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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알렸다. 이 책에는 베네수엘라 혁명 과정과 지도자 차베스의 투쟁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항상 뭔가 아쉬웠다. 지도자 차베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층에서 활동하는 베네수엘라의 숨겨진 혁명가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던 게다.

최근 필자는 <베네수엘라 스픽스(VENEZUELA SPEAKS!)>라는 책의 번역출간을 준비 중이다. 이 책에는 베네수엘라 풀뿌리 활동가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번역한 내용들 중 일부를 소개한다.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의 생생한 속살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기자 말

전국협동조합평의회(CENCOOP) 설립

알폰소 올리보(Alfonso Olivo),
레우포그룹(Leufogrup) 협동조합
라라(Lara)주 바르끼시메토(Barquisimeto)

베네수엘라에서 2005년 5월 1일 노동절의 슬로건이 '공동경영(Co-management)'이라고 한다면 이듬해의 슬로건은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06년 친(親)차베스 세력의 노동절 행진은 전(前) 인민경제부와 국가연수교육원(INCE)의 본부건물에서 시작해서 베네수엘라의 번잡한 수도 카라카스를 가로질러 구불구불 나아갔다. 같은 달에, 전국에서 수백 명의 협동조합원들이 협동조합평의회 설립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카라카스에 모였다. 그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협동조합 부문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평의회가 빠른 시일 안에 자주적인 운동으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란다.

2001년에 차베스 대통령은 새 협동조합법을 통과시켰고, 3년 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션 부엘반 까라스(Vuelvan Caras)를 통해 수천 명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협동조합운영방법을 교육해서 스스로 노동자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자본주의 극복의 도구로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교육이나 기술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차베스 정부는 재정 지원, 세금 공제 및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지원했다. 부엘반 까라스 협동조합 직업연수 프로그램은 수천 명에게 가난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07년, 그러니까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첫 3년간 거의 300,000명이 부엘발 까라스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8,000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1998년 차베스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협동조합이 1,000개도 안되었는데, 2009년 초 그러니까 지난 10년간 베네수엘라에서 260,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공식적으로 등록을 했다. 이 수치는 베네수엘라가 세계에서 등록된 협동조합이 제일 많은 나라라는 의미이며, 수십만 명의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이 민주적인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된 협동조합 중에서 4분의 1이 안 되는 정도만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바뀌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국협동조합평의회(CENCOOP) 회의장면
 베네수엘라 전국협동조합평의회(CENCOOP) 회의장면
ⓒ PM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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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라라 주는 카라카스와 메리다의 중간쯤에 있다. 라라 주는 언덕이 많은 시골농촌인데 베네수엘라 협동조합 부문의 심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인 협동조합은 지난 세기동안 소비자, 의료, 장례, 공제조합에서 성장했다. 최근 수년 간 전통적인 협동조합은 CECONAVE라는 전국협동조합연맹을 통해 주 단위의 연맹체로 조직되었다. 차베스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볼리바리안 노동자 협동조합들이 생겨나면서 일부 차베스 지지자들은 전통적인 협동조합 부문을 떠났다. 왜냐면 전통적인 협동조합들은 '4공화국'(차베스 이전의 보수 정권들을 일컫는 말)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전통 부문과 새로운 협동조합 사이에 균열을 만든다. 이 균열은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라라 주의 일부 협동조합들은 성공적으로 통합을 하기도 했다.

중년의 나이에 말이 빠른 알폰스 올리보는 조합원 10명에 6년 된 정부 소속 협동조합 레우포그룹(Leufogrup)의 조합원이다. 바르끼시멘토 시내에 있는 창 없는 방 두 개짜리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그는 옛 협동조합과 새 협동조합을 아우르고 있는데 베네수엘라 협동조합 운동에서 보기 드문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올리보는 협동조합 운동에 깊이 관여해 왔다. 그의 아버지가 어업협동조합을 했고 그 자신은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8년간 베네수엘라 중앙대학에서 관련 연구를 했다. 대부분 1980년대의 중앙아메리카 연대활동에 초점을 맞춘 연구다. 그는 25년간 협동조합주의자였으며 지금은 3년 된 라라 주 협동조합평의회의 코디네이터이다. 협동조합평의회는 전국 차원, 그리고 지역 차원으로 나라 곳곳에 설립되어 있다. 하지만 라라 주처럼 옛 협동조합과 새 협동조합 양쪽 사람들을 포괄하는 곳은 드물다.

알폰소 올리보(Alfonso Olivo)

배경

저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협동조합주의자예요. 아직 살아계시죠. 지금은 미국에 사시는데 예전에는 오랫동안 베네수엘라 동부지역에 사셨어요. 아버지는 수크레 주의 마리기타라는 작은 마을에서 어업협동조합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항상 아버지가 협동조합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조직하고 어부들을 모으고 마을 공동체의 서로 다른 성원들, 그러니까 어부들, 노동자들, 기능공들 사이에 사업을 조정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봤습니다.

1976년에 나는 카라카스로 이주해서 베네수엘라 중앙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저는 니카라과, 엘 살바도르, 칠레, 콜롬비아의 인민들과 연대하는 운동에 관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좌파가 된다는 것, 진보적으로 되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됐고 배우게 됐고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었어요. 그래요. 저는 돈을 좋아해요. 좋은 직업을 갖고 싶죠. 하지만 다른 사람을 착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훔치지 않고 돈을 벌고 싶어요.

제가 무슨 간디나 록펠러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런 사람처럼 되고 싶지도 않아요. 저는 알폰소 올리보입니다. 시민이고 협동조합주의자이고 투사입니다. 저는 이 삶이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협동조합주의를 깊이 신뢰합니다.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급진좌파들은 우리를 쁘띠부르주아라고 하면서 협동조합주의를 여전히 사적소유의 한 형태라고 말합니다. 반면에 자본주의자들은 우리보고 사회주의자라고 하고요. 그래서 우리는 중간에 있어요. 협동조합주의는 체제의 중간에 있습니다.

협동조합 활동가 알폰소 올리보
 협동조합 활동가 알폰소 올리보
ⓒ PM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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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협동조합 역사

이곳 베네수엘라에서 협동조합운동은 1902년 아니면 1904년에 시작됐어요. 두 이론이 있습니다. 한 이론은 1902년에 마르가리타(Margarita)와 포를라마(Porlamar)에 협동조합이 있었다고 말하고요. 다른 이론은 1904년에 안데스에서 협동조합이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우리 협동조합운동의 기원입니다. 베네수엘라까지 도달한 협동조합운동은 유럽 이론과 함께 왔습니다. 유럽인들이 우리에게 협동조합주의를 가르쳤지요. 좋아요. 그래서 누가 베네수엘라에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을까요? 예수회 사제들입니다. 그들은 협동조합주의를 극빈자들을 구제하는 방법으로 봤습니다. 예수회 사제들이 이곳으로 온 것이죠.

협동조합운동은 또한 쿠바 혁명의 승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으로부터 베네수엘라로 전해졌습니다. 1959년 혹은 1960년에 이 혁명운동(쿠바혁명)은 라틴아메리카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래서 혁명이나 전쟁 말고도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고, 사람들이 그것을 협동조합주의라고 생각하도록 미국은 라틴아메리카 정책을 펴나갔습니다.

그래서 사제들이 이곳에 왔습니다 - 우리는 1960년대라고 얘기합니다 - 당시 협동조합은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그건 우리 방식과는 다르고 유럽식에 가까웠죠. 예컨대, 그들은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주의는 아주 작은 공동체 단위에서 극빈상태로 사는 것, 그러니까 낡은 곳을 입고 비천하고 겨우 입에 풀칠할 만큼 생산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나라의 발전을 고려하는 협동조합주의는 아닙니다.

당시에 이 곳 라라 주에서 큰 협동조합들이 생겨났어요. 엘 디아(el Dia) 협동조합, 페꼬세벤 협동조합, 알리안차 협동조합, 생산품으로 매주 40,000명을 지원하는 세코세솔라, 그리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로 지역의 세코코로 말이죠. 이 협동조합들은 조합원이라는 제한된 영역을 넘어서서 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왔습니다. 1999년 차베스의 시대 말입니다. 새로운 협동조합주의가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협동조합주의는 어떤 면에서는 기존의 협동조합주의를 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협동조합주의는 폐쇄적이라고 봤거든요.

국가에서는 기존의 협동조합주의는 연대정신이 없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미션 부엘반 까라스를 통해 새로운 협동조합주의를 만들었습니다. 라라 주에서만 1,500개가량 협동조합이 생겼지요.

미션 부엘반 까라스

이 운동은 엄청난 힘으로 그리고 국가의 지원 하에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기대한 만큼 과실을 맺지는 못했습니다. 라라 주의 1,500개 협동조합 중에서 약 15% 만이 실제로 돌아갑니다. 나머지는 와해되고 무너지고 중단되거나 해산됐습니다. 실수를 많이 저질렀지만, 가장 큰 실수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협동조합주의자가 될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개인은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각자의 특수한 상황과 각자의 개성에 따라 행동합니다. 돌이켜 보면, 이곳 모임들은 공부할 때, 그리고 장학금을 받을 때에는 단합이 잘 됩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만들고 재정 지원을 받고 일을 시작할 때는 분열합니다. 미션 부엘반 까라스 때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몇몇 협동조합이 이런 상황을 이겨내도록 도왔습니다. 우리는 이 곳 라라 주의 큰 모임에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들은 살아남았고 결국 뭉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좋은 경험입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지요. 국가에서 받아들여야죠. 사람들은 이런 것을 찾고 있습니다. 혁명이 시작됐을 때 우리가 실업률이 12~15%인 나라를 인수했고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넘쳐났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청난 가난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우리는 미션들은 성공했죠. 왜냐면 미션들이 이런 요구에 부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미션들은 임시방편일 뿐이에요. 단기처방은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공동체평의회 - 혁명적 조치

미션 부엘반 까라스를 시작한 후, 국가는 공동체평의회 사업에 착수했어요. 왜 이걸 얘기하냐고요? 공동체평의회 안에 협동조합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평의회에는 세 개의 분과가 있습니다. 집행분과, 사회감사분과, 재정분과입니다. 공동체평의회의 재정분과가 협동조합입니다. 집단적 사회적 소유, 그러니까 공동체에 귀속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협동조합과 다릅니다.

이 협동조합 또는 공동체 은행은 국가 기금 운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일정액의 기금을 협동조합에 넘겨주면, 협동조합은 기금을 공동체에 줍니다. 그 돈으로 도로도 보수하고 학교도 짓는 거죠. 이런 식으로 공동체평의회는 정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야말로 혁명적인 조치입니다. 저는 차베스 정부의 가장 혁명적인 조치가 바로 공동체평의회를 창설한 것이라고 자주 얘기합니다. 왜냐면 관료들이나 시장, 의회의원들이 통제하던 자본을 인민들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직접 건네주기 때문입니다.

협동조합평의회

국가협동조합감독원(SUNACOOP)은 협동조합 부문의 정책을 조율하는 국가기관입니다. 하지만 SUNACOOP은 지시를 내리고 교육연수를 진행하고 법률을 작성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하는 거죠. 그래선 안 되죠. 운동은 자주성을 가져야 합니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의 경험을 보십시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운동이 방향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에서는 그렇지가 않아요.

1998년에는 베네수엘라에 고작 760개의 협동조합이 있었는데, 5년 만에 760개에서 150,000개로 늘었어요. 지금은 280,000개의 등록된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하는 부문의 요구를 받아 안을 수 있는 구조가 없습니다. SUNACOOP의 전(前) 감독관이자 미래지향적인 사회학자 카를로스 몰리나(Carlos Molin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협동조합운동이 스스로의 힘으로 방향을 찾아나가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조직하게 하십시오." 그는 운동이 스스로를 지도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협동조합평의회의 창설을 제안했지요.

평의회 아이디어는 베네수엘라 국가 안에서 교구 단위, 시도 단위, 전국 단위로 평의회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곳 라라 주에서는 세 가지 구조가 있어요. 국가 단위, 시도 단위, 교구 단위로 협동조합평의회가 있습니다. 세 가지 표현방식인거죠.

왜 이런 식으로 하냐고요? 여기에는 바르끼시메토에서 약 150킬로미터 떨어진 꽤나 먼 교구가 있는데요, 그 협동조합원들은 거의 여기로 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컨대 지역 차원의 협동조합평의회들이 중개인이 되서 거리가 멀리 떨어진 협동조합들이 기금을 얻고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단위의 협동조합평의회는 각 지역의 협동조합을 위해 연수회나 교육훈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평의회는 국가협동조합감독원 같은 국가기구와 협동조합 사이의 연결통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우리가 얘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가 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정말입니다. 이 운동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면서 조금씩 서서히 해내가길 원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행인증서라는 서류발급 때문에 협동조합이 깨지고 있어요.  그 서류를 받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그 서류가 없어요. 왜 정부기구인 감독원이 이 서류를 발급해야 하나요? 협동조합운동에서 직접 이 서류를 발행하면 안 되나요? 20년 전에는 협동조합이 정부와 약정을 맺는데 5단계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20단계가 필요해요. 이런 건 불가능합니다. 한편으로는 협동조합운동을 지원해준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료제로 협동조합운동을 방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관료제와 싸웁니다. 관료제는 운동이 자주성을 가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요.

협동조합평의회의 구성

협동조합평의회 구성원 대다수는 신참입니다. 협동조합운동에서 4~5년 정도의 경험이 전부죠. 오래된 협동조합들은 고립된 상황을 벗어나서 함께 하고 있어요. 오래된 협동조합들은 실제로 높은 수준의 지식과 상황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기여할 수 있습니다.  여기 라라 주에서는 특이하게도 옛 협동조합운동과 새 협동조합운동이 함께 공존하면서 라라 주 협동조합평의회의 틀 안에서 의사표현을 하고 수렴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라라 주의 현실이죠. 비슷한 일들이 팔콘(Falcon), 볼리바르(Bolivar), 줄리아(Zulia), 타치라(Tachira)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주(州)들이죠. 다른 주에서는 아직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아요. 제가 설명한 이유들 때문에 운동이 아직 단결하지 못하고 있어요.

볼리바리안 협동조합 VS 전통적인 협동조합

부엘반 까라스 협동조합(볼리바리안 협동조합)들은 정부가 매우 올바르고 건전한 의도를 가지고 창설했습니다. 새로운 협동조합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런 경험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옛(전통적인) 협동조합의 경험과 규범도 배워야 합니다. 옛 협동조합의 전통, 투쟁과정, 사업방식, 인적 물적 자본 같은 것들 말이죠. 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들이 어떻게 뭉쳤을까요? 우리는 협동조합주의에 더 많은 사회적 비전이 필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옛 협동조합운동이 놓쳤던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공동체 발전에 대한 헌신입니다. 협동조합의 5번째 원칙이죠, 공동체에 대한 헌신.

이 두 가지 전망을 서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결국에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 그냥 단순히 '협동조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결과물을 내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13 협동조합은 그냥 협동조합일 뿐이에요. 하지만 그것은 토론의 결과물이어야 합니다. 교육의 결과물이어야 한고요. 신뢰의 결과물이어야 하죠. 우리는 인민을 믿어야 합니다.

혁명적 변화

누군가가 거리에서 "이것은 혁명이다. 나는 차비스타(차베스 지지자)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국가를 바꾸기 위해서 뭘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권력자들은 이전에는 착취와 도둑질로 통치를 했지만 우리는 이제 통치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인민들은 바꾸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바꾸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권력을 인민들에게 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그대로인 상태로 겉만 그럴 듯하게 바꾸는 것입니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상황이 다를 겁니다. 베네수엘라를 쿠바나 니카라과와 비교한다면 서로 상황이 다르겠지요. 우리는 이전에 50년간 보수양당체제(Adeco-Copeyano) 하에서 살았습니다. 보수양당들은 5년마다 권력을 번갈아 가졌고 인민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했습니다. 국가는 인민들에게 부스러기만 주고 그들을 바쁘게 돌렸는데, 인민들은 자신들이 부스러기보다 더 많이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석유로부터 나오는 이익이 천연자원의 진정한 소유자인 인민들 자신에게 직접 와야 한다는 사실 말이죠. 인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그들은 저항에 나섰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인민들에게, 천연자원이 그들에게 속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천연자원을 평등하고 정의로운 체제 하에서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잘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할까요. 협동조합은 바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협동조합과 개발

협동조합주의는 이런 의식의 형성과정에서 모래 한 알과 같습니다. 경영자들이 자신의 이윤 중 일부를 떼어내서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연대의 한 형태이며 일종의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주의는 이런 의식을 형성하는 사상적 도구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국가는 생산성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죠. 생산을 해야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국가 투자는 전부 석유 산업에서 번 돈에서 나오죠.  지금 이 순간 그 돈을 인민들에게 넘겨주고, 그래서 석유로 번 돈으로 다른 생산물을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석유 붐이 끝나더라도 우리 미래 세대가 계속 풍요롭게 살거나, 아니면 적어도 부족한 것 없이 함께 살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모순, 그리고 "중간 계급 혁명"

정부는 좋은 의도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차베스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좋은 의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어디서 잘 안 되고 있는 걸까요? 차베스와 함께 하는 팀에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방식의 경제활동을 발전시키려 할 때 그것을 방해하는 사람이 정부 내부에 분명히 있습니다. 이 혁명 과정을 베네수엘라의 쁘띠부르주아, 그러니까 중간계급이 주도하고 있거든요.

이것이 이 정부 내에 바로 지금 존재하는 모순입니다. 이 과정을 대체 누가 주도하는가? 중간계급입니다. 그들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본가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그러니까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들, 그리고 대토지 소유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원합니다. 저는 혁명가입니다. 협동조합주의자이고요. 그들이 이런 식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왜냐면 결과적으로 우리가 극복한 그 체제로 다시 복귀하게 될 테니까요.

10년의 볼리바리안 혁명 과정

지난 10년간 정부의 협동조합 정책은 아주 성공적이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실패도 아니고요. 정부는 협동조합을 건설하자고 제안했고 집단주의 정신을 널리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건 유용한 사업입니다. 왜냐면 전에는 사람들이 단지 개인적인 목적만을 생각했잖아요. 차를 산다든지 새 집을 구입한다든지 말이죠. 그 사람들한테 갑자기 "학교 가서 공부하세요. 우리 모두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세요." 이렇게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의미에서는(사람의 의식을 바꾸는데 있어서는) 성공적입니다.

사회주의

자본주의에서 사는 것보다 사회주의에서 사는 것이 더 좋습니다. 서로 나누는 것이 더 좋지 않나요? 민간병원에 돈 내는 것보다 무상의료가 더 좋지 않나요? 사립대학에 돈 내는 것보다 무상교육이 더 좋지 않나요? 사회주의가 더 좋죠. 하지만 사람들이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이해관계의 충돌이 있죠. 정부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사회주의적인 것도 미래지향적인 것도 아닙니다. 정부가 차베스라는 지도자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차베스가 사회주의적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차베스 주변의 나머지 사람들이 차베스와 같은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쁘띠부르주아적 전망도 물론 진전이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상쇄하고 균형을 잡으려면 우리를 더욱 전진시켜줄 급진적 사상을 지지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주의는 이제 막 한창입니다. 이 정책을 펼쳐서 사회의 나머지 부분에서도 싹트게 하려면 뭘 해야 할까요? 우리는 말합니다. "여러분 스스로 조직하세요." 그들에게 요청하세요. 협회, 단체, 조직, 어쨌든 인민들은 조직돼야 합니다. 인민들은 조직돼서 자신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책임까지도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 인민 그리고 우리 혁명이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인민들이 의식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서 스스로가 이런 일의 주체라는 것,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사상을 따르는 것입니다. 올바른 사상을 따르는 것이죠. 이것이 우리가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운동은 계속돼야 합니다. 왜냐면 협동조합주의는 평생이 걸리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아니면 한 정부의 집권기간 정도가 아닙니다. 평생이 걸립니다. 어느 곳에서 협동조합주의가 더 잘 돌아갈까요? 물론 사회주의에서 잘 돌아갑니다. 우리는 사회주의 정부가 훨씬 더 좋습니다. 바로 지금 정부는 협동조합운동을 지원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정부를 신뢰합니다. 차베스 정부 같은 정부는 우리가 맞서 싸우는 자본주의 정부보다 훨씬 좋습니다. 예전에, 그러니까 1964년에 우리는 보잘 것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믿지 않았어요. 협동조합은 그저 도로청소나 했지요. 지금은 인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있고 협동조합주의를 신뢰합니다. 상황이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끝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공동체평의회로 권력을 준 것은 이 정부가 취한 가장 혁명적인 조치입니다. 전에는 시장이나 도지사가 하던 일을 공동체평의회에게 넘겼기 때문입니다. 인민들은 국가나 관료적인 공무원들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매일 토론이 있고 거리에서 투쟁하고 학생들과 노동자들과 이야기하는 것 말입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고, 그래서 토론은 풍부해집니다. 저는 우리가, 설사 사회주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매우 민주적인 국가를 획득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가 심화돼서 단지 아무런 의사표현도 없이 4년에 한 번 투표나 하는 것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죠.

기억해보세요. 베탕쿠르,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즈, 칼데라 정부에서도 민주주의를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대의 민주주의였어요. 지금 인민들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참여 민주주의를 얘기하고요. 민주주의가 심화되고 정치적 행동이 확장되고 단순히 투표하는 것을 넘어서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이해관계에 개입해 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사회주의입니다. 사회주의.

물론 모든 것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닙니다. 4백만 명의 반대파가 있고 그들도 자신들 고유의 민주주의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예전의 민주주의를 이용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미국에 대저택을 가지고 있으며 문 앞에 마차가 있고 최신 모델의 자동차를 네 대씩 가지고 있으며 40명의 하인을 부리는 사람들 말입니다. 이 사람들은 그런 삶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건 올바른 일이 아닙니다. 이런 일을 없애야 합니다.

카라카스에는 판잣집이 가득해요. 이곳 라라 주의 바르끼시메토에도 판잣집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노점상을 하기도 하고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일하러 갔다가 판잣집에 와서 잡니다. 물도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오고 교육도 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없지요. 그럼에도 그들도 베네수엘라인입니다. 국가가 직접 챙겨줘야 합니다. 이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것. 그것이 심화된 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주의입니다. 간단하지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월간 <민족2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협동조합, #21세기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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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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