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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는 11월 동대구~부산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경부고속철도 전 구간이 개통된다. 고속철도차량은 선형이 좋은 전용선에서만 시속 300km/h로 달릴 수 있는데, 현재 전용선은 서울에서 동대구까지만 설치되어 있고, 동대구부터 부산까지는 기존선으로 달리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11월이 되면, 동대구부터 부산까지도 새로운 선로로 달릴 수 있어서 속도를 더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우리나라 고속철도 사업은 당초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현재 KTX가 국가의 기간교통망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빠른 속도로 인한 높은 회전률 덕분에 적은 수의 차량으로도 열차를 자주 운행시킬 수 있어서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주요 수익원이 되고 있다. 또한 승객들에게 시간 절약 혜택을 준 것은 물론이고, 경부축의 승객 수요를 고속선으로 흡수하여 기존선의 화물열차 활용도를 높였다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듯 경부고속철도는 철도중심의 효율적, 친환경적 교통망 구축을 실현하고, 더 나아가 국가의 저탄소 녹색성장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경부고속철도 전구간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소요시간이 2시간 초반대로 줄어들어 시간 절약 효과는 더욱 커지며, 경주와 울산에도 역이 생겨 역세권도 늘어난다. 또한 2단계 개통에 대비하여 투입된 한국형 고속철도 'KTX-산천'은 해외 고속철도 사업진출을 노리고 있는 등 산업계에까지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

 

 

이러한 고속철도가 앞으로도 더욱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을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음 것들을 당부하고 싶다.

 

첫째는 열차시각표를 패턴화하는 것이다. KTX의 가장 큰 장점은 고속선 뿐만 아니라 기존선에서도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열차가 고속선으로 달리다가 기존선에 들어가서 달림으로써 고속선이 없는 지역도 고속철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김천, 구미, 마산 같은 곳이 그런 곳으로서, 앞으로는 기존선을 적극 활용하여 수원이나 포항 등에도 고속철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렇게 행선지가 다양화될 경우, 행선지별로 출발시각이 표준화되면 편리하다. 즉 서울역에서 매시 0분, 30분에 출발하는 열차는 부산행 열차이고, 매시 15분에 출발하는 열차는 마산으로 직접 가는 열차이거나 환승역에서 마산행 열차를 갈아탈 수 있는 열차라는 식으로 열차시각에 규칙을 부여하는 것이다. 물론 환승역에서 출발하는 연계열차의 시각표도 규격화해야 할 것이다.

 

역에 도착하면 아무 때나 원하는 차를 탈 수 있는 전철과 달리, 일반열차는 시각표를 미리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렇게 시각표가 알기 쉽게 바뀐다면 열차 이용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로는 지방 대도시권에 광역전철을 만들어, 고속철도의 연계수송을 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역이나 용산역에 가서 고속철도를 타는 게 어렵지 않은데, 이는 고속철도역에 전철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과 달리 지상 전철은 철도역과 통합되어 있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 대도시의 고속철도역에는 지하철은 있지만 전철은 없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고속철도를 타려면,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와야 하는 불편도 있고, 노선도 시계(市界) 안쪽으로 한정되어 있어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방 광역시에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기존 철도를 이용한 광역전철이 운영된다면, 승객들은 편리하게 고속철도역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구선을 광역전철로 만든다면, 하양에서 전철을 타고 동대구역에 와서 고속철도로 갈아타는 식의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렇듯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지방광역시권에도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기존선을 활용한 광역전철을 운행시키는 것은 교통편의 개선, 고속철도 영향력 확대, 지역발전 측면에서 매우 효과가 크므로,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속철도의 환승이 편리해져야 한다. 현재 고속철도가 전국의 주요거점역을 연결하면, 나머지 구간은 연계열차를 갈아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환승역에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거나 환승거리가 멀거나 하면 고속철도 이용 자체가 불편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철도 운영회사에서는 승객들의 환승편의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맞은편 플랫폼에서 열차를 갈아탈 수 있는 평면환승이며, 좌석 위치까지 비슷하게 맞추어 준다면 금상첨화다. 예를 들어 고속철도 열차를 타고 신경주역에 내리면 바로 맞은편에 포항으로 가는 열차가 대기하고 있으면 편리한 것이다.

 

 

아울러 KTX 차량은 길이가 388m나 되어서 자칫하면 환승시 긴 거리를 걸어야 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플랫폼간 구름다리를 추가하거나, 환승통로나 플랫폼 등 필요한 곳에 무빙워크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 천안아산역처럼 갈아탈 노선이 플랫폼 한쪽 끝에 있는 경우가 그런 예이다.

 

올해로 111주년을 맞은 한국철도는 그 역사가 고속철도 개통 전과 고속철도 개통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고속철도 개통은 한국철도 발전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세계적인 고속철도 건설 붐에 따라 브라질이나 미국의 고속철도 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등 뜻 깊은 한 해가 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경부고속철도 전 구간 개통은 한국철도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고속철도가 나라 안팎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어 철도 수송능력 향상, 산업경쟁력 강화, 지역균형발전,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전 등 애초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시민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고속철도, #코레일, #KTX, #철도, #저탄소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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