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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핵 위험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합니다."

 

일본 동북부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로 인한 방사능 재앙이 일본과 국제사회를 덮친 지 18일째가 되는 28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자가 많이 거주하는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에서 일본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이 열렸다. 이날 캠페인의 주체로 거리에 나선 것은 한국 원폭2세환우들이다.

 

한국 원폭2세 '환우'란, 일제 말기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에 의해 피해를 당한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자녀로 태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며 평생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원폭의 그림자로 고통받고 있는 2세대 피해자를 말한다.

 

오전 11시, 마침 장날을 맞이한 합천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행인들로 붐볐다. 시장 안 가장 눈에 띄는 사거리에서는 "국경을 넘어 희망의 씨앗을", "핵 없는 세상을 위하여", "절망의 대물림이 아닌 희망의 대물림을"이라는 글자를 써넣은 조끼를 입고, 모금함을 든 3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원폭2세환우회의 회원과 지원단체 활동가들이었다.

 

'한국원폭2세환우회'와 '합천 평화의 집'은 28일부터 내달(4월) 30일까지 일본 대지진 피해자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및 방사능 피해로 고통받는 이웃나라 시민들을 위해 모금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캠페인을 시작하며 집회를 열고, 거리 행진과 모금 활동을 전개하였다. 캠페인에 나선 한정순 환우회 회장은 "날마다 일본에서 들려오는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이웃나라 일본의 재난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합천주민에게 나눔의 손길을 호소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정주하 전주백제예술대학 교수는 "원폭피해자가 가장 많이 사는 작은 마을 합천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이 오늘 의미있는 행동에 나섰다."면서, "지금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방사능은 당사자에게만 아픔을 주는 게 아니라, 언제까지가 될 지 알 수 없는 후세대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오랫동안 그 피해로부터 가장 커다란 고통을 겪어온 합천의 피해자들이 일본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고통에 연대의 손길을 뻗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불러 일으킬 커다란 희망의 씨앗에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합천 평화의 집에서는 "최근 일본이 겪고 있는 재난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서 문명의 이기인 핵으로 말미암아 초래된 인류 공통의 위기이며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원폭피해자와 2·3세 환우들은 일제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핵무기 개발과 핵문명의 피해자이지만,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고, 국경을 넘어 폐허와 비탄에 잠긴 일본인 가슴 속에 한국 원폭피해자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일본의 방사능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폭피해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월 30일까지 계속되는 모금을 통해 모아진 금액은 직접 피해자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본의 신뢰있는 시민단체를 통하여 전달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문의: 055-934-0301 합천평화의집


태그:#한국원폭2세환우회, #합천평화의집, #후쿠시마 원전, #대지진 피해, #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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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주부이자, 엄마입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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