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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한다고 농사 못 짓게 하더라. 그래도 씨를 뿌리고 배추를 심었더니 저렇게 잘 자랐다. 정부 방침 거부하고 농사 지은 사람들이다. 채솟값 폭등하는 가운데 배추 심은 사람들이 결국 잘한 셈이다. 정부 방침대로 농사 못 짓고 노는 땅이 엄청 많다. 아까워 죽겠다."

 

채솟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 둔치 배추밭을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을 만난 김해 상동면 한 주민이 한 말이다. 강기갑 의원은 "강 둔치는 사질토로 배추가 잘 자란다"며 "4대강정비사업 때문에 배춧값이 폭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2일 오후 폐기물 불법매립 현장조사를 위해 경남 김해 상동면 낙동강을 찾았다가 잠시 시간을 내서 둔치 배추밭을 살펴보았다. 강 의원이 이날 찾은 배추밭은 낙동강 샛강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이곳은 정부의 4대강사업 준설 대상지로, 문화재 시추조사 과정에서 폐기물이 나와 공사가 중단된 곳이다.

 

낙동강사업(8-9공구) 시공업체 관계자는 "보상은 이루어졌고, 원래는 농작물을 심지 못하게 했지만 씨를 뿌리는 것조차 막을 수 없어 그대로 두었더니 배추가 자라났다"고 밝혔다.

 

이날 강 의원과 동행한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준설공사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둔치에 배추라도 심도록 해야 했던 것 아니냐"면서 "인근에 보니 많은 땅이 놀고 있는데, 배추라도 심도록 해주었더라면 채솟값 폭등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밭을 살펴본 강기갑 의원은 "사질토는 원래 배추뿐만 아니라 농사가 잘된다"면서 "4대강사업으로 사라진 채소 재배 면적이 전체의 4.7%라는 자료를 냈더니 농림수산식품부는 1.4%라고 하더라. 정부측 자료에 나와 있는 면적을 정리해서 4.7%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정감사 때 따지겠다"고 말했다.

 

 

 

강기갑 "4대강사업으로 사라지는 채소재배면적 전체의 4.7%"

 

강기갑 의원은 지난 1일 낸 자료를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지는 채소재배면적은 1만2295ha로 전체 채소재배면적의 4.7%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채소재배면적이 1.4%(3662ha)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최근 채솟값 폭등과 4대강 관련성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가 '4대강 채소재배 면적이 전체의 1.4%인 3662ha 수준으로 채솟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이는 4대강 마스터플랜 면적에서 1만966ha라는 면적이 배제된 통계이며 동시에 준설토 처리를 위한 농경지 리모델링 대상지마저 제외한 집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이 "국토해양부와 농수산식품부에 요청한 자료에 따라 추산해 본다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전체 채소재배면적의 4.7%에 해당하는 1만2295ha가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농식품부 발표 면적(3662ha), 농경지 리모델링(957ha), 4대강 마스터플랜에서 누락된 1만966ha 중 어림잡아 70%를 채소재배면적(7676ha)으로 추산한 결과(장마로 인한 수몰 피해로 하천 둔치에는 '벼'재배 보다는 대부분 '채소'나 '특작'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이러한 통계가 가능한 것"이라며 "이마저도 최소한으로 잡은 통계이니 실제 채소재배면적은 더 넓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4.7% 채소재배면적 감소가 몰고 올 후폭풍은 작년과 올해 가락시장 농산물 유통량 대비 도매가격 비교자료만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며 "올해 8~9월 배추 반입물량은 작년대비 17.7% 감소에 도매가는 170.3%나 상승하였으며, 상추공급 37% 감소에 가격은 790% 상승, 양배추는 겨우 2.9% 감소했으나 도매가는 262.6%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기갑 의원은 "정부는 기후탓이나 4대강과 관련 없음만을 강변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내 식량자급을 위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면서 "중국에서 관세도 없이 배추를 사들이는 일은 현재 심각한 채솟값과 농업구조를 해결하는 근본 방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그저 농사만 짓게 해 달라는 4대강 유역 농민들의 피어린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4대강 변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이 계속 농사지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채소값 폭등, #강기갑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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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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