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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을 대충 둘러본 다음, 삼청동으로 간다. 삼청동에서는 총리 공관을 비롯하여 많은 가게, 카페, 식당들이 즐비하다. 인사동 지역의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삼청동으로 상가와 카페들이 이동하고 있지만, 이곳도 현재는 너무 올라 있는 상태다.

가게가 참 멋스럽다
▲ 삼청동 가게가 참 멋스럽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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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옷가게, 식당, 카페 등을 둘러보고서 식사를 하기 위해 '삼청칼국수'와 '삼청수제비' 앞에서 갈등을 하다가 수제비 집으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막걸리는 한잔 하면서 수제비를 시켜먹었다. 나는 들깨수제비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 그냥 멸치수제비를 먹는 것이 좋았을 것 같았다.

우리는 삼청수제비에서 식사를 하다
▲ 삼청칼국수 우리는 삼청수제비에서 식사를 하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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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한 다음, MB정권의 인수위 사무실이 있던 '한국금융연수원'을 지나 늘 '모양이 아름다운 세탁소'라는 생각이 드는 멋진 세탁소도 지나 '갤러리 영' 앞으로 간다. 생각해 보니 삼청동에는 갤러리도 많은 것 같다. 인사동보다 운치가 있는 것 같아 더 좋은 것 같다.

삼청동
▲ 세탁소 삼청동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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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가에 작은 표지석이 보인다. '지청천(池靑天)장군의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이다.  독립 운동가이며 정치가였던 지 장군은 한국독립당 창당에 참여하였고 한국독립군 총사령관을 지냈으며, 동아혈성동맹(東亞血成同盟)의 간부로서 각지의 항일단체를 규합하는 데 힘쓴 인물이다. 임시정부의 광복군 총사령관에 임명되어 항일전을 수행하다가 광복 후 귀국, 대동청년단을 창설했다. 제헌국회의원, 제2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독립운동가
▲ 지청천 장군의 집터 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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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울 신포니에타' '용수산'을 지나 '삼청공원'으로 간다. 도심에 있는 몇 안 되는 큰 공원이다. 나는 특히 개울이 흐르고 여름이면 아침 운동을 마친 사람들이 간혹 등목을 하는 곳이라 더 정겨운 느낌이 든다.

개울이 좋다
▲ 삼청공원 개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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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중간쯤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쉰다. 이곳은 소설가 '횡보 염상섭(廉想涉)선생의 집터와 동상' 있는 곳이다. 흔히 한국문학사에서 자연주의 및 사실주의 문학 작품을 보여준 최초의 소설가가 분리되는 염 선생의 대표작 가운데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한국 최초의 자연주의적인 소설로 평가된다. 아시아자유문학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삼일문화상 등을 수상한 문호이다.

소설가
▲ 염상섭의 동상 소설가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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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동상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돌아 '감사원'과 '베트남 대사관', '북한대학원대학교' 방향으로 나온다. 당초 북한대학원대학교과 '극동문제연구소' 방향으로 들어가 골목 길 순례를 하려고 했지만, 길이 막혀있어 감사원 방향으로 나와 안국역 쪽으로 내려간다.

베트남
▲ 베트남 대사관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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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보니 '안국선원' 앞은 연등이 아주 많다. '부처님 오신날'이 다가오는 관계로 곳곳에서 연등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안국선원 맞은편에는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이다. 아름다운재단은 건전한 기부 문화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재단법인체다.

초파일 직전이라
▲ 안국선원 초파일 직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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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으로 활발한 사회참여를 해왔던 '박원순 변호사' 등이 중심이 되어 2000년 8월에 창립했다. 본격적인 나눔 문화의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다. '희망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옥
▲ 북촌문화센터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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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좋은 책을 많이 만드는 '도서출판 김영사' '가회동 성당' 등이 보인다. 길을 더 내려가다가 현대사옥 인근에 있는 '북촌문화센터'로 간다. 북촌 한옥의 기본적인 유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문화센터는 본채와 사랑채, 행랑채 등 양반가옥을 아름답게 복원해 놓은 곳이다.

현대 사옥 내부에 있다
▲ 제생원터 현대 사옥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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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대건설빌딩'이다. 이곳은 원래 조선시대 서민 의료기관인 '제생원(濟生院)'이 있던 곳이다. 조선 초기인 1397년(태조 6)에 설치한 의료기관으로 고려의 '제위보'와 같은 기능을 하였다. 주로 빈민, 행려의 치료와 미아 보호를 맡아보았다. 60년 넘게 운영되어 오던 제생원은 1460년(세조 6) '혜민서(惠民署)'에 병합되었다.

현대 사옥 내부에 있다
▲ 계동궁터 현대 사옥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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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곳은 조선말 고종의 사촌인 '이재원(李載元)의 저택인 계동궁(桂洞宮)'이 있던 터이다. 계동궁인 한성부 북부 관광방(觀光坊) 계동에 있었으므로 계동궁이라 하였다.

갑신정변 때 김옥균, 박영효 등의 강요로 창덕궁에서 경우궁(景祐宮)으로 거처를 옮긴 고종은 그곳에서 자신의 측근들이 김옥균이 이끄는 개화당에 의해 참살되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고종은 창덕궁으로 환궁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경우궁보다 협소한 계동궁으로 다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개화당은 그들의 배후세력인 일본과 적대 관계에 있던 청나라의 군대가 공격해 오더라도 방어에 유리했기 때문에 계동궁에서 신정권의 기초를 가다듬은 후 창덕궁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고종은 그 후 곧 환궁하였지만 창덕궁에서도 가장 협소한 관물헌에 머물게 된다. 힘없이 가련한 군주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는 현장이다.

이어 한국 최고의 건축가 중에 한 사람인 김수근 선생의 '공간' 사옥이다. 유리벽과 담쟁이 넝쿨이 너무 인상적인 곳이다. 간혹 이곳을 지나는 일본인들이 "공간이 뭐지"라고 물어오는 경우 나는 '한국의 유명한 건축가의 멋진 공간으로 건축가 사무실'이라고 말해주는데 사실 나도 이런 곳에 한번 근무해 보고 싶은 곳이다.

원서공원 앞에 있다
▲ 관상감터 원서공원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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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옆, 그러니까 바로 현대사옥의 바로 우측에는 작은 천문대가 보인다. 현재 뒤편의 '현대원서공원' 앞의 '관상감(觀象監)터'를 알리는 작은 표식이 있지만, 이곳은 조선시대 천문, 지리학, 역수(曆數:책력), 측후(測候), 각루(刻漏) 등의 사무를 맡아보던 관청이었던 관상감이 있던 곳이다.

예전에 현대사옥 앞에 있는 천문대를 보고서 고 정주영 회장인 주술적인 의미에서 세워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은 이런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니 나 자신의 무식이 부끄럽기만 하다. 

궁궐의 식량과 장을 담당
▲ 사도시터 궁궐의 식량과 장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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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원서공원 앞에는 또 다른 작은 표지석이 보인다. 바로 '사도시(司導寺)터'를 알리는 돌이다. 조선시대 궁중의 쌀과 곡식 및 장(醬) 등의 물건을 관리하던 관청이다.

이어 창덕궁 사이의 골목을 거슬러 올라가면 바로 왼쪽에 2007년 10월에 조성된 '원불교의 은덕문화원'이 보인다. 북촌 한옥마을에 원불교 문화운동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는 은덕문화원은 작고한 원불교 종로교당 교도 전은덕 씨가 교단에 기증한 건물을 2년여 간 개축공사 끝에 완공한 것으로 조선시대 궁성을 수비하던 '금위영 서영'이 있던 자리이다.

원불교
▲ 원불교 은덕문화원 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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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평이 넘는 넓은 대지에 대각전, 세심당, 사은당, 인화당 등 고풍스런 한옥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다. 은덕문화원은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아카데미 운동을 비롯해 각종 문화강좌와 세미나, 음악회와 전시회 등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원불교 중앙총부가 전북 익산에 있기 때문에 은덕문화원은 서울에서 교단을 대표하는 영빈관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은덕문화원을 나오면 바로 좌측에 '미얀마의 삶 그리고 마음'을 전시하고 있는 '한국불교미술관'이다. 참 북촌에는 미술관, 박물관이 많은 것 같다. 이곳은 나중에 한번 더 방문을 하기로 하고 길을 더 나아가 '궁중음식연구원 및 전수관'으로 간다.

원서동 안쪽에 있다
▲ 백홍범 가옥 원서동 안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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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요리가 '황혜성' 선생이 운영했던 곳으로 지금은 그 후손과 후학들이 일하고 있는 곳이다. 다음은 '원서동 백홍범 가옥'이다. 창덕궁 바로 옆에 있어 궁궐을 바라보면서 생활이 가능한 즐거움이 있었을 것 같은 곳이다.

그리고 주로 아프리카 지역을 많이 돕는 '한국국제봉사기구(Korea International Volunteer Organization)'의 서울 사무소가 보인다. 작은 단독 주택을 그대로 사무실로 쓰는 곳으로 국가, 종교, 이념, 인종의 벽을 넘어 희망찬 인류의 미래를 창조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1988년 3월 하성수가 라틴아메리카의 볼리비아 원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와 고아구원 활동을 하면서 세운 '국제아시노스회(ASINOS:남미고아후원회)'가 그 시초이다. 1989년 8월 11명의 자원봉사자가 볼리비아 현지에서 정착촌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서울 사무소
▲ 한국국제봉사기구 서울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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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12월 국제아시노스회 한국후원회가 발족하여 1993년 8월 2일 볼리비아에 사회복지법인으로 등록하였다. 주요 활동은 경제협력, 영농기술 보급, 위생 의료봉사, 구호, 사회복지, 환경보호, 교육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북촌과 삼청동을 둘러보면서 나는 이곳이 조선 조 이후 한국의 근현대사를 잇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산재한 유적과 유물은 물론 현재까지 거주민과 관광객들이 오가는 '생활사 박물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 문화와 함께하는 서울시 중로, 중구 걷기 모임 카페
http://cafe.naver.com/daipapa.cafe


태그:#북촌 ,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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