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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근덕면 원전 건설 예정 부지.
 삼척시 근덕면 원전 건설 예정 부지.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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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외에서 원자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발전소 유치 희망 지역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높게 나와 주목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반대 여론이 점점 더 힘을 얻는 양상이다.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은 29일, 삼척시에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것과 관련해 24일과 25일 이틀간 삼척시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375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반대한다'는 시민이 45.6%(171명)이고 '찬성한다'는 시민이 41.1%(155명)로 반대 여론이 4.5%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삼척 원전 유치 반대 45.6%, 찬성 41.1%... 반대여론 힘 얻나

이 수치는 삼척원자력발전소유치협의회가 지난 3월 9일 '원전 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찬성한다'고 서명한 삼척 시민이 96.9%였다"고 발표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원자력발전소 유치와 관련한 여론에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 것은 일본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국내 여론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전체 강원도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은 그렇게 높게 나오지 않았다. 삼척시를 포함해 강원도민 132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찬성한다'고 응답한 도민이 39.5%로, '반대한다'고 응답한 도민 35.7%보다 3.8% 높게 나왔다.

지역별로 보면 삼척, 속초, 양양, 고성, 원주 등의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던 반면, 홍천, 철원, 인제, 정선, 동해 등의 지역에서는 찬성 여론이 높았다. 이는 대체로 원전이 들어설 수도 있는 영동 해안지역이 그렇지 않은 영서 내륙 산간 지역보다 반대 여론이 더 높았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도내 한나라당 지지자들 역시 39.2%가 '반대한다'고 응답해, 여당을 지지하는 도민들 역시 상당수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하는 강원도 원전 민심... 4·27 재보선에 영향 줄까

이와 같은 여론의 변화가 4월 27일에 실시되는 강원도 도지사 재보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현재 삼척시에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 의견을 나타낸 사람은 한나라당의 엄기영 예비후보다.

엄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척 시민들의 96.9%가 원전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며 자신도 원전 유치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혀 왔다. 그 후로 삼척시에 원전을 유치하는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각됐다.

한편,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원회)는 오는 4월 4일 오후 6시 30분 삼척대학로공원에서 '핵없는 세상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투쟁위원회는 이 대회를 통해 삼척시가 원자력발전소 유치 신청을 철회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투쟁위원회는 이에 앞서 4월 2일과 3일 이틀간 삼척시내 중심가에서 1994~96년 삼척시의 근덕면에서 벌어진 '원전반대투쟁' 장면과 체르노빌 사고 지역 아이들의 그림을 사진으로 전시한다.

삼척시는 지난 해 12월 한국수력원자력㈜에 원자력발전소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영덕군과 울진군이 합세해, 현재 3개 지역이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6월 말까지 부지 선정 작업을 거쳐 이들 3개 지역 중 2개 지역을 원자력발전소 신규 부지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민주노동당 강원도당 24일과 25일 이틀간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강원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화로 통화가 된 1만8301명 중 1231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6.7%였다. 조사는 자동응답방식과 RDD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이다.

표본 추출은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을 사용했다. 조사 대상 지역 전체에서 대상을 무작위로 추출한 후, 성별과 연령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하여 해당 지역의 실제 인구 구성 비율에 맞췄다. 삼척시는 별도로 샘플 비용을 높여 추출했다.


태그:#일본 대지진, #원자력발전소, #엄기영, #강원도, #삼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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