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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6·2지방선거 '초록물결' 유세단장겸 유시민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은 지원유세를 가는 곳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개사곡을 불러 젖힌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을 활용한 '북풍' 앞에서 전통적 지지층과 호남표 결집이라는 '집토끼 전술'만으로는 힘겨운 양상이다. 특히 수도권 판세가 그렇다. 서울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물었다.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

박지원 민주당 유세단장은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천안함 안보장사'를 경고했다.
 박지원 민주당 유세단장은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천안함 안보장사'를 경고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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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선거 판세는 어떤가. 열세를 만회할 수 있겠나.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발표 이후 세 곳 다 좀 빠졌다. 솔직히 역전 가능성은 인천, 경기, 서울 순이다. 선거 초기엔 야당 바람의 진원지가 서울이었는데, 김진표-유시민의 극적인 단일화 이후 경기로 옮겨갔다. 야권 단일화는 인천이 먼저 했지만 극적인 간발의 차이로 진 김진표 최고위원이 아름답게 승복해 바람의 진원지가 되어 지지율이 올라가다가 정부여당의 천안함 '안보장사의 덫'에 걸렸다. 이 정부는 경제-안보 위기가 오래 지속되면 표가 집권여당에 가므로 위기감을 조성해 이번 선거를 보혁구도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러나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로) 보수세력이 한편으로 집결하면 우리 지지세력도 한편으로 집결할 것이다."

-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대북결의안을 채택하자고 하던데.
"김무성 원내대표가 전화해 대북결의안부터 내자고 한다. 그러면 국회 진상조사특위가 왜 필요하냐? 그게 천안함 조사발표인정위원회지 진상조사특위냐. 물론 저도 원내에서 대북결의안 압력을 받지만, 우리가 너무 흥분된 상태로 몰아가면 남쪽도 북쪽도 충돌밖에 안 남는다.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 2005년 8월에 남북 해운합의서가 서명돼 지금 이행되고 있는데, 24일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서 사실상 해운협정 파기한다고 해서 오전 8시30분에 담화문 받고서 10시에 기자간담회 열어 '북한이 잘못했지만 선거용 같다'고 했다. 해운협정 파기하고 제주해협 통과 봉쇄하면 북한도 손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물동량이 많지 않아 제주해협 다니는 배가 얼마 없다. 오히려 우리 선박이 중국이나 러시아로 갈 때 북한의 영해를 많이 통행하고 미국 가고 러시아 가는 항공여객기와 화물기가 북한 영공으로 가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측 손실이 더 크다."

- 개성공단은 어떻게 전망하나.
"개성공단만 해도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관광이 중단된 금강산만 해도 이미 중국과 관광사업이 진행중이지 않냐? 그런데 개성공단에는 4만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에서는 개성 물이나 마시지 사실 초코파이까지도 다 우리가 가져가고 있다. 중국, 베트남 공장에 우리가 먹을 것 같고 가냐? 여기에 관련된 중소기업 소상인들이 12만명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북한은 4만명의 일자리를 잃지만, 우리도 결과적으로 12만명의 일자리를 잃는다. 서로 윈-윈(상생)하는 길을 찾아야지 이런 식은 안된다."

- 12만명이라는 수치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기업은행연구소의 관련업체 종사자 통계수치다."

"선거는 뚜껑 열어봐야... 노회찬-심상정 사퇴해 주실 것"

- 합참 장교들이 집단으로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고, 반북단체들이 도올 김용옥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고발하는 등 고소고발이 난무한다. 한나라당이 박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북한에는 침묵하고 대통령만 비판한다고 공세를 펴던데.
"그거야 말로 정치공세다. 우리 민주당은 누구도, 특히 제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한 적이 없다. 3월 26일 이후 두 달간 군과 국방부와 한나라당에서는 북한 소행이라고 연기를 피웠지만, 청와대와 국정원 그리고 미국 정부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불을 꺼버렸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정보와 자료가 없기 때문에 국정원과 청와대의 발표 그리고 언론보도를 보고 그러면 뭐냐고 따진 것이다. 

그러다가 두 달만에 과학적 근거라고 하면서 우리에게 인정을 강요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와 군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 소행이라면 뭐했냐? 이게 안보무능 아니냐? 이렇게 군이 한미합동훈련을 할 때 북한 잠수정에 당했으면 훈련기간이 아닐 때는 얼마나 뚫렸겠냐? 그러니 국민이 불안하지 않냐? 대통령도 '우리 군도 책임이 있다'는 한마디로 넘어가면 안된다."

- 앞으로 천안함 사건보다 더 큰 변수는 없을 것인데 선거에 미칠 영향과 전망은?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 되었는데 서민경제는 죽고 강남 부자경제만 살렸다. 그런데 나라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니 주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해서 부자경제도 죽이고 있다. 그렇다면 평화를 택해서 전쟁 위협을 없애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 견제하기 위해 심판해 달라고 했다. 예측하기 어렵지만 실패한 경제정책이나 대북정책을 국민들이 냉철하게 심판해 견제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 수도권에서 진보신당 후보들과의 완전 단일화 가능성은 없나?
"나는 마지막 순간에 노회찬-심상정, 두 분이 사퇴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 물밑 대화가 진행 중인가.
"나름대로 당에서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은 진보세력의 존재감을 국민 속에 심기 위해 노력하지, 지금 당선을 위해 뛰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 사퇴의 명분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진보신당 찍으면 한나라당 되는 것 아니냐? 다른 명분이 뭐가 필요하냐. 선거는 이기려고 나오는 거지, 져서 남 좋은 일 시켜주려고 나오는 것 아니지 않냐."

전남 기초단체장 9~10곳에서 무소속과 접전

박지원 유세단장은 한명숙 전 총리를 26일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 유세장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 'DJ의 가족' 한명숙 박지원 유세단장은 한명숙 전 총리를 26일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 유세장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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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서 그에게 맡긴 역할은 수도권에서는 '연합군 선무대장'이지만 '텃밭'인 전남에서는 '진압군 선무대장'이다. 구민주계 출신으로 시장-군수를 지내다가 이번에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은 현직 시장군수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전남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과 경합하는 지역이 적지 않던데 사정이 어떤가.
"(수첩을 보며) 광양, 순천, 장성, 화순, 나주, 신안, 해남, 진도, 강진 등이 무소속과 접전지역이다. 9~10곳이 위험한 지역이다. 그래서 김효석 도당위원장이 한 바퀴 돌아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정작 지역구인 목포는 가지도 못했다.

전남지역을 보면 대개 구민주계로 당선된 시장군수들 가운데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에서 민주당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곳에서 '민주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찾다보니 나를 찾는다. 박지원을 보면 김대중 대통령 생각이 난다고 한다. 저만 해도 다른 곳을 지원하다보니 정작 지역구(목포)는 못 갔다. 5월 31일쯤 내려가서 해남-진도 지원유세 하고 투표 전날에는 목포에서 집중유세하고 다음날 투표할 생각이다."

그는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에 예정보다 이른 시각에 도착하자 승용차 안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가 아내가 싸준 현미쑥떡 하나로 차 안에서 요기를 채우고 유세장으로 향했다. 사회자는 그를 보자 "지원 사격의 달인"이라고 소개했다. 연단에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과 문충실 구청장후보가 유세중이고 나중에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그와 경쟁했던 이계안 전 의원이 왔다.

목소리가 완전히 갈라진 박지원 단장은 한 후보를 아예 '김대중 대통령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명숙 전 총리로부터 '김 대통령께 자서전 서문을 써달라는 부탁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써달라고 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김 대통령은 아예 아무에게도 서문을 안 쓰신다, 일단 말씀은 드려보겠다"고 하고 자서전 건을 보고하니 김 대통령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한 총리는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다"며 서문을 써주신 적이 있다면서 'DJ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 정부가 전쟁 위협으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민세금(기관투자)으로 버티기 하고 있다"면서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는 어뢰에 파란 색으로 '1번'이라고 써진 글씨와 이 대통령이 "'국운'이 있어 '결정적 물증'을 찾은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빗대 "암튼 파란글씨 1번은 재수가 없는 번호다, 6·2선거에서 파란 1번을 찍으면 대한민국에 재수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전쟁위기 속에서 무자비한 편 가르기 선거는 처음"

국회의원회관 615호 박지원 의원 방에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 '죽은 김대중-노무현'과 '산 이명박'의 대결 국회의원회관 615호 박지원 의원 방에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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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자와 동승한 차에서 "선거를 여러 번 치렀지만 이런 편 가르기 선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처럼 남북관계가 악화된 전쟁위기 속에서 치르는 선거는 처음이다. 우리 정 대표가 '안보 장사'라고 했지만 그뿐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전교조나 전공노를 무자비하게 해임한 것은 보수세력과 확실하게 편을 잡아서 가겠다는 것 아니냐? 모든 역대선거를 보면 야당은 바람을 일으키고 집권당은 조용히 치르자는 전략인데 이명박 정부처럼 집권당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편 가르기 선거는 처음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많은 후보들과 의원들이 자신을 찾는 것은 원내대표라는 직책보다는 '박지원을 보면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나기 때문'이다"면서 "그래서 지금도 날마다 김대중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답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타고난 '영원한 비서실장'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선거에서 '죽은 김대중-노무현'에 기대어 '산 이명박'과 싸우는, '스타'가 없는 민주당의 한계이기도 하다.

"날마다 눈 뜨면 김대중 대통령과 대화한다. 이 국면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상황에서 제게 무슨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이렇게 물어보고 답을 찾는다."


태그:#6.2지방선거, #박지원, #유시민, #김대중,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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