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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가정보원 직원 추방 이후 한-리비아 외교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고 현지 국내 업체 직원들이 조사까지 받은 사실이 27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 사상 최대치... 시공 규모도 92억 달러

 

이번 사태 이전까지 한국의 대 리비아 수출 및 현지 건설 수주는 탄탄대로였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대 리비아 수출 규모는 12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 건설 중장비, 화물자동차 등 차량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도 1억 달러 규모 선박 첫 수출에 힘입어 5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5억4천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었다. 

 

2008년 현재 한국은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대 리비아 수출 규모가 많은 나라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업체의 현지 공사 수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 현지 한국 건설업체 시공 규모는 92억 달러로 현재 시공 잔액도 73억 달러에 이른다.

 

해외건설협회 리비아 지역 담당 박진국 대리는 28일 "사태 직후 현지 20여 개 업체들과 통화해 보니 하나 같이 지금 당장은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걱정하고 있었다"면서 "지금 시공 중인 현장은 타격이 없지만 수주 활동을 진행 중인 수 건의 대형 프로젝트는 곤란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대리는 "지난달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철수 이후 문제는 감지하고 있었지만 7월 초부터 현지 업체로부터 조사를 받는다든가 감시받는 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당장 수주 활동을 물론이고 비자 발급이 원활치 않아 현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때마침 3일 전 귀국한 이길범 코트라 트리폴리 코리아비지니즈센터(KBC) 관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리비아 현지 분위기와 국내 기업 상황을 들어봤다.

 

"조사 마무리 단계... 국내 언론 보도에 기업들 당혹"

 

- 리비아 정부에서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현지 주재원을 불러 조사했다고 하는데.

"이미 한 달 전부터 조사가 진행됐고 지금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번 조사 이전에도 리비아 진출 기업 등록 및 제반 행정 업무를 하는 리비아정부 외국기업과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무슨 이유로 조사하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해당 기업들도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한 상태다."

 

- 리비아 외교 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현지 진출 기업에도 타격이 있는 것 아닌가?

"현지 진출 업체 통해 발주처 반응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지만 이상 징후는 없었다. 현재까지 큰 움직임은 없다고 들었다. 우리 사무실을 방문하는 리비아 현지 바이어들도 정치 외교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는 별개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 상품 출시에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최근 국내 언론에 이번 사태가 보도된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 현지에서 이번 사태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현지에서는 한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국내 기업이 겪는 문제는 크게 2가지다. 주한 리비아대사관이 폐쇄되면서 비자 발급 문제와 수출입 상품 영사 인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입국 비자 문제는 현지 상공회의소와 협의에 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고 영사 인증 문제 역시 트리폴리 세관 국장급과 협의해 추후 보완해 제출하도록 했다."

 

- 지난 한 달 사이 이번 건으로 국내 기업에 경제적 손실은 없었나.

"기업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이 있겠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리비아 정부에서 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이고 양국간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아 보인다."

 

- 과거에 이처럼 정치외교적 문제로 경제적 타격을 받는 사례는 없었나.

"리비아 정부에서 공식 입장 표명이 없어 돌발 변수를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 기업이 리비아에 많은 기여를 했고 한국 상품 이미지가 좋아 무역 협력 관계 고려해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에 들어온 건 이번 사태 때문인가.

"3일 전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번 일(국내 언론 보도)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번 국내 보도로 주재 기업들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마무리 단계에서 국내 언론에 보도돼 거꾸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태그:#리비아,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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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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