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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대전 아쿠아월드 앞에 줄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지난 1월 1일 대전 아쿠아월드 앞에 줄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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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를 자처하는 동굴형 수족관인 '대전 아쿠아월드'는 대책 없는 주차시설만 문제가 아니었다. 볼 것마저 없어 허술한 준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대전아쿠아월드(대표 김승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내려오던 사람들이 욕하면서 내려오더라"며 "볼 것도 없고 길만 막히고 추운 날씨에 노인분들부터 애들까지 개고생시켜서 너무너무 고맙다"는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빙화'는 "아쿠아월드 개장만 하면 다냐?"며 "주차시설 어찌할 거냐?"고 따졌다. 이미 예견되었던 주차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데서 나온 원망이다. 실제 지역주민들은 개장 전부터 교통대란을 지적했음에도 대전시와 아쿠아월드 측은 별다른 대책 없이 시설을 개장했다.

'물고기'란 아이디의 시민은 "차라리 무료개장을 하지 말든지 완전히 실망했다"며 "관람객들이 줄지어서 들어가고 줄지어서 나가고 있는데 워낙 입구가 좁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겨우 참고 도착해 들어가니 커다란 수조에 잠수부가 물고기들 먹이 주고 있는 수조뿐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3층 전체에서는 각종의류 상설매장이 열려 있더라"며 "대전시민으로서 오히려 (부분개장 무료입장이) 부끄러웠다"고 적었다.

아이디 '바람'은 "덕분에 정말 불쾌한 하루였다"는 게시글에서 "서울 아쿠아리움도 가보았고, 부산 아쿠아리움도 가보았지만 언덕 위에 있는 수족관은 처음이었다"며 "입구에 커다란 수조. 그리고 왼쪽으로 돌아간 어두운 방에 놓인 몇 개의 작은 수조들이 끝이었다"면서 "올라오는 길에 어떤 사람이 볼 것 없다고 하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무료개장기간에는 일부만 오픈을 하고 나머지는 17일부터 하는 유료기간부터 오픈한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들었다"며 "그럼 그런 사실을 공지를 했어야지 뉴스에까지 무료 개장한다고 선심 쓰듯 선전하고 겨우 이까짓 것을 보여주다니 정이 뚝 떨어져 유료개방 때에도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고 우롱당한 아픔을 털어놨다.

100여m 늘어선 관람객들... 무료입장의 위력

입구까지 100여m를 길게 늘어선 입장객들
 입구까지 100여m를 길게 늘어선 입장객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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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인 '아쿠아월드 패션아웃렛' 매장에서는 손님을 맞고 있었다.
 출구인 '아쿠아월드 패션아웃렛' 매장에서는 손님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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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기자가 직접 '대전 아쿠아월드'를 찾았다. 보문산 입구부터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지만 몰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말할 수 없이 혼잡했다. 차도와 인도가 구분 안 될 정도였고 더구나 쌓인 눈을 치우지 않아 녹아내리는 눈은 지저분하기까지 했다.

대전 아쿠아월드 정문으로 오르는 길은 100여m를 늘어선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무료입장의 위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그러나 관람 후 내려오면서 "볼 것도 없다. 물건 팔려는 상술이다"라고 던지는 말이 유독 귀에 들어왔다.

관람객들에게 밀려 수족관 안으로 들어섰지만 대부분의 공간은 수족관을 파란 천으로 막아 놓았다. 개관한 곳은 전체 14개관 중 2개관(토니나관, 고대어관)에 불과했다. 물고기도 모두 합쳐 수백 여 마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는 팝업창까지 만들어 "대형가오리, 피라루크 등 500여종 6만3000여 마리의 세계 희귀어종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고 소개해 놓았다.

이에 대해 대전 아쿠아월드 관계자는 "유료개관하는 17일 부터는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다"며 "현재는 준비 중이라 전체 물고기의 일부분만을 갖춰 놓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3층에는 '아쿠아월드 패션아웃렛' 매장을 갖춰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순간 수족관보다는 옷 판매에 더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건물 주변에는 공사 잔여물과 채 다듬어지지 않은 콘크리트 길, 공사현장자재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관람객들 "상가와 매장 돈 벌게 하고자 무리하게 쓴 상술로 보여"

대전 아쿠아월드는 공사가 덜 끝난 시설을 부분 개장했다.
 대전 아쿠아월드는 공사가 덜 끝난 시설을 부분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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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대전 아쿠아월드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대전 아쿠아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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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쿠아월드 측은 유모차·애완견보관소·휠체어·물품보관소 등 부대시설 또한 17일 이후에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사전예약도 17일 이후에야 가능하단다. 게다가 홈페이지 또한 접속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14개 중 달랑 2개 수족관만을 열어 놓고 무료입장만을 강조한 홍보를 했다"며 "상가와 매장들을 돈 벌게 하고자 무리하게 쓴 상술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 아쿠아월드 측은 "그동안 우여곡절 속에서도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관람객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일부 무료개장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며 "개장 초기라 아직 미흡한 점이 있어 발생되는 관람객분들의 불편사항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고자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 아쿠아월드는 지난 2009년 11월 3일 기공식을 갖고 지난해 12월 31일 개장했다. 본관수조는 토니나관, 아로와나관(고대어관)으로 구성돼 있고 테마수조에는 한국관, 로봇물고기관, 아시아관, 챠오프레야관, 아프리카관, 해양관, 테마관1, 테마관2, 아마존관, 파충류관, 양서류관, 거북이관 등 12개관으로 구성돼 있어 총 14개의 수족관이 조성된다. 대전아쿠아월드 측은 바닥면적 약 1000평, 동선 약 900m에 달하는 동굴 내에 조성돼 세계최초 천연동굴형 아쿠아리움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무료입장이나 17일부터는 성인 1만7500원, 청소년과 노인은 1만4500원, 어린이는 1만2000원의 입장료를 각각 지불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뉴스타운과 제이비에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대전아쿠아월드, #안전불감증,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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