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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보다 내 몸에 맞는지 더 꼼꼼히 따져야 하는 것이 안장이다. 이런 표현이 과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안장은 중요한 파트너이다. 자신의 체중이 가장 많이 누르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자전거를 처음 타는 사람일수록 안장이 중요하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엉덩이가 편한 것을 고르기 바란다. 날렵한 타입의 안장은 아프기 때문이다. 좋은 자전거를 산 초보자가 아파서 못 타겠다고 말하는 것은 다리나 발이 아파서가 아니라 엉덩이가 아파서이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초보자라면 가늘고 딱딱한 로드 레이서용 안장보다는 부드러운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최근에 많이 쓰는, 가운데 홈이 파여 있는 '전립선 보호 안장'도 좋다. 이것은 요도에서 방광 부분에 압력을 주지 않고 양쪽 엉덩이 부분에만 체중을 싣게 하는 타입의 안장으로…
- <즐거운 자전거 생활> 중에서

자전거의 장점과 단점, 종류와 명칭, 내 몸과 용도에 맞는 자전거 선택하기, 자전거 제대로 타기, 안전하게 타기, 비상시에는 이렇게, 자전거로 통근하기, 내 몸에 맞게 안장 조절하기, 자전거 수리(정비)하기, 녹슬고 있는 자전거 폼 나게 만들기, 펑크 때우기, 자전거를 탈 때 갖추면 좋은 것들….

<즐거운 자전거 생활> 겉그림
 <즐거운 자전거 생활> 겉그림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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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자전거 생활>(히키타 사토시, 푸른길)이 다루는 내용들이다. 책은 위 내용들을 9장으로 나눠 조목조목 알려준다.
이중 제8장 '감동의 유럽 자전거 기행'은 환경선진국 독일, 네덜란드의 자전거 환경에 관한 글이다. 책은 독일의 뮌헨과 본, 그리고 뮌스터와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의 흐로닝언과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자전거 생활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생활에서 자전거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는가'가 그 도시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단다. 이런지라 유명한 대부분 도시들은 이미 오래 전에 교통시스템을 자전거 타기 좋게 바꾸었단다. 책을 통해 만나는 유럽 선진국의 '자전거 환경 정책'이나 자전거 왕국 뮌스터의 자전거를 고려한 '도시개발계획'은 부럽기만 하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트럭처럼 차체가 높은 차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노란 깃발을 달고 있는 어린이용 자전거 사진은 특히 인상 깊다.

'자전거를 타면 살이 빠진다는 사실', '오래된 녹 제거법' 등 자전거와 관련된 칼럼 12꼭지도 책 내용 사이 사이에 실려 있는데, 6번째 칼럼 '자전거 생활의 필수품 1·2'에서 저자는 자전거 생활의 필수품으로 헬멧, 속도계, 백미러, 휴대용 펌프, 스탠드 장착, 전조등과 후미등(점멸등)을 꼽으며 이것들을 꼭 달아야 한다고 권유한다.

이중 속도계와 스탠드 장착은 자전거 타기를 훨씬 즐겁게 해 주는 물건이란다. 펑크와 같은 비상시, 갖추고 있으면 요긴한 휴대용 펌프는 가격이 좀 올라가더라도 '공기압 표시기'가 달려있는 제품을 사는 것이 더 안락한 자전거 생활에 좋단다. 나머지들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로 국내 자전거 전문가들도 누누이 추천하는 것들이니 반드시 선택하자.

자전거 각부 명칭(로드 레이셔의 경우)-자전거 관련 글을 읽을 때 참고하면 좋을 자전거각부 명칭.로드 레이셔가 아니라도 각부의 명칭은 비슷하다.
 자전거 각부 명칭(로드 레이셔의 경우)-자전거 관련 글을 읽을 때 참고하면 좋을 자전거각부 명칭.로드 레이셔가 아니라도 각부의 명칭은 비슷하다.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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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3년 전쯤 나 역시 '건강에 좋고 열심히 타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자전거를 타봐?'하는 마음에 자전거를 샀지만 몇 번 타지 못하고 창고 속에 썩히고 있다.

사실 처음 몇 번 설렘을 안고 신나게 탔지만, 내 생활 패턴과 맞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됐다. 또 내 딴에는 자전거에 대해 알 만큼 안다는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삼아 신중하게 골랐지만 아무래도 내 몸에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아무 때나 도로에 선뜻 나설 수 있는 용기 또한 내게는 부족했다.

설렘을 안고 자전거를 선택했지만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창고속에서 자전거를 녹슬게 하고 있는 이들 또한 많으리라. <즐거운 자전거 생활>은 이처럼 녹슬고 있는 자전거를 창고 속에서 끌어내 번쩍번쩍 폼 나게 변화시키는 방법과 안장 등을 내 몸에 맞게 조절하는 법, 두려운 도로환경을 극복하며 신나게 달리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씽씽 달려 보고픈 기대를 품게 한다.

단언하건데, 21세기를 헤쳐 나아갈 희망은 바로 자전거에 있다. 수많은 편리한 물건들이 나와 있는 현대에서 자전거를 선택한다는 것은 용기라고 한다면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자전거를 타면 즐겁고, 스스로의 힘으로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달리면 기분이 정말 상쾌하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자전거의 매력은 원래 자신의 힘 외에는 어떤 동력도 사용하지 않은 채 사람이 걷는 것에 5배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도쿄 시내의 모든 교통수단들 중에서 월등히 빠른 것이다.
- <즐거운 자전거 생활> 중에서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씨에게 '즐거운 자전거 생활'에 대해 듣다
"자전거로 세계여행도, 라이더 위한 보호정책 만들어야"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씨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씨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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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자전거 생활>이 다루고 있는 것은 전 세계 공동품인 자전거다. 즐겁고 안전한 자전거 생활을 영위하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책의 내용은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공동품인 자전거 이야기라 할지라도 이 책 속 내용과 우리의 현실과는 차이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 책의 감수자인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씨에게 책 <즐거운 자전거 생활>과 '즐겁고 안전한 자전거 생활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차백성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자전거 홍보대사이자 <월간 자전거 생활>의 편집위원이다. 미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유럽 등 20여 개국을 수십차례 자전거로 여행했으며, 이중 미국 자전거 여행만을 글로 묶어 <아메리카 로드>(차백성, 미래인)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펴낸 바 있다.

- 자전거를 잃어버렸다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일본의 경우 '자전거 방범등록'이라는 게 있어서 잃어버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잃어버린 자전거 60%를 찾을 수 있다고한다. 그 제도는 무엇이며 우리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한가?
"모든 자전거 차대(프레임)에는 생산 당시의 고유번호가 쓰여 있다. 이 번호를 사전에 등록, 등록 정보로 분실된 자전거를 찾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다지 효과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2조'와 '제23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5조의 규정에 따라 서울시 양천구, 경기도 과천시, 경남 진해시, 제주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제도의 시행이나 등록에 대한 강제성은 없다."

- 최근 휴대폰 등에 mp3 기능이 삽입되면서 이어폰을 꽂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책속의 저자는 이런 행동이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저것만은 하지 말았으면'하는 것은?
"이어폰을 꽂고 달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이어폰을 꽂지 않고 라디오 등을 자전거에 부착,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사실은 위험하다. 어느 순간 라디오 등에서 나는 소리에 몰두하다가 사고 대처에 늦거나 사고 원인을 자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탈 때는, 귀는 토끼 귀처럼 쫑긋 세우고 눈은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또 자전거를 타면서 속도를 늦추고 휴대폰을 받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위험하다. 휴대폰은 꼭 정지 상태에서만 받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 저자는 육각 렌치나 휴대용 펌프, 윤활 스프레이 등 갖추면 좋을 용품들을 추천하고 있다. 우리 현실에 정말 꼭 필요한 장비 등을 권한다면?
"우리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나 역시 육각 렌치와 패치 키트(휴대용 펌프), 레버, 스페어 튜브 등을 꼭 지니고 자전거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이것들을 등에 매는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니다 보면 요긴하게 쓸 때가 많다. 그 외 생수나 선크림, 약간의 간식, 지도 등도 가급 갖추도록 한다. 주행거리나 속도를 표시해 주는 속도계(일명 메타기) 부착도 권하고 싶다. 자신이 하루에 달린 거리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고, 자전거 타는 재미도 배가 될 것이다."

- 자전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대처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자와 지방자치, 정부 등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하는 자전거 인구에 비례해 자전거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여가 생활을 위해 자전거를 타다가 목숨을 잃거나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자전거 이용자 개인 스스로 자신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최선의 대처 방법이다. 헬멧 착용과 눈에 잘 띄는 옷 착용, 인식등(깜박이) 부착, 여명과 박모에 꼭 라이트를 밝힐 것 등은 안전한 자전거 타기를 위해 꼭 필요하다. 특히 가까운 거리를 가는 경우 헬멧 쓰는 것을 번거롭게 여기며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또, 반드시 도로의 제반 교통규칙을 준수하고 역주행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삼가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야한다. '자동차가 알아서 피해 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도 삼가야 한다. 자전거는 더 이상 '아이들이 동네서 타는 놀이기구'가 아니다.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자전거는 엄연한 교통수단이다. 정부나 지방자치 차원에서는 강자(정책 입안자, 법규, 자동차 등)가 약자(라이더)를 보호하는 정책을 만들어야한다."

- <즐거운 자전거 생활>을 감수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인데, 이 책은 국내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나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가?
"이 책은 자전거 하나를 주제로 자전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의 브레이크 조작법, 비오는 날 자전거 타기 등 사소한 것들까지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자전거 상식들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일본인이고 몇 년 전에 쓴 책이라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자전거에 대한 상식이 없이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초보자들이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자전거를 알게 되며 자전거타기에 대한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2008년 <아메리카 로드>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낸 적이 있다. 이후 계획은?
"몇 년 전 일본을 자전거로 두 차례 여행했고, 지난해 한 차례 여행을 했다. 어떤 나라 어떤 지역의 이국적 풍경에 이끌려 여행하는 것과 어떤 특별한 시각을 가지고 여행하는 것은 다르다. 이번(지난해) 일본 여행의 주제는 '일본속의 한국을 찾아서'였다. 100년 전 국권피탈이라는 통한을 안고 일본에 건너가거나 끌려가 일을 해야만 했던 우리 이전 세대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었다.

또한 오키나와 등지에서 우리나라와의 연계성을 찾아보기도 했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특별하게 의미삼고자 해 떠난 여행이었다. 현재 발간 마무리 작업 중이다. 조만간 책으로 출간될 계획이다. 자전거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자전거 문화 고양에 일조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즐거운 자전거 생활>|히키타 사토시 (지은이)|김경화 (옮긴이)|차백성 (감수)|푸른길|2010-03-10 |정가:14000원



즐거운 자전거 생활

히키타 사토시 지음, 김경화 옮김, 차백성 감수, 푸른길(2010)


태그:#자전거, #자전거 여행, #자전거 방범등록제, #자전거 도로, #아메리카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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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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