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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제언을 하고 있는 나홍주 전 회장
▲ 나홍주 전 독도NGO포럼 회장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제언을 하고 있는 나홍주 전 회장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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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이 재차 일본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표기를 해 한·일 양국간의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흥사단 사무실에서 오래 전부터 독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나홍주 전 독도NGO포럼 회장(현 흥사단 독도연구회 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 국치 100년을 맞는 올해,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었습니다. '조용한 외교' 기조 때문인지 아무래도 사회 전체적으로 조용한 느낌인데 그 중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가 자기 의도대로 주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독도의 경우 일본은 장기적 책략에 의해 치밀하게 주도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우리는 상당히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본의 독도 관련 흐름을 보면 2002년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로 협력관계가 형성될 때인 4월에 처음으로 교과서에 독도 주권을 명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일관계에 대한 고려보다는 독도 주권에 대한 책략 목적을 우선시 한 것입니다.

그 후 2005년 시마네현 의회에서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하고 3월 16일 통과시켜 한-일 관계를 급랭시켰습니다. 지금도 매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달 23일,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주재 외신기자들을 초청하여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러한 집요함을 통해 (일본은)일본의 방위백서에 내용을 반영하는 한편, 2008년 들어서는 전 세계를 상대로 '독도는 일본 땅'을 공식화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바로 올해인데요. 3월 26일 한국 해군 천안함이 침몰해서 온 한국 국민이 비통 속에 잠겨 있는 상황에 바로 옆 나라 일본은 경악할 만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모든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개념을 명시했는데요. 어릴 적부터 영토개념이 틀에 박혀 버리면 다가올 미래에 어떤 분쟁이 생길지 모른다는 겁니다. 소위 민주당 정부에서도 이런 행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일본이 독도를 계속해서 문제화 시켜서 얻는 전략적 이득은 무엇인가요? 일본은 독도를 포함해 북방영토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방영토 문제와도 결부시키는 모양이 있는데요. 그러나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역사적, 법적 근거가 다릅니다. 독도는 서기 512년부터 고유한 우리 영토이고, 국제법적 근거에 의해서도 우리 땅입니다. 연합국 최고사령부(scap) 훈령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님이 명시돼 있습니다. 일본이 불법과 폭력으로 탈취한 모든 영토로부터 일본은 축출된다는 포츠담 선언에 근거해 최고사령부도 명시한 것이죠.

울릉도, 독도, 제주 역시 일본의 부속도서가 아니라는 조치를 일본 총리부령 제 24호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방영토와는 다른 세부적인 명시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독도문제와 관련해서는 확고한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그러는 것은 독도를 통해 한반도에 대한 침탈 야욕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독도 문제와 관련한 국내 분위기를 살펴보면, 일본이 강력히 나왔을 때 일부에서는 단지(斷指)도 하고 강경하게 나왔습니다만 또 한편에서는 실효적으로 한국이 독도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이슈파이팅에 말려 일본 우익들의 입지를 높여주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이러한 국내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 다면요.
"물론 저는 한국에서 일부 인사들이 단지를 한다거나 심지어 대마도도 우리 땅으로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독도와 대마도를 연계시켜 처리하려 한다면 오히려 본질은 왜곡되고 일본의 주장에만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강력한 규탄은 필요하되, 핵심이 비켜가면 안 됩니다. 또 일부 지식인들은 일본 극우세력들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경계하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주권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대응이 없으면 일본은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그런 우려와 소극성은 버려도 괜찮습니다. 기우에 불과합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제언을 하고 있는 나홍주 전 회장
▲ 나홍주 전 독도NGO포럼 회장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제언을 하고 있는 나홍주 전 회장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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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전략이 중요하겠군요.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2005년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같은 강력한 대응은 좀처럼 잘 안 보이는데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중요한 질문입니다. 국내 지식인들이 많이 반성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독도를 포함한 영토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은 지식인들이 마치 권위 있는 것처럼 강력한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자세를 경계해야 합니다.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일본이 우습게보고 영토주권을 유린하게 됩니다. 우리가 약하게 나가니까 이미 일본 내에서도'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아닙니까. 우리 내부의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국민들의 의지를 다시금 모아내는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매운동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 독도문제 역시 한반도 문제인데요. 혹시 북한에서도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에 대응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상승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은 그런 움직임은 아직 안 보이는 것 같고요. 앞으로 남북관계가 평화롭게 발전한다면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겠죠."

- 2008년을 되짚어보면 일본의 자민당 장기집권이 끝나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었는데요. 한일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적 사안들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하게 처리하려 하는 모습입니다. 독도 문제 역시 마찬가지 같은데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변화들이 있었습니까?
"큰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초에는 민주당으로 정권이양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고, 일본에서도 새로운 메시지들이 계속됐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일 뿐이고, 보수당인 자민당 정권조차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한일관계의 핵심인 독도문제에 있어서 일본 전체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명시한 것은 아주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오히려 더 후퇴한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나중에 독도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충돌과 혼란을 민주당 정부가 심어놓은 것입니다."

- 우리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겨 명확하게 정리하자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방안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이건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1954년 9월 25일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기자는 공식 외교문서를 보냈을 때, 정부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외무부 변영태 장관이 특별 성명을 냅니다. 독도가 독립의 상징임을 잊고서는 독립국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이었죠. 이런 역사적 사실에 더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게 된다면 양 당사국의 특별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사법재판소의 결정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재판소는 증거 선택권이 있어 독도의 사정에 어두운 인사들의 판결에 복종하기는 어려운 것 아닙니까. 여기에 일본의 외교력을 인식한다면 우리 땅을 빼앗길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한국의 일부 주장을 반가워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의 역할을 생각한다면요.
"정부의 대응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무래도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높이는 어업기지 개발과 독도경비의 확충, 물론 쉽지 않겠지만 독도에 실제 주민이 거주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어야 하고 국민들이 독도 문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 지원해 나가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사람은 역시 사람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배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2009년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안중근기념사업회의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독도, #방위백서, #나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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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생기면 항상 펜을 잡는 자유기고가. 시민단체 흥사단에서 이사로 활동했으며, 최근까지 국회 정무위원장 비서관으로 일했습니다. '근거있는' 소통의 공간을 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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