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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체제가 영국과 비밀 회담을 하기 위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를 런던에 (특사로) 보냈다"고 <가디언>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은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의 선임 보좌관인 무함마드 이스마일이 최근 런던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영국 정부 소식통이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마일은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외교가에서는 사이프 알 이슬람의 핵심 해결사이자 대변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에 따르면, 이스마일은 무기 구매 협상에서 리비아 정부를 대표했고 군사적·정치적 문제에서 교섭 창구로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영국 외무부 대변인이 "이스마일에게 전달된 메시지는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나야 하며 저지른 범죄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그밖에 어떤 것이 논의됐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거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은 이스마일의 이번 방문이 지난 2주 동안 리비아 공직자들과 서방 사이에 이뤄진 여러 접촉 중 하나로 보이며, 이러한 접촉은 카다피 체제가 출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이프 알 이슬람, 사아디(셋째), 무타심(넷째) 같은 카다피의 아들들이 (출구 전략을 논의할) 회담을 열망하고 있다는 추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접촉 소식이 들려왔다"며, 이에 대해 "서방의 외교 소식통은 '(카다피의) 아들들이 출구를 원한다는 증거가 최근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아들들이 출구를 원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고 있다"

 

<가디언>은 "카다피 아들들의 일부 보좌관들은 (징벌 대상에서) 카다피를 제외하고, 리비아가 무정부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출구 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확증할 수는 없지만 카다피의 아들들이 제시한 방안 중 하나는 '카다피가 실권을 포기하고, (그 대신)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넷째아들) 무타심이 반카다피 세력까지 포괄하는 거국적 과도정부 수반을 맡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이것은 카다피 제거를 요구하는 반카다피 세력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카다피 측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반카다피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다피 측 대변인인 무사 이브라힘은 3월 31일(현지 시각) "우리는 끝까지 여기에 남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디언>이 보도한 대로,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카다피 측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 그중에는 '아들인 무타심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앉히되, 카다피가 실권을 내놓지는 않으려 한다', '카다피 일가가 리비아를 떠날 경우에 대비해 자신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지 않을 국가를 물색하고 있다' 등 이날 <가디언>이 보도한 것과는 다른 버전도 있다.

 

전직 리비아 외무장관도 카다피에게 반기

 

이날 <가디언>은 카다피 체제에서 이탈해 영국으로 온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무사 쿠사는 튀니지의 새 정부를 방문해 외교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리비아를 빠져나온 후, 튀니지에서 영국 쪽에 '카다피 체제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사 쿠사는 현재 영국의 한 안가에 머물며 영국 정보기관 등에 리비아 상황을 전하고 있는데, 리비아에 남겨둔 가족을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다피의 핵심 측근인 무사 쿠사가 카다피를 버린 후,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서는 "카다피 정권이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카다피를 둘러싼 핵심 지지 세력(이너서클)이 분열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이탈한 후 알리 압두살람 트레키 전 리비아 외무장관도 카다피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트레키 전 장관은 리비아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진 것을 비난하며, 카다피가 임명한 유엔 주재 대사 직책을 수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알 자지라>는 이들 외에도, 해외 정보 담당 기구의 수장을 비롯한 카다피의 측근 여러 명이 카다피 곁을 떠나 튀니지로 갔다고 3월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창의장은 3월 31일(현지 시각) 미국 의회에 출석해 리비아 문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리비아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반카다피 세력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연합군의 공습으로 카다피 측 군사력이 20~25% 정도 타격을 입었지만 와해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병력을 비롯한 군사력에서 카다피 측이 반카다피 세력을 10대 1 수준으로 압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리비아, #카다피, #아랍 민주화, #무사 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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