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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원자로의 취약성이 1972년부터 지적됐다는 <가디언> 기사.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원자로의 취약성이 1972년부터 지적됐다는 <가디언> 기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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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후 폭발 사고가 잇따라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기종의 원자로가 안전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39년 전부터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규제 기관들, 원자로 위험성 경고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쿠시마에서 사용되는 제너럴일렉트릭(GE) 원자로와 같은 기종의 취약성에 대한 첫 번째 경고가 1972년에 (이미) 나왔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6개 원자로는 모두 GE가 설계한 비등수 원자로(Boiling Water Reactors) 기종이다. 이 중 다섯 개는 GE의 1번 모델(초기 모델) 설계에 맞춰 1971~1979년에 만들어졌다.

이 신문은 "정부의 규제 기관들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유형의 원자로가 폭발 위험이 높다는 것을 원자로를 가동하는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원전 반대 비정부기구'인 핵정보자료서비스(NIRS) 책임자 마이클 마리오트가 속한 그룹이 GE 설계대로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미국 원자력위원회(AEC) 감독관의 1972년 편지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를 근거로 "AEC의 안전 감독관들은 전통적인 대형 격납용 돔을 제거한 GE 원자로가 폭발에 훨씬 취약하고, '멜트다운'(노심 용해)이 발생할 경우 방사선 누출 우려가 훨씬 높다고 1972년에 이미 경고했다"고 전했다.

마리오트는 "(GE의) 이 격납용 건물의 견고함이 떨어지고 압력을 견디는 시스템이 폭발을 방지할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1986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안전 문제 최고 책임자인 해럴드 덴튼도 "GE 기종의 격납 기능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90%"라고 우려했다.

작년 6월 일본의 환경운동 단체들도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후쿠시마 원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용 후 연료봉 저장고' 손상됐다" 주장도

노후한 GE 원자로는 신형 모델들보다 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에너지와 환경 연구소'의 아르준 마키자니 박사는 "GE 원자로는 이러한 폭발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고 항공기 충돌을 견디도록 설계되지도 않았다"며 1980년대 이후에 설계된 원자로들은 이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디언>은 "환경운동 단체들은 비등수 원자로가 폭발에 훨씬 취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심에서 멜트다운이 발생할 경우 방사성 증기를 수동으로 빼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어 이 신문은 "비등수 원자로들은 가동 연한이 이제 거의 다 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마리오트는 폭발로 인해 격납 구조가 손상되면서 '사용 후 연료봉 저장고'에서 방사능이 추가로 누출될 위험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용 후 연료봉 저장고'는 노심과 마찬가지로 냉각수 속에서 지속적으로 냉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 후 연료봉 저장고'가 손상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책연구소의 선임 정책 전문가인 로버트 알바레즈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위성사진에 '사용 후 연료봉 저장고'가 손상됐다는 증거가 나타나 있다고 주장했다. 알바레즈는 원자로와 저장고 사이를 오가며 사용 후 연료봉을 옮기는 연료통 운반 크레인에 문제가 생겼다며, "저장고 지역에서 어마어마한 수증기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바레즈는 이 지역에 불이 났다는 증거는 없지만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알바레즈는 "손상된 원자로 윗부분을 수리하고 방출된 연료를 더 안전한 보관장소로 옮기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기종의 원자로는 일본 혼슈 섬의 3곳(쓰루가, 하마오케, 시마네)에 8개 더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태그:#일본 대지진, #원자력발전소, #GE, #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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