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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촉구 기자회견장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오종렬 전 한국진보연대상임고문, 박정기, 배은심(유가협), 이강실(한상렬 목사 부인) 한국진보연대 대표를 비롯 100여 명의 시민사회 원로, 목회자, 그리고 한상렬 목사를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이 모였다.

 

한상렬 목사는 경직된 남북관계로 6·15 공동 기념행사가 와해된 후,  통일부가 6·15 열돌 기념행사 참석을 허락하지 않자, 통일부 허락 없이  6월 12일 방북을 결행했다. 이들은 8월 15일 광복절을 기해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돌아올 한상렬 목사 구속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저항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2000년 6.15공동성명은 분열과 대결을 넘어 화해 단결 평화 통일의 디딤돌이 되었고 2007년 10.4 선언을 이끌어내기에 이르렀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위한 관민의 노력은 햇볕 정책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많은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조금씩 여는 듯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북 지원 단절 등  남북 관계는 역주행을 거듭하며 경직되어 왔다. 급기야 정부는 6.15공동선언 발표 10돌 기념 민족공동행사를 결렬시켰고  한반도에 전쟁위기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에 대한 수많은 의혹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 재개, 전쟁훈련 등을 진행해 한반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상렬 목사는 우리 한겨레의 화해, 평화, 통일을 위해 6.15를 반드시 살려야 하며,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한다고 호소하며 방북했다. 한상렬 목사의 방북은 6.15공동선언과 남북관계가 파탄 나고,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몇 몇의 발언이 있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사람들이 자꾸만 남북문제라고 말하는데 남북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민족의 문제다, 누가 우리민족과 나라를  양쪽으로 분단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가? 미국 침략에 의한 범죄를 역사적으로 간과하면 안 된다"며 "남북 대결은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시키려는 음모다, 계속 남북 대결구도를 강화시키고  한상렬 목사를 감옥에 가둔다면 한상렬 목사 개인을 감옥에 넣는 일이 아니라, 이 나라 피눈물의 역사를 감옥에 가두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15 정신에 입각한 한상렬 목사 방북은 합법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도 발언을 통해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6.15 공동 위원회가 구성되기 5년 전인 2000년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위원장이 공동으로 성명을 냈다. 성명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통일문제는 우리민족이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 둘째 남측 북측주장의 공통점을 따라 일임한다는 원칙에 따라 경제 협력을 비롯 모든 남북 간 교류를 합작으로 하기로 했다. 여기서 평화, 민족해방, 통일의 희망을 보았다. 이대로 가면 전쟁이나 민족 간의 갈등이 없이 미국이 갈라놓은 국토를  화해로 풀어낼 수 있었다.

 

구체적인 징표로 이산가족 상봉, 남북 포로송환을 통해 얽혔던 남북 관계의 실마리를 풀었다. 6.15기념일이나  8.15 기념식에서 남북이 만나는 한시적이고 제한된 상봉과 교류가 아니라 완전히 하나 되는 나라를 기약하는 것이 6.15공동선언 기념식장이다. 완벽한 평화통일을 이루어서 민족이 행복하게 살자는 희망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키워가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느닷없이 모든 것이 닫혀 버렸다. 이명박 정부는 한상렬 목사의 방북에 대한 사법처리를 말하기 전에, 남북관계 파탄과 한반도에 전쟁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잘못부터 돌아봐야 한다.  또 정부는 방북을 결행한 한상렬 목사에 대해 어떤 핍박이나 억압도 행사할 수 없다. 6.15 정신에 입각한 한목사의 방북은 합법이다. 6.15 선언은 국가보안법 우위에 있고 정부가 6.15 정신을 망각했으니 정부가 먼저  행위를 돌이켜 봐야 한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총회 임명규 대표도 "남한에서는 수 조원의 음식쓰레기가 버려지면서 북에 서는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전쟁을 일삼고 공동체를 죽이기 위해 사격 군사 훈련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인가고 반문한 뒤 이명박 장로에게 묻고 싶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 대신,  권력, 편견, 증오. 대결을 부추기는 행위가 그리스도의 정신인가? 이제 남북대결 구도에 종지부를 찍으라"고 주문했다.

 

마지막 발언을 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여기 오신 분들이 이강실을 보기 위해 모인 것은 아닐 것이다, 한상렬 목사를 통해서 한반도가 평화통일 되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모였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한 목사가  방북한 지 53일이 지났고 8월 15일에 판문점을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한 목사가 북에서 천안함 사태 책임이 남한에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가지고 국가보안법에 위배 된다고 주장하는데 천안함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선거법이나 국가보안법으로 협박 구속하는 태도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헌법적 태도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도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를 위한 자구책임을 깨달았기에 솔직하고 소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문익환 목사님의 방북이 경직된 남북 관계에  문을 연 씨앗이 되었듯 한목사의 방북 역시 북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없애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평화통일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말을 맺었다.  

 

 

발언이 끝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한다'는 성명서 낭독과 우리의 요구 세 가지 사항을 복창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과거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문익환 목사, 임수경 학생 대표 등이 방북을 했고 그들의 발걸음은 남북관계 발전,  통일 가능성에 물꼬를 트는 밑거름이 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경직된 남북 관계에 대해 안타까워 하다가 통일부의 허락 없이 방북한 한상렬 목사에 대해 정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을 들어 구속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수살기, 한국 기독교 장로회총회, 한상렬 목사 지지 기독교 모임, 한국진보 연대는 8월  1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3일 성명서 신문광고 게재, 15일 오전 판문점 임진각역 광장 공동예배, 16일 규탄대회, 17일 한상렬 목사를 위한 기도회 등을 하면서 한상렬 목사 구속에 적극 저항할 방침이다.

 

세 가지 요구 사항

 

1. 한반도와 동북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는 한미연합 군사 훈련 등의 훈련을 즉각 중단하고 국가 간 협정의 수준에서 체결된 6.15 및 10.4 선언을 이행하며 정전협정을 폐기, 종전협정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 상시적 평화를 구축하도록 노력하라.

 

2. 우리 민족은 더 이상 적대적 대결로 점철된 과거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21세기의 새로운 평화통일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심각하게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대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민간교류를 보장하고 경제협력사업 및 관광사업 등을 재개하라.

 

3.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으로서 민족의 평화통일 염원을 가슴에 품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회족하기 위해 백척간두 진일보의 정신으로 북한을 방문한 한상렬 목사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와 국가보안법 적용 사법처리 협박을 즉각 중단하라.

 

소명결단 (한상렬 목사님 편지 전문)

 

신앙양심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갑니다. 지금 여기 한몸평화!

 

우리 민족 한몸평화!

 

우리 한겨레의 화해.평화.통일을 위해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5.18 30년을 맞이하며 하나님과 역사.열사 앞에 회심하고자 당시 군사재판과정에서 얻은 '분단병' 상처를 온전히 치유받고자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여쭙고자 단식기도를 해오던 중 한 가지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갑오농민혁명, 3.1, 4.19, 5.18, 6.10의 맥을 이으며 사랑.자유.정의.평화 통일자주민주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 작은 몸짓하나 하고자 합니다.

 

6.15를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나는 죽는다 나는 이 겨레의 허기진 역사에 묻혀야 한다. 두 동강난 이 땅에 묻히기 전에 나의 스승은 죽어서 산다고 그러셨지 아 이 말만 믿자 그 말만 생각하자 그리고 동주와 같이 별을 노래하면서 오늘도 죽음을 살자"

 

늦봄님의 '마지막 시'를 새기며 신앙양심으로 기꺼이 이 길을 갑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한몸이니 한몸으로 한몸되게 하옵소서!

 

삼위일체 하나님 도우소서.

 

2010년 6월  6.15 10년을 맞이하여 어느 한사람 (한상렬 목사 올림)

덧붙이는 글 | 라디오 21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한상렬 목사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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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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