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연속 2관왕에 빛나는 '꼬마검객' 남현희

아시안게임 2연속 2관왕에 빛나는 '꼬마검객' 남현희 ⓒ MBC 화면 캡쳐


155cm. 45kg. 체구가 작은 어느 걸그룹 멤버의 프로필이 아니다. 그녀는 운동 선수, 그것도 무시무시한 칼잡이다. 아, '칼잡이'는 칼을 잘 쓰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검객'이라고 순화하자.

그냥 단순한 검객이 아니다. 그녀는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나고, 세계에서 2번째로 뛰어나다고 공인 받은 세계적인 검객이다. 바로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2관왕에 빛나는 '꼬마검객' 남현희 얘기다.

성형 파문·소속팀 이적 극복한 파란만장한 검객 남현희

남현희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체구는 작았지만, 빠른 발과 뛰어난 순발력을 앞세워 한국펜싱의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 남현희에게 시련이 찾아 왔다. 바로 2005년에 있었던 성형 파문이 그것이었다. 속눈썹이 눈을 찔러 경기에 방해 받을까봐 쌍꺼풀 수술을 받으러 간 자리에서 볼에 지방 흡입을 한 것이 문제였다.

결국 이 사건으로 남현희는 국가대표 자격정지 6개월을 받으면서 선수생활에 커다란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오뚝이 같은 근성으로 다시 일어난 남현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다.

2007년에는 한국펜싱사상 첫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이어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뛰어난 기량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2009년 소속팀 서울시청을 떠나면서 남현희는 순식간에 무적선수로 전락하고 만다. 추운 겨울을 태릉 선수촌에서 묵묵하게 검을 휘두르던 남현희는 지난 3월 성남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다.

플뢰레 개인-단체 2개 대회 연속 2관왕

새 팀을 찾아 다시 운동에만 전념하게 된 남현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 결실을 맺었다. 19일에 열린 플뢰레(몸통 찌르기만 허용되는 종목) 개인전에서 대표팀 후배 전희숙을 준결승에서 15-14로 꺾은 남현희는 결승에서 중국의 첸진양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15-3 대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남현희는 여자 펜싱 플뢰레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남현희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2일에 열린 플뢰레 단체전에서도 남현희는 천희숙, 오하나, 서미정과 함께 금빛 찌르기를 선보이며 한국의 여자 플뢰레 단체전 4연패 및 2개 대회 연속 2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남현희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수준이 다른 기량을 과시하며 초반 5-0으로 스코어를 벌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일본은 준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을 꺾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세계랭킹 2위 남현희의 신들린 칼솜씨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남현희는 다가오는 2011년이 되면 한국 나이로 서른 하나가 된다. 운동 선수, 그것도 보기보다 체력 소모가 큰 펜싱 여자 선수로서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러나 남현희의 시선은 이미 2012년 런던으로 향해 있다. 많은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검을 휘두르며 한국 여자펜싱의 자존심으로 우뚝 선 '꼬마검객'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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