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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정맥 만월산에서 풀려버린 다리, 힘내라!!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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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맘으로 한남정맥 인천구간 마루금을 따라 거닐다 보면, 무지막지한 도로와 신도시아파트 등으로 절단된 곳이 곳곳에서 눈에 밟혀 맘을 무겁게 한다.

 

특히 검단신도시에서 계양산으로 나가는 목상동 산줄기는 흉직한 경인운하 공사로 산허리가 통째로 깊숙이 잘려나가 있다. 인천시가 자랑삼는 S자 녹지축은 그렇게 조각조각 났는데, 정작 인천시-개발업자들은 검단-장수간 민자도로를 건설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생태축마저 위협하고 있다.

 

검단-장수간 민자도로는 '인천의 진산'이라는 계양산에서 천마산-원적산-만월산을 중심으로 교량 17개소와 터널 8개소, 그리고 영업소 6개소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인데, 도로 예정지 전체 75% 이상이 그나마 녹지로 보존되고 있는 임야다.

 

 

 

이 때문에 시예산 25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착공하겠다는 검단-장수간 민자도로 건설사업은, 지역시민-환경단체로부터 반환경적인 개발사업으로 '녹색도시-청정도시'를 외치는 인천시의 슬로건과 배치된다는 비난-지적을 받고 있다. 말로만 친환경인 거다.

 

관련해 지난 20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천마산에서 관모산까지 나아가는 길에 흉물스럽게 잘려나간 원적산 구간뿐만 아니라, 만월산 터널로 샛길마저 찾이 어려운 만수동에서 저절로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 5시간 넘게 땀흘려 걸어온 산줄기에 인천시가 무지막지한 도로를 낸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만월정에서 내려다보이는 회색 빛깔 인천 도심처럼 S자 녹지축도 1자 회색축으로 파괴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좀처럼 힘이 나지 않았다.

 

여하간 만월산에서 풀려 버린 다리에게 힘내라며, 험한 광학산 산길을 헤매다 컴컴한 장수동 보세이 고개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그렇게 6시간 넘게 걸었더니 두 다리 여기저기가 뻐근했다. 내 다리처럼 한남정맥도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을 듯싶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만월산, #민자도로, #한남정맥, #S자녹지축,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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