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해고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과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판, 발레오공조코리아 등 해고노동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와 복직에 관한 노사합의 사항 이행,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고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과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판, 발레오공조코리아 등 해고노동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와 복직에 관한 노사합의 사항 이행,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굳게 다문 입술, 눈을 가린 가면을 쓴 노동자들은 무표정으로 '죽어 있음'을 상징했다.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를 내보이며 그 사실을 알렸다. 일부는 해골 그림이 그려진 옷을 입고 양쪽 편에 앉았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동차판매, 발레오공조코리아 등에서 잘려서 나간 70여 명의 해고노동자들은 그렇게 자신들에게 '죽음'이 가까워져 있다는 것을 호소했다.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앉은 해고노동자들 앞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최근 잇따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죽음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면서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노동자들과 연대에 나선 것이다.

한국작가회의, 문화다양성포럼,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시사만화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독립영화협회,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노나메기문화마당(준) 등의 단체와 문화예술계 곳곳에서 활동 중인 1000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오늘 선언을 시작으로 문화예술의 힘으로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며 "우리의 생산물인 공연, 작품, 강연, 글쓰기에 해고 노동자의 아픔을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해고노동자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행동할 것"이라며 "더 많은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해고노동자에게 관심을 갖고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대책기구 설치 ▲ 해고노동자와 가족에 대한 실질적 지원 ▲ 국내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 ▲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글과 그림, 노래와 춤으로 함께 싸우겠다"

'해고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과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판, 발레오공조코리아 등 해고노동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와 복직에 관한 노사합의 사항 이행,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해고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과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판, 발레오공조코리아 등 해고노동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와 복직에 관한 노사합의 사항 이행,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시집 네 권을 출간한 작가로서 이 자리에 왔다"며 "해고가 살인이라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는데, 이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백 소장은 이어 "일본이 아무리 미웠어도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그들이 죽어간다니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매우 안타까웠다"라며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가슴이 뜨끔하지 않냐, 아무리 노동자를 미워했어도 사람이 죽어간다면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일본에 쓰나미가 몰아친 것처럼 노동계에는 노동탄압이라는 쓰나미가 출렁이고 있다"라며 "해고가 살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시행하는 것이 마치 한편의 비극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노동자들은 우리의 형제고 국민이고 시민이다"라며 "저들이 곧 우리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며 모두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사람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화가 박재동 작가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만화가 박재동 작가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만화가 박재동 작가도 "쌍용자동차 해고 소식을 들었을 때 늘상 있어왔던 일이라 생각하고 무관심했다,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었다"라며 "14명이 죽고 나서야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관심"이라며 "문화예술인들이 글과 그림, 노래와 춤, 연극과 영상으로 같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원용진 문화연대집행위원장, 한국작가회의 임동확 시인, 송경동 시인, 최진욱 한국영화산업노조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009년 파업을 거친 후 2646명이 희망퇴직, 징계해고, 무급휴직의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당시 회사는 해고자들에 대한 생계 지원과 무급휴직자들의 1년 후 복귀 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최근까지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을 포함해 14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 1월 노동조합 조합원 264명 전원을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했다. 노동자들은 이에 인천 부평의 본사 건물을 점거하고 사측과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충남 아산에 있는 에어컨 공기압축기 제조회사인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 186명은 지난 2009년 10월 정리해고됐다.

지난 2월 해고된 한진중공업 172명의 노동자들도 일부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일부는 서울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출신 노동운동가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지난 1월부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크레인에 올라 농성 중이다.


태그:#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동차, #백기완, #정리해고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