 정책과 계속해서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현 정부를 비판하며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인간이 탐욕으로 인간과 자연을 모두 훼손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자리에서 시대의 증언 '예수의 부활, 우리의 희망'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생명선교연대 총무 이병일 강남향린교회 목사는 구제역 사태, 4대강 개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 등 생명이 아닌 죽음의 문화가 팽배한 것을 지적하면서도 "절망은 항상 희망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그 희망은 예수의 부활에서 찾을 수 있다며 "부활을 증언하는 삶은 나 자신을 보여주는 삶이다. 부활하는 삶은 나 자신과 우리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삶이다. 모든 생명이 죽음이 아니라 살아 있음을, 우리 모두가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거하는 삶"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권력과 자본을 쥔 기득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회적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비판한 뒤 "나만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갈 때 진정으로 부활한 삶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묵상하자"며 설교를 맺었다.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성찬 예식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성찬 예식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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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성찬 예식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성찬 예식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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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넘은 천막농성 이제는 끝장내자'라고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참석자.
 '3년 넘은 천막농성 이제는 끝장내자'라고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참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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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을 비판하는 티켓과 향린교회 깃발.
 재능교육을 비판하는 티켓과 향린교회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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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설교 후 기독여민회 회장 김주연 목사의 집례로 부활성찬식을 진행하며 예수 부활의 의미를 되새겼고,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의 인도로 재능교육해고노동자들이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시청광장 인근 재능교육 건물까지 이어지는 예배 행진을 했다.

행진에서 청계천으로 우회할 때까지는 침묵으로 행진을 하고 이후 '임금착취 강제해고 재능교육 규탄한다', '학습지 교사도 노동자다 노동 3권 보장하라'등이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며 행진했다. 한 참석자는 "보신각에서 청계천까지 걸어서 1~2분 거리인데 거기까지는 피켓이나 플래카드를 들지도 못하게 하고 이후부터는 허락해 준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재능교육 농성 현장에서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보신각까지 거리행진을 하던 100여 명의 향린교회 교인과 경찰들 간에 두 번에 걸쳐 몸싸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한 경찰관계자는 "재능교육 농성장과 보신각은 집회 신고가 되어 있지만 시청광장에서 보신각까지의 거리행진에는 집회신고가 되어 있지 않다"며 "피켓, 깃발,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후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부활절 연합예배 후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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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향린교회 교인들이 행진하고 있을 때, 경찰이 거리에서 피켓을 들었다는 이유로 막고 있다.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향린교회 교인들이 행진하고 있을 때, 경찰이 거리에서 피켓을 들었다는 이유로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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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활절 연합예배 참석자들이 재능교육 농성장에 도착한 뒤,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는 "시청광장이 이렇게 비어 있는데, 서울시는 집회신고를 해도 오늘 행사가 있다고 받아주지도 않았다"며 "광장을 내어줬다면 굳이 행진을 하며 피켓들 필요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행진 마무리 기도에서 김영철 새민족교회 목사는 "임금삭감에 맞서 1천221일 째 농성을 하고 있는, 말로 다하지 못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여 주시고 저희들이 남은 고난을 당하는 이들과 함께 하도록 도와주소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과 평화가 이곳에 임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이날 강종숙 전국학습지노조 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종교인들이라고 하면 가진 사람들 편에 서고 자기들 배만 불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향린교회 교인들이 농성장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며 '그렇지 않은 종교인도 많구나' 생각하며 최근 들어 종교인들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또 "지난주 금요일에 이화여대 학생들이 왔었는데, 학생들에게 채플수업에 안 들어오면 졸업을 못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농성장에서 예배를 드려 보면 채플에서 보지 못하는 다른 것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진정 힘없고 고난 받는 우리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주는 종교인들에게 참으로 감사하다"며 "이런 힘들이 모여 큰 힘이 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 거리를 향해 '교회가 입을 다물면 돌들이 외칠 것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도 노동자다!!','재능교육은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십시오'라고 적혀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는 향린교회 교인들.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 거리를 향해 '교회가 입을 다물면 돌들이 외칠 것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도 노동자다!!','재능교육은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십시오'라고 적혀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는 향린교회 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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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건물 앞에서 해고노동자들의 희생된 인권을 위해 사측을 규탄하고 있는 부활절 연합예배 참석자들.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 해고노동자들의 희생된 인권을 위해 사측을 규탄하고 있는 부활절 연합예배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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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는 한 재능교육 여성 해고노동자.
 현재의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는 한 재능교육 여성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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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사태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강종숙 전국학습지노조 위원장.
 재능교육 사태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강종숙 전국학습지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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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노조 여성 해고노동자에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헌금한 것을 개수도 세지 않고 전액 건네주고 있는 김숙경 기독여민회 총무(왼쪽).
 재능교육노조 여성 해고노동자에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헌금한 것을 개수도 세지 않고 전액 건네주고 있는 김숙경 기독여민회 총무(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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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농성현장에서 마무리 축복기도를 하고 있는 김영철 새민족교회 목사.
 재능교육 농성현장에서 마무리 축복기도를 하고 있는 김영철 새민족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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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개신교 진보신문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능교육, #부활절연합예배, #보신각, #향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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