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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행동하는언론소비자연대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조중동방송 불매운동의 성공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불매운동의 대중적 지지와 참여를 위한 방안 모색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창수 행동하는언론소비자연대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조중동방송 불매운동의 성공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불매운동의 대중적 지지와 참여를 위한 방안 모색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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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전화 걸기'라는 전통적 불매 운동 방식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가운데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전화 불매 운동이 불법? 트위터-페이스북으로 한다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선 '조중동 방송 퇴출 무한행동(아래 무한행동)' 주최로 '조중동 방송 불매운동 성공 전략' 토론회가 열렸다.

미디어행동,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등 언론시민단체에선 지난 연말 <조선> <동아> <중앙> <매경>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으로 보수 언론의 여론 독과점과 각종 특혜에 따른 미디어 시장 붕괴 등을 우려해 '조중동 방송 취소 운동'에 나섰다. 무한행동은 일단 3월 말 종편 자본금 납부 기한을 앞두고 대한항공, 삼양사, 에이스침대, 한샘 등 종편 주요 주주 기업들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전화를 통해 대상 기업을 압박하는 전통적인 불매 운동 방식이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잇달아 나오면서 불매 운동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법원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 정국에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등이 주도한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의 '집단적 전화 걸기' 방식이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1, 2심에서 잇달아 유죄를 선고했다. 

트위터에서 '불매 행진'... 패러디물은 '무한 확산'

트위터 상에서 진행되는 '조중동 방송 저지' 행진(http://isparade.jp 사이트에서 #nocjdtv 검색)
 트위터 상에서 진행되는 '조중동 방송 저지' 행진(http://isparade.jp 사이트에서 #nocjdtv 검색)

이에 언론시민단체와 누리꾼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불매운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양재일 언소주 대표는 "불매 운동에 돌입하면 대상 기업들이 그 사실을 체감하고 느끼게 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요즘에는 SNS가 발달되어 있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불매운동 이야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언소주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조중동 방송 저지 온라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트위터 검색어(해시태그; #nocjdtv이나 #cjdtvout)를 이용해 직접 퍼레이드 장면(http://isparade.jp)도 볼 수 있고, 미디어행동이나 민언련에서 만든 웹자보, 웹카툰 같은 패러디물도 리트윗(RT; 전달)을 통해 무한 확산되고 있다.

양 대표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불매운동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가입자 개념인 '좋아하는 사람'이 82만 명이나 돼 수적으로 굉장한 위력을 보여줬다"면서 "패러디물도 트위터 상에서 무한 RT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대돼 길거리에서 유인물 배포하는 것보다 시간대비 효과도 뛰어나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무 방해하면 불법"... 트위터 불매 운동에도 재갈?

양재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
 양재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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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NS 불매 운동이 확산될 경우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옭아맨 '업무방해죄'를 법원이 또다시 적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언소주 불매운동 변론을 맡았던 김정진 변호사는 "법원 판결에 따르면 집단적 전화걸기를 통한 불매 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일부 참여자의 돌출 행동까지 모두 주도자가 책임지라는 것"이라면서 "이번 '조중동 방송' 불매 운동 역시 주체들이 처벌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변호사는 "법원은 과거 노동쟁의를 막는 수단이었던 업무방해죄를 소비자 운동까지 적용하고 있다"면서 "SNS 등 다른 형태의 불매 운동도 가능하지만 법원은 기업 업무에 방해되면 모두 위법이 될 수 있다는 논리여서 '조중동 반대' 뿐 아니라 모든 불매 운동을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양 대표는 "불매 운동은 소비자가 자신의 돈으로 투표하는 행위"라면서 "일부 양태만 가지고 전체를 위법으로 보는 판결 때문에 '불매 운동은 불법'이란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역사적으로 불매 운동도 처음엔 다 법을 깨고 했다"면서 "전화 걸기도 계속 하고 잡아 가두면 그걸 이슈화시켜서라도 법을 깰 수 있어야 한다"고 정면 대응을 강조했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매비우스) 사무국장은 "과거에도 소비자들의 적극적 행위로 불매 운동이 있었지만 대상 기업이나 신문사에서 불법 문제를 걸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합의해 왔기 때문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릴레이 기고나 SNS 의견 표명을 통해 불매 운동이 불법이 아니란 걸 조직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폰 덕에 삼성 제품 불매... 전향적인 방식도 필요"

한편 이 자리엔 언론시민단체뿐 아니라 고재열 <시사인> 기자(@dogsul), '도아'(@doax) 등 파워 블로거들도 참석해 의견을 보탰다.

도아는 "불매 운동 위법성은 일반인 접근을 어렵게 한다"면서 "애플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 삼성 제품 불매가 가장 잘 이뤄졌듯이 불매 운동도 더 좋은 제품을 알려주는 등 전향적인 방법으로 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애플이 아이폰4 '데스그립' 문제를 인정하게 만든 <컨슈머 리포트>처럼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된 소비자 매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무한행동은 오는 8일 오전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조중동 방송 참여기업 1차 불매운동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무한행동은 이날 이 운동의 구심적 역할을 할 온라인 사이트 개설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조중동' 영문 머리글자이자 '광우병'을 의미하기도 하는 'CJD'를 활용해 NoCJDTV.com StopCJDTV.com, CJDTVOut.com 같은 도메인도 확보했다.  

박영선 미디어행동 대외협력국장은 "종편 참여기업은 광고주와는 달리 방송사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이미 지난해부터 참여 말라고 요청해 왔다"면서 "3월 말까지 종편 납입자본금 완납하고 교부증을 받아야 공식 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데 일부 공개되지 않은 기타 주주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어 자본금이 완납되지 않아 종편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불매 운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그:#조중동 방송, #종편,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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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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