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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도심 산에 자연생태학습장을 조성했지만 전문 인력을 배치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자연생태학습장 조성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숲 해설가 등 전문 인력 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초 천안시는 4억 원을 들여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을 완공했다. 2008년 산림청과 협의 속에 '국민의 숲'으로 지정한 후 지난 4월 착공해 도심 한가운데에 자연생태학습장을 조성한 것이다.

 

봉서산 팔각정 인근에 위치한 자연생태학습장은 1만8546㎡ 면적에 산딸나무 등 교목 60주, 매자나무 등 관목 4250주, 수호초 등 초화류 1만9000본이 심겨졌다. 야외학습장 298㎡, 쉼터 78㎡, 나무데크와 계단 352m 등도 설치됐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아 평일에도 새벽부터 밤 늦도록 많은 시민들이 휴식과 운동공간으로 애용하는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이 갖춰져 교육 기능까지 기대됐지만 정작 학습장의 핵심 인력이 없어 반쪽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에는 생태해설가나 숲 해설가 등 생태학습장의 필수 자원이 없다. 학습장내 일부 수목과 초화류에 설치된 어른 손바닥 크기의 작은 안내판이 전부. 학명과 특징만 간략히 기재된 안내판으로는 자연생태학습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숲의 생리를 알기에 미흡하다.

 

천안시가 태조산 공원과 태학산 자연휴양림에 각각 1명씩 숲 해설가를 배치해 숲의 가치와 기능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주민들 발길 뜸한 자연생태학습장

 

 

변변한 설명 자료도 없고 해설가도 없다보니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은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하다.

 

지난 26일 오후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 학습장 옆 등산로는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자연생태학습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등산로에 설치된 자연생태학습장 이정표도 드물어 찾기도 불편했다.

 

탐방객 한 명은 자연생태학습장에 관해 묻자 "멀쩡한 나무들을 베어내고 계단만 잔뜩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탐방객은 "이왕 학습장을 만들었으면 사람까지 배치해 제대로 활용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용기 '숲 연구소' 생태교육전문가는 "눈으로 둘러보며 나무와 꽃 이름을 확인하는 정도로는 자연생태학습장의 의미가 없다"며 "숲 해설가나 생태 해설가를 배치해 단순한 지식 전달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교육 기회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희 천안시 공원관리팀장은 "올해는 인건비가 책정되지 않아 인력 배치가 어렵다"며 "내년에 관련 예산을 편성, 1명 정도 해설가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87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 #천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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