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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오후 6시 40분]

수교 30년을 맞은 한국과 리비아 관계가 최근 이상 기류에 빠진 것은 리비아에 파견된 한국 외교관이 스파이 활동 혐의로 추방됐기 때문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외교 소식통은 "리비아 당국이 지난달 주 리비아 한국 대사관 소속 한국인 직원 1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원래 국가정보원 소속인 이 직원은 주리비아 대사관 정보담당으로 서기관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관련 정보와 리비아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던 중, 리비아 정보당국으로부터 불법 스파이 혐의로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뒤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기피인물)통보를 받고 추방당해 지난 6월 18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가 통상 정보 수집을 오해"... 아랍 언론 "카다피 관련 정보 수집"

이 소식통은 "이 직원의 활동은 통상적인 정보 수집 활동이었는데 리비아 측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명을 위해 정부 대표단이 지난 20일 리비아에 간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은 리비아 당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으나, 리비아 측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3일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들이 한국 정부에 통보도 하지 않고 본국으로 귀환한 것도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차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전 통보 없는 철수는 외교적 결례이지만, 정부는 리비아 측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리비아에 파견해 해명하고자 했지만, 이 의원은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나지도 못하고 귀국했다.

지난달 리비아에서 한국인 선교사 고아무개씨와 농장주 전아무개씨가 불법선교혐의로 구속된 것도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양국관계가 악화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앗샤르끌 아우싸트(www.asharqalawsat.com) 등 아랍 언론들도 최근 "리비아가 스파이 활동을 한 한국 외교관들을 추방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아랍 언론들은 한국 해명과 달리 이들이 리비아 정부 요인에 대한 정보 수집, 카다피 국가원수의 국제원조기구 조사, 카다피 원수의 아들이 운영하는 아랍권 내 조직에 대한 첩보 활동을 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 리비아는 이들이 입수한 정보가 한국만을 위한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이 정보들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넘어갔을 혐의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리비아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태그:#리비아, #국정원, #가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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