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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산직할사업단(이하 직할사업단) 청사 안팎이 '난리법석'이다. 100여 대가 넘는 차량이 인근 도로 가변과 청사 안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또 청사 안은 탕정 및 배방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같은 진풍경은 아산신도시 2단계 1차 지구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벌어졌다.

 

17일(수) 늦은 밤, 선착순으로 보상을 한다는 소식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해지자 보상을 염두에 두고 금융권 대출을 받아 이자에 치이고 있는 주민들과 LH의 재정상태 악화로 "늦으면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주민들이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LH가 탕정 개발사업을 대폭 축소 키로 했다는 소식도 크게 작용했다.

 

17일 밤부터 앞 번호를 받기 위해 청사 안에 자리를 펴기 시작한 주민들이 한 명 두 명 늘더니 18일(목) 오전에는 3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오후 5시경에는 어림잡아 500여 명을 넘어섰다.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직할사업단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되는 1차 보상금의 규모는 2000억 원으로, 22일(월) 오전 9시부터 순서대로 접수, 보상을 진행한다. 모두 채권으로 지급된다.

 

평균 1인당 보상금이 약 5억 원 정도로, 400번 이상의 번호를 받는 사람들은 자칫 이번에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자리다툼이 심해지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순번을 정하기 위해 번호표를 돌렸다. 이 순번대로 오는 22일 LH로부터 번호표를 받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 대부분은 LH의 보상방식에 원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250번 대 번호표를 받았다는 탕정면 명암리 거주 이모(45)씨는 "어처구니가 없다. 전부터 보상과 관련해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번호표 순번대로 보상을 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한 뒤 "보상을 채권으로 준다는 것도 우습고, 줄을 서 받아야 한다는 것도 화가 난다. 하지만 현실이 어렵다보니 어쩔 수 없이 따라 갈 수밖에 없다"며 개탄했다.

 

직할사업단 보상판매팀 김동선 차장은 "22일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소유권 이전(기간 2주정도)이 끝나는 대로 보상금이 채권으로 지급된다"며 "3년 만기 채권과 5년 만기 채권 두 가지로 보상하게 되는데, 2억 원 범위 내에서 3년 만기는 40%, 5년 만기는 50%의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산신도시 2단계 1차 지구 내(배방읍 휴대리, 탕정면 매곡리, 갈산리, 명암리 등) 보상 대상 인구는 토지주 1150명, 지장물까지 포함하면 1450명 정도다.

 

총 3차례에 걸쳐 보상을 진행하는데 2차 보상은 채권으로 빠르면 내년 3월 내, 늦으면 상반기(6월 안) 내에 하게 될 것이라고. 마지막 3차는 2012년에 이뤄지며 현지인은 전액 현금, 외지인은 1억 원까지 현금, 나머지는 채권으로 지급한다.

 

한편 주민들과 직할사업단에 따르면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곳은 증권사로 알려지고 있다. 보상금으로 지급되는 채권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영업전략이라는 것.

 

현재 직할사업단 분양사무실 안에 마련된 장소에는 한화증권, 농협, 대우증권, 국민은행이 자리, 채권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여기에 세무사사무소와 법무사사무소 관계자들도 가세해 홍보에 불을 지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아산신도시, #보상,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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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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