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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힙합 바지 입은 50대 같아요."

 

민주당 당 개혁특위와 최문순 의원실이 주최한 토론회 자리에서 대학생들은 민주당에 대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27일 오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민주당,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란 제목 아래 진행된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여한 대학생들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 매력 없는 민주당... "이제야 20대 목소리 듣겠다니"

 

토론회에는 4팀의 대학생 패널이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이 젊은 세대를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다양한 제안을 했다.

 

 

 

"오늘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토론을 하셔서 우리 민주당에 새로운 젊은 바람을 불어넣어주시고…." 

 

박지원 원내대표의 인사말에 화답하듯 대학생들은 준비해 온 발언들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연세대 학생으로 구성된 '늘라온연정' 팀은 민주당을 '힙합 바지 입은 50대'에 비유했다.

 

팀원인 황시내씨는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높은 20대 투표율 덕을 본 후 20대와 급하게 교감하고 싶어 힙합바지를 찾아냈는데 힙합바지는 현재 유행이 아니다"고 한 뒤 "실제론  20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황씨는 이어 "민주당 대의원 중에 20대가 없어서 대학생위원장을 뽑는데 억지로 선거인단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 민주당의 현 실태"라고 당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안일한 세대 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화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에이스' 팀은 "대학생들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 정권 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지하는 것"이라며 "무상 보육은 원래 이명박의 공약이었는데 이루어지지 않았다, (20대들은) 민주당이 무상시리즈로 정권을 잡는다고 달라지겠느냐며 의심하고 있다"고 진정성의 문제를 언급했다.

 

성균관대 팀인 '슈퍼걸스'는 "트위터를 한다고 세련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20대에 맞는 진정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전이 있긴 있나요?... 따로 노는 정책들이 문제

 

세대론을 펴던 학생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의 정책들을 꼬집었다. 특히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 복지 정책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당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 이런 당의 이념과 지역적 괴리가 심하다고 봅니다. 제가 사는 마포구 구청장이 박홍섭 의원인데 민주당 출신입니다. 마포구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정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재개발입니다. 뉴타운 재개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학규 대표가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마포구에선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든답시고 포스코 건설과 함께 영세 상인들을 내쫓고 있습니다. 제2의 용산이라고 불리는 '두리반'도 마포구청에서 승인한 건설회사에서 철거하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영세 상인들의 재개발 문제는 직접적 생존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가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까? 바로 영세 상인들입니다. 이런 현실은 당 정치와 지역 정치가 괴리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게 민주당의 약점이라고 봅니다."

 

성균관대 학생 팀인 '슈퍼걸즈'의 조경숙씨 발언에 이어 '에이스'의 한혜은씨는 "MB정부에 비판적이지만 정작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 제시가 없다"며 "4대강 비판은 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은 없더라, 또한 복지관련 증세에 대해서 물어보면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만 하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정책의 구체성을 강조했다.

 

한양대 학생들 팀인 '디피인사이드'의 유방씨 역시 "가장 구체적인 대안을 내 놓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정책 자문단 활용을 통해 대학생 참여, 청소년 참여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호되게 혼났네"... 학생들 "더 혼나야"   

 

 

김유정 의원의 사회로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부겸 당 개혁특위 당원분과위원장, 최문순 의원,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 소장이 함께했다.

 

김부겸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여러분들이 찔러준 하나하나의 자극이, 민주당을 변하게 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문순 의원은 "학생들의 보수화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사안을 꿰뚫고 있었다"면서 "진땀나는 소리를 들었고 호되게 혼났지만 동시에 안심이 됐다, 대학생들과 거리감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앞으로 다양한 소통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곽한(26)씨는 "지금껏 민주당 쪽에서 학생들의 소리를 듣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참신했다"고 평가했다.

 

대학생 자문단 부단장인 김형중(26)씨는 "그동안 학생들 소리를 잘 안 들었는데 듣기 시작했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학생들을 정치수단으로만 삼는 정치인들은 각성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당내 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출범 이후 그동안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공청회를 진행해 왔다. 개혁 특위 관련 활동은 보고서 형식을 통해 당내 개혁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선필, 이혜리, 김재우 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인턴입니다. 


태그:#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대학생,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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