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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산벗일행들과 함께 양산시의 매바위(선암산, 710m)를 등산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양산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앞산 뒷산 어느새 가을색이 완연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양산 지하철에 도착하니 양산전철역 앞 잘 꾸며진 공원의 시원한 분수가 산꾼을 반겨주었습니다. 일행은 공원을 얼마간 산책하고 매바위로 향했습니다. 양산의 선암산은 한때 어곡산으로 불리웠으나, 이는 근거없는 이름이라 하여, 최근 선암산(매바위)로 고쳐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신선이 놀던 자리라고 해서 선암산(仙岩山)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선암산 정상에는 큰 바위가 똬리를 틀고 있는 형상인데, 산 아래서 보면 이 형상이 매가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하여 일명 매바위 또는 매봉으로도 불립니다.
 

매바위는 외관상 하나의 독립된 암봉입니다. 그래서 바위 틈새를 잡고 안간힘을 쓰며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는 오르기가 쉽지 않은 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철제계단이 생겨 매바위를 오르는 길은 매우 용이해졌습니다. 
 
선암산은 양산시 8경의 하나 오봉산과 같은 산줄기로 전망이 좋고 산행이 까다로운 만큼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과 함께 등산하기에는 힘든 산입니다. 오늘(지난 10일)은 오봉산의 반대 방향인 선암산(매바위) 쪽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등산 소요시간이 다소 많이 걸렸습니다. 
 
이 등산로는 산등성이를 계속 걷는 코스이므로 계곡이 없어 물이 귀합니다. 등산에는 수통을 준비하는 것이 원칙이나 초행의 경우는 자칫 이를 소홀히 할 수 있고, 같이 온 산꾼의 물의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준비성을 가지고 산을 올라야 할 것입니다. 
 
결코 산행이 쉽지 않는 선암산. 그래서 니체의 말처럼 정상을 정복하는 어려움이 있어 그 산행의 보람이 배가 되는 산입니다. 산을 오르며 뒤돌아 내려다 보는 발밑의 낙동강이 너무 보기에 좋았습니다.
 
가을 하늘은 티 한 점 없는 푸른 옥빛이었고, 들판에는 누런 벼들이 익어가고 있어 황금벌판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윤동주 시인의 시구처럼, 내 눈썹이 파란 하늘빛으로 물드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이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 윤동주, <소녀>
 

 
양산시의 매바위는 어곡동 어곡리에 존재합니다. 이 산에 올라오면 시야가 탁 트여, 토곡산 오봉산, 천성산, 양산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과 산의 틈새로 낙동강이 비단띠처럼 흐릅니다.
 
가을 향기 짙은 산길에는 가을의 전령사 들국화와 구절초, 억새들이 우거져 멋진 풍경 사진을 만나는 듯 했습니다. 누런 황금들판을 옆구리에 끼고 흘러가는 낙동강, 그 낙동강 저 편 뭉게 구름이 피어나고 산은 높아갈수록 손만 대면 하늘이 닿을 듯 가까웠습니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가 잠시 발길을 멈추고 뚝뚝 가을 물감이 떨어지는 듯 파란 하늘 우르러 보니 마음에도 파란 물감이 드는 듯 했습니다…. 멀리서 가까이서 산벗들이 뒷쳐진 이를 부르는 소리가 산골짜기를 메아리쳤습니다. 
 
손 닿을 듯 가까운 오봉산 산행은 다음 주에 하기로 약속하며, 뉘엿뉘엿 해가 지는 산을 내려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라면 신선이 놀다 갈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망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부산 근교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었나 새삼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은
산빛이 있어 좋다
먼 산 가차운 산
가차운 산에
버들꽃이 흩날린다
먼산에
저녁해가 눈부시다
아, 산은 둘레마저 가득해 좋다.
 
- 박용래, 둘레
 

 

덧붙이는 글 | 자가를 이용할 경우,경부고속도로 양산IC~언양 어곡양산지방공단~배내골~어곡터널 어곡양산지방공단~어곡터널~배내골 어곡지방산업단지~배내골 용선~버스종점인 슈퍼마켓 종점~용선상회 간판 보고 좌회전. 준성산업 입구에 주차했을 경우 어곡삼거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이용해서 종점에서 내려야 한다. 


태그:#선암산, #양산시, #매봉, #가을, #국화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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