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이집트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연대시위를 열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이집트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연대시위를 열고 있다.
ⓒ 홍현진

관련사진보기


"축하를 해야 하는 건지 분노를 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 소식으로 전세계가 들썩거렸던 12일 오후, '이집트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연대시위를 위해 마이크를 든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이 뱉은 첫 마디다.

김 사무국장은 "(이집트인들이) 시위시작 겨우 불과 18일 만에 '무바라크 퇴진'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회는 혼란스러워질 것이고 안전을 핑계로 또 다시 진압이 있을 것이고 사람들을 억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위로 체포된 사람들이 무바라크의 사임 사실만으로 풀려나지 않는다. 그 안(이집트)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집트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함께 투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대시위는 이집트, 중동, 북아프리카인들의 '민주화 시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전세계 30여 국제앰네스티 지부에서 공동으로 진행됐다.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이날 시위에는 30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들이 참석했다. 한 회원이 든 손팻말에는 전통복장을 입고 부르짖고 있는 이집트 여성의 사진과 함께 'Solidarity(연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08년 '촛불'과 닮은 이집트 민주화, '연대' 통해 '변화' 이끌어내야" 

1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이집트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연대시위를 열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이집트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연대시위를 열고 있다.
ⓒ 홍현진

관련사진보기


김 사무국장은 "지난 18일간 이집트 민주화 시위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면서 2008년도 한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면서 시작된 것도, 이를 받아들이는 정부의 태도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위해 치안군을 투입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으며 통신망을 끊고 인권활동가와 기자들을 체포·구금했다"며 "사람들이 왜 나오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탄압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정부와 비슷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국장은 "2008년 이후 우리는 많이 바뀌지 못했지만 이집트는 오늘날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울려 퍼지는 연대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당신들이 잘 모르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당신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이집트인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회원인 이자형씨 역시 "이집트 관련 뉴스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몇 년 전 상황이 생각나 부럽기도 했다. 이제 앞으로 그 분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 이집트인들의 권리와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단지 대통령 한 명의 퇴진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0년간 이집트인들을 짓눌러왔던 압제적인 제도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며 이집트 당국에 '변화를 위한 인권 의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는 ▲ 모든 이들에게 평화적 시위에 참여할 권리, 인터넷과 휴대폰 등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와 사상을 주고받을 권리 보장 ▲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모든 양심수 즉각 석방 ▲ 노동에 대한 권리와 적절한 생활수준 유지할 권리 보장 ▲ 여성에 대한 폭력, 종교나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 등 법과 관행상 자행되고 있는 차별 철폐 등이 들어있다.

이들은 "이집트가 시위자들의 개혁요구에 적절히 응답하는 것은 오직 인권의 완전한 실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안보의 이름으로 자행된 인권 침해를 종식시키고, 노동조건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권 실현이 그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집트, #무바라크 , #이집트 민주화 , #국제앰네스티, #국제행동의 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