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정비사업 준설 구간인 김해 상동면 일대 낙동강 둔치에 매립된 폐기물에서 '폐주물사', '광재(광산이나 제철소에서 이용하고 남은 찌꺼기)'와 같은 산업폐기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고, 납과 구리, 카드뮴, 아연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또 경상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5곳 가운데 2곳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했다.

앞서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국토청)은 낙동강사업 8~9공구와 15공구에서 매립토가 발견되자  민관공동조사를 거부하고 독자적으로 조사를 벌여 지난달 26일 90곳 가운데 7곳에서만 오염 물질이 나왔다고 밝혔었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 2일 개별적으로 조사를 벌였고, 도보건환경연구원은 15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시료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과정에서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시료채취에 나서기도 했는데, 국토청의 방해로 8공구의 5곳에서만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조사된 5곳 토양시료채취결과 2곳에서 폐주물사, 광재와 같은 산업폐기물 추정되는 매립토 성상이 확인되었고, 납·구리·카드뮴·아연 등이 농경지 기준의 1.0~9.1배, 하천기준의 1.2~4.6배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3곳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매립토 성상은 저니토로 추정되며 중금속 등 오염농도 수준은 표토·심토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항목 중 불소(F)는 농경지 기준의 88~94%,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54~64%, 니켈(Ni)은 64~77% 수준으로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근 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은 "이 결과는 지난 달 26일 국토청이 조사하여 발표한 지점과 다른 지점에서 조사한 결과로, 조사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토양오염실태 정밀조사 등 후속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도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규모와 조사범위 축소... 조사결과 못 믿어"

한편 낙동강 둔치 매립토는 지난 8월 국토청에서 문화재 조사 중 발견됐다. 경남도는 국토청에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국토청은 지난 10월 '공동참여 불가'를 회신했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 11월 15일 시료 채취를 시도했지만 국토청이 출입을 저지해 무산되었다. 그러던 중 국토청이 독자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경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매립폐기물 규모와 조사범위 축소 등으로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경남도는 지난 달 30일 국토청에서 열린 '매립폐기물 처리방안 자문회의' 때 조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역시 거부됐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 2일 개별적으로 시료채취에 나섰는데, 9공구와 15공구에서는 국토청의 방해로 하지 못하고 8공구에서만 채취했던 것이다.

한편 국토청은 지난달 26일 낙동강사업 8~9공구와 15공구에 대한 조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의뢰) 결과를 통해 "TPH(석유계총탄화수소)의 경우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시료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국토청 조사에서는 폐주물사·광재와 같은 산업폐기물 추정 물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당시 국토청은 준설구간 대상 218개 지점 중 205개소를 굴착하여 폐기물을 분석한 결과, 사업장 일반폐기물과 건설폐기물, 저니토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청은 205개 지점 중 오염도가 심각하거나 원지반과 다른 형태를 보이는 90개 지점에 대해 정밀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국토청은 7개 지점이 납·아연·불소·카드뮴 등으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TPH의 경우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시료는 없었다고 밝혔다.

국토청은 "굴착 후 양질의 토사와 혼합한 뒤 성토 또는 사토할 계획이며, 사업장일반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은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법규에 따라 선별-자원화-처리의 순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야당들은 정밀조사부터 실시한 뒤 처리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