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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3시 15분]

지난 8월 23~25일 서해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항법체계) 수신 장애가 일어나 정부가 정밀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우리 군이 보유한 정밀 유도무기체계 중 상당수가 GPS에 대한 전파방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정미경(한나라당) 의원이 4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GPS 전파방해장치인 'GPS 재머'는 반경 수에서 수백㎞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재머'를 가동하면 그 영향 범위 내에 있는 GPS 수신기는 작동불능이 돼 위치와 시각정보를 위성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말 서해 일부 지역에서 일어났던 비정상적인 GPS 수신장애 현상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국방부, 인천공항, 방송통신위원회, 해군 등 관련 기관은 인위적인 전파 방해 공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GPS는 우리 군의 유도탄, 유무인 항공기, 함정, 전차, 장갑차, 통신장비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지만, 군용 GPS를 사용하는 미군과는 달리 민간용 GP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파 방해에 아주 취약하다.

GPS 수신기가 작동을 멈출 경우 INS(관성항법장치)와 원자시계로 구성된 대체시스템이 가동되는데 INS와 원자시계는 GPS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GPS 재머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 무기의 성능이 저하되고 최악의 경우 기능이 정지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군은 러시아제 GPS 재머를 사용해 미군의 첨단 유도무기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당시 이라크군이 사용했던 재머는 배낭 크기의 소형으로 이 장비가 가동되면 직경 200Km 안쪽의 GPS 수신기가 먹통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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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북한이 GPS 전파방해를 시도할 경우 우리 군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INS와 원자시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전자전과 별도로 GPS 교란에 대한 항법전(Navigation War)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해안 GPS 수신장애가 북한의 소행으로 보느냐'는 정 의원의 질문에 김태영 국방장관은 "일부는 북한에 의한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북한은 50~100㎞ 거리 내에서 (GPS 재밍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지난달 8일 동해안에서 나포된 대승호의 경우는 북측과 거리가 멀어 이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민구 합참의장도 "북한은 (GPS 재밍) 능력을 보유했고 또 (지난 8월 서해안에서) 시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태그:#GPS 교란, #정미경, #국방부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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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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