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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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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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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날씨는 덥지만 다음주 토요일(8월7일)은 입추(立秋) 입니다. 계절에 따라서 자연은 참 신비롭게 움직이고 그에 맞게 변화하는 것 같네요. 이 시기, 주택가 어느집 마당에 심겨진 포도나무에 탐스런 포도가 익어가는 모습을 찍어봤습니다. 지금도 마트에는 지난해 수확한 냉동 포도가 나와 있긴 하지만, 햇살과 바람과 절기에 맞추어 자신이 나설 시기에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품은 자연스러운 저 포도에게서 삶의 자세를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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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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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코스모스가 길에 피었습니다. 한 며칠 비가 오고 난 뒤로 불쑥 자란 강아지풀도 그 틈에서 숨바꼭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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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바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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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도 어느틈에 고개를 내밀었네요. 8월에서 9월에 피는 해바라기는 가을로 가는 길목을 알리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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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낀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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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난 뒤에 산 위로 안개가 잔뜩 꼈네요. 날씨도 한풀 꺾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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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한때, 입추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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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 나간 산책길에 만난 복고풍 주택입니다. 주인이 정원가꾸기에 열심인지 각종 식물의 덩굴이 우거져 있습니다. 분꽃이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초여름 부터 가을까지 계속 피는 성실한 일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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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정원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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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걷다보니 운치 있는 시골풍 식당이 나오네요.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에 어울리게 입구는 담쟁이 덩굴로 뒤덮여 있고, 모범 음식점 마크까지 붙어있어서 망설임 없이 들어가 봤습니다. 마당의 물확에 들어있는 물옥잠 사이로  빨간 금붕어 몇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고, 정겨운 나무 미닫이 문이 달린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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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풍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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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외갓집에 온 기분으로 방안에 앉아보았습니다. 창밖의 녹음이 싱그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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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풍 산채 비빔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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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 비빔밥입니다. 곧 다가올 가을을 미리 먹는 기분이네요. 하나하나 정성들여 볶아낸 나물이 입안에서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습니다. 곁들여 나오는 재첩 국물에 띄워진 부추가 향긋합니다.

입추가 지난 뒤에는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우리 조상님들은 이때 부터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어 김장에 대비하셨다고 합니다. 이 무렵에는 김매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해서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7, 8월은 농한기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다음에 올 일을 예측하고 준비를 하는 자세를 배울 수가 있는 것이 입추 무렵의 풍습입니다.

이제 곧 여름이 다 가고 나면 2010년도 후반기에 접어들 것이고, 지금 부터 그 의지를 새롭게 해야 하지 않을가 싶습니다. 입추 무렵, 새롭게 다져 보는 삶의 의지 입니다.


태그:#입추, #여름 , #가을, #포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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