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기는 종편 선정으로 임무가 끝났고 승인장 교부는 2기 몫이다."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4개 종합편성채널(종편)을 탄생시킨 방송통신위원회가 끝내 종편 사업 승인을 매듭짓지 않은 채 3년 임기를 마쳤다. 결국 최시중 위원장과 양문석 위원 외에 새로 선임된 2기 상임위원들은 취임하자마자 '종편 화룡점정'이라는 큰 짐을 떠안게 됐다. 

 

마지막 회의 앞두고 종편 승인 의결 2기로 미뤄

 

오는 25일 1기 임기 만료를 앞둔 방통위는 23일 오후 마지막 전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최대 관심사는 앞서 자본금 납입과 사업 승인장 신청을 마친 CSTV(조선), jTBC(중앙), 연합뉴스TV 등 세 사업자를 승인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채널에이(동아)와 MBS(매경)는 이날까지도 승인장을 신청하지 않아 다음 달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편 사업자들은 선정 3개월 이내인 오는 31일까지 사업 승인 신청을 해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이날 세 사업자 승인 의결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야당 추천 위원인 이경자 부위원장이 승인 의결을 고사해 결국 이날은 보고만 하고 의결은 2기 방통위 출범 뒤인 오는 30일로 미뤘다. 

 

이날 종편 승인 안건 보고조차 애초 비공개로 진행하려다 갑자기 공개로 전환했다. 그 바람에 회의 도중 퇴장했던 취재진과 방청객들이 다시 돌아오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이 안건을 보고 안건으로 상정한 데 감사한다"면서 "1기는 종편 선정으로 임무가 끝났고 승인장 교부부터 사업을 하게 되면 본격적인 정책 결정은 2기 몫이라 판단했"라고 밝혔다.

 

최시중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가 3년 하면서 거의 대부분 종편 사업과 관련된 안건을 비공개했고 표결한 것도 이 안건과 관련된 게 많았다"면서 위원들에게 "한 말씀씩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모두 말을 아꼈다.

 

주파수 재할당-종편 제작 협찬 허용, 논쟁 없이 통과

 

마지막 회의여서 홀가분해진 탓인지 회의 전까지만 서로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했던 상임위원들도 막상 회의 시작 뒤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덕분에 이날 상정된 12개 안건도 1시간 30여 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평소 티격태격하던 양문석 상임위원과 형태근 상임위원이 KBS 2TV <추적 60분> '천안함 편' 경고 재심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존립 문제를 놓고 잠시 논쟁을 벌인 걸 빼고는 이렇다 할 토론도 없었다.

 

그 바람에 KT 2G(2세대) 서비스 종료와 직결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문제나 휴대폰과 스마트폰 한글자판을 '천지인' 등으로 단일화하는 문제 등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안조차 별다른 이견 없이 넘어갔다.

 

특히 방송법 시행령을 바꿔 지금까지 외주 제작자에만 허용해 왔던 방송 프로그램 제작 협찬을 종편과 지상파 방송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작 협찬 확대는 당장 '종편 먹여 살리기'란 언론시민단체의 비판과 협찬 기득권을 잃게 되는 외주 제작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2기 시행령 의결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회의 종료 선언을 앞두고 최시중 위원장은 만감이 교차한 듯 떠나는 상임위원들을 한 명 한 명 거명하며 "다섯 상임위원이 주의주장과 입지가 다른데도 화합해줘 고맙다"며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2기에서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또 "지난 3년간 211차례 회의를 했고 973건 안건을 심의했다"면서 "FCC(미 연방통신위원회)에서는 한 달 네댓 건 처리하는데 우리는 한 달에 27건을 처리했다"며 사무총장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경자 부위원장, 송도균 상임위원, 형태근 상임위원 등 1기 방통위원은 오는 25일 이임식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로 공식 일정을 마친다. 유임된 최시중 위원장, 양문석 위원과 새로 선임된 김충식(민주당 추천) 경원대 교수, 홍성규(한나라당 추천) 중앙대 교수, 신용섭(청와대 추천) 전 방통위 방송통합융합정책실장 등 2기 위원들은 오는 26일 임명장을 받은 뒤 28일 오전 취임식을 할 예정이다. 

 

2기 상임위원들은 오는 30일 조선, 중앙, 연합 등 세 사업자를 승인할지 결정하고 동아, 매경 등 나머지 2개 사업자가 승인 연장을 신청할 경우 연장 사유가 정당한지 판단할 예정이다.


태그:#방통위, #종편, #조중동 방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