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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7시 부산 대안 공간 '공간 초록'에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저자 요시다 타로의 강연회가 열렸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소련붕괴와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계속 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적 억압으로 석유에서부터 일상용품까지 물자를 공급받지 못한 쿠바가 어떻게 생태도시로 변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쓴 책이다.

강연은 한국쿠바교류재단(준)에서 주관을 하고 부산지역에 있는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이 공동 주최하여 부산 '공간 초록'에서 열리게 되었다. 요시다 타로는 한국의 다른 지역에도 쿠바의 생태도시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기 위해 강연을 하고 마지막으로 부산을 방문하였다.

이번 강연은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책에서 주로 다루어졌던 쿠바의 도시 농업에 관한 내용보다는 쿠바의 의료시스템을 중심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약 80여 명의 시민들이 요시다 타로의 강연을 듣기 위해 공간 초록으로 모였다. 그리고 강연자가 일본인이라 '꽃피는 학교'에서 활동하는 이정호씨가 동시통역을 통해 강연자의 말을 한국말로 전달하였다.

요시타 타로의 강연을 듣기 위해 부산 공간 초록에 모인 70-80여명의 청중들
 요시타 타로의 강연을 듣기 위해 부산 공간 초록에 모인 70-80여명의 청중들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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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의료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병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병든 사람을 치유 하는 곳' 이다. 질병이 생기지 않는 다면 병원과 의사, 약 등을 찾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강연자는 병이 걸리고 병원을 찾는 의료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의 의료는 병이 걸리지 않도록 모든 국민들의 건강을 미리 챙기는 '예방 의료'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고 말했다.

"쿠바에는 예방 의료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패밀리 닥터라고 모든 국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가 따로 있습니다. 이 의사들은 각 주민들의 집을 돌면서 그들의 식생활, 건강, 운동 등을 관리합니다. 정기적인 패밀리 닥터의 방문으로 80%의 병은 병원에 가지 않고 그들이 고칩니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저자 요시다 타로(사진 우), 동시통역자 이정호씨(사진 좌)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저자 요시다 타로(사진 우), 동시통역자 이정호씨(사진 좌)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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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살면서 느끼는 것은 나의 건강에 대해 국가가 관리를 해주는 것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예방의학을 연구하는 의학 교수들이 있고 예방의료 센터가 있지만 쿠바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쿠바는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국가가 그들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예방 의료가 발달되어 있었다. 예방 의료가 발달되면 자연스레 국가 전체의 의료비가 절감된다는 것을 쿠바가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패밀리 닥터의 관리 속에 국민 개개인의 건강이 관리 되기 때문에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면 많은 돈이 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쿠바는 예방의료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무상의료를 제공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쿠바는 산골짜기 시골에 웅장한 병원이 있다

강연자는 청중들에게 대궐 같이 생긴 건물을 하나 보여주면 이곳은 어떤 곳일 것 같으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청중들은 쿠바의 아바나와 같은 중심지에 위치하는 병원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요시다씨는 여기는 아바나와 같은 쿠바의 중심 도시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이 곳은 아바나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바나처럼 도시라고 불리는 곳도 아닙니다. 쿠바는 중심 도시에 벗어난 지역에도 병원만큼은 웅장한 대궐과 같이 잘 지어져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챙기는 이렇게 세심한 나라는 또 없습니다. 시골 동네 다른 건물은 다 허름한데 병원만 웅장한 궁궐 같으니 말입니다."

한국의 농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을 목격한 청중들은 부러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역 먹거리 문제도 고민하는 쿠바 의료

한국 청중들에게 쿠바의 의료 체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제스쳐를 취했떤 요시다 타로
 한국 청중들에게 쿠바의 의료 체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제스쳐를 취했떤 요시다 타로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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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씨는 쿠바의 의료체계는 지역 사람들의 먹거리 문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학생들의 식단을 채식 위주로 편성하기 위해 학교에 채소밭과 농업 교육을 시킬 것을 국가가 강력하게 제안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나 일본을 보면 육식 위주의 식단, 그리고 광우병 쇠고기 문제, 조류 독감 등 음식물 때문에 질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쿠바는 지역 스스로 도시농업이 촘촘히 잘 갖추어져 있어 음식 때문에 병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먹거리로 질병에 걸릴까봐 고민하는 일은 없겠죠?"

지역의 먹거리 문제도 고민하는 의료 체제를 얘기하고 난 후 강연자는 아이들과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사회적 장치가 매우 잘 갖춰진 쿠바의 사례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먼저 쿠바에서 아기를 낳으면 육아휴직이 주어지는데 휴직 기간 동안 완전 유급을 제공합니다. 1963년부터 완전 유급을 인정하는 출산 휴가법을 제정하여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여기 그래프 보시면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쿠바보다 경제적으로 발전되어 있는 미국은 12주의 휴가 휴직이 주어지지만 그 기간 동안 봉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쿠바에서 유가휴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건강과 어린 나이에 부모와 정서 형성을 중요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요시다씨는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쿠바의 육아휴직 이야기에 이어 노인들의 건강 또한 세심히 챙기는 국가 시스템에 대해 말하였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건강 또한 관리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갖추어져있습니다. 앞에 설명 드렸던 패밀리 닥터가 정기적인 검진을 하는 것과 함께 '지역 진료소 고령자 팀'이 또 지역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 합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고령자 클럽을 통해 노인 대학, 태극권, 지역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 독거노인을 위해 소셜 워커(영혼의 의사)라는 시스템을 통해 그들의 건강을 관리 하는 의사가 따로 있습니다."

쿠바의 의료 시스템, 현재 고도로 발달된 한국 사회는 힘들지 않나?

쿠바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요시다씨는 짧게 쿠바의 생태적인 도시농업에 대한 사진을 몇 개 보여주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질문자가 현재 쿠바의 시스템이 한국 사회에 적용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자 : "현재 한국 사회는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쿠바와 같이 외부 농업에 휘둘리지 않고 자급자족 하는 생태적 도시농업 시스템을 구축 하거나, 전면 무상의료 시스템을 구상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대안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시다 :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현실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쿠바의 사례가 현재 한국/일본과 같은 고도로 자본주의화 된 나라에게 이상과 같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나라의 사정에 맞춰서 현재 지역 차원에서 도시 농업과 예방의료에 대한 실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과 전 세계적 흐름이 형성 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작은 실천들이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 봅시다."

한국쿠바재단(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이수씨 강연회를 마치고 재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국쿠바재단(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이수씨 강연회를 마치고 재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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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대한 답이 끝나고 강연은 끝이 났고 이 강연을 준비했던 한국쿠바재단(준)에 대한 소개를 한 후 자리가 마무리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 공간초록 소식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쿠바,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예방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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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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